[곽일천의 미국통신 23] 미국 민주당의 자중지란과 트럼프의 자만

시민일보 / siminilbo@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0-02-17 09:3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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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일천 서울디지텍고 이사장
뉴햄프셔 프라이마리 결과를 놓고 민주당은 자중지란에 빠졌다. 한마디로 혼전을 넘어서 당이 어디로 갈 지를 두고 진보와 중도의 싸움이 더욱 거세졌다. 이 틈을 이용해 마이크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의 등장이 주목을 받고 있다. 이를 둘러싸고 민주당 기득권 세력과 진보그룹의 힘겨루기가 한창이다. 이러다 보니 오바마 전 대통령의 침묵이 더욱 길어지고 심지어는 힐러리 클리턴의 러닝메이트 설이 솔솔 흘러나오고 있을 정도이다. 오바마가 낡은 기득권세력이라고 불려 질 정도로 버니 샌더스나 엘리자베스 워랜 등의 사회주의적 진보정책이 민주당을 휩쓸고 있다. 이러다 보니 죠 바이든이 위기에 빠지고 있다. 물론 그의 추락은 단순한 이미지나 정책의 문제라기보다는 트럼프 탄핵의 과정에서 바이든과 그의 아들의 추악한 모습이 알려지면서 커다란 이미지 훼손의 영향도 클 것이다. 그리고 이를 방어하는 바이든의 엉성한 태도에 더욱 많은 사람들이 실망한 영향도 크다. 이 영향으로 진보적 그룹의 대안이었던 바이든의 자리를 부티지지 후보가 중도성향의 자리를 대신 차지하고 있으며 에이미 클로셔 후보가 부상하고 있다. 부티지지 후보는 공개적인 동성애자인데 그를 중도성향의 후보라고 부를 정도로 미국사회는 이미 진보적 영향을 받고 있으며 사회주의 주장이 어느 정도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 달라진 미국사회를 반영하고 있다.


미국 민주당은 심각한 분열을 겪고 있으며 어떤 방향으로 갈 지 오리무중이다. 지금으로는 샌더스 돌풍과 블룸버그의 부상, 그리고 바이든의 재기 가능성 등 3월의 슈퍼 튜즈데이의 결과를 보기까지는 전혀 예측불허이다. 그러나 분명해 보이는 것은 누가 되든 민주당은 상처 뿐인 영광의 후보가 탄생하고 경쟁상대인 현직 대통령 트럼프와 맞대결해야 하는 상황이 예상된다. 객관적으로 보면 트럼프는 야당 복을 단단히 보고 있다고 보인다. 선거란 상대성 게임이다 보니 야당이 강력하게 단결되고 훌륭한 후보를 내 세웠다면 아무리 현직 프리미엄이 작용한다고 해도 허물이 많은 트럼프의 재선은 그리 쉽게 되지는 않을 상황이었다. 경제적 성취에도 불구하고 트럼프에 대하여 실망한 많은 민주당 지지자들이 트럼프를 무너뜨리기 위해서 이를 갈고 있음은 엄연한 현실이다. 이로 인해 미국은 전례 없는 사회적 분열이 계속되고 있다. 


이렇게 민주당이 자중지란과 당 정강정책의 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공화당 트럼프 대통령은 탄핵 재판 후 자신만만해 보이는 겉모습을 보이고 있다. 최근 불거진 법무장관과의 불화(?)는 이를 잘 증명해 보여주고 있다. 트럼프의 오랜 친구이며 그를 정치에 입문시키는데 큰 영향을 미친 오랜 친구 로져 스톤의 기소에 대하여 개입함으로써 그가 임명한 윌리엄 바 법무장관이 급기야는 대통령이 계속 이와 관련하여 트윗을 날리는 등 개입한다면 자신의 임무수행이 불가능해 질 거라고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하고 있다. 이에 질세라 트럼프도 자신이 개입할 충분한 법적 권한 및 근거가 있다고 하면서도 톤은 약해지고 있다. 어쩌면 오해를 사기에 충분한 로져 스톤이라는 자신의 친구의 검찰기소 형량 등에 관여하며 위험한 행보를 하고 있는 것이다. 법무부의 잘못된 개입에 대하여 4명의 검사가 이와 관련하여 반발하고 사임한 상황에서 대통령이 개입하는 것은 배나무 밭에서 갓끈을 매지 말라는 속담이 있듯이 대통령의 위험한 행보는 용감하다기보다는 오만함으로 보인다. 이러한 오만의 뿌리에는 야당의 분열과 혼선이 크게 작용했다는 생각이 든다.


절대 권력은 절대 부패한다는 말이 생각난다. 아울러 교만은 패망의 선봉이라는 말씀처럼 트럼프가 탄핵 재판에서 성공한 것이 한편으로는 그에게 재앙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야당이 주장하는 대로 탄핵에서 손쉽게 방어에 성공하자 그는 니들이 뭘 하겠냐는 듯 자신의 친구 재판을 앞두고 국민의 눈에 자만한 모습으로 비쳐주는 데도 주변의 만류를 듣지 않고 있는 듯하다. 탄핵재판에서 큰 힘이 되었던 상원 원내총무 미치 매코널 상원의원도 트럼프에게 법무장관의 조언에 따라야 한다고 공개적 조언을 보냈으나 트럼프가 앞으로 어떤 입장을 취할지는 모른다.


이런 미국의 상황을 보며 한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정치가 생각난다. 한마디로 지금 벌어지고 있는 현 정권의 오만함이 어디에서 나온 것인지 궁금하다. 아마 제일 큰 원인은 진정한 야당의 존재가 없다는 것이 아닐까 한다. 사법부, 언론, 그리고 국회까지 다 장악한 현 정부가 볼 때 야당이 뭐라고 하든 우습게 여겨 질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기성 언론에서도 다 알고 있으면서도 무슨 이유에서든 공개하지 않던 정보들이 퇴직한 언론인의 개인 유튜브 방송을 통하여 봇물 터지듯이 나오고 있으며 울산시장 선거 개입 등은 검찰의 공소장내용에서도 확인된 심각한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끝까지 추궁하고 여론화하는 야당이 없는 것은 참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뭔가 배후의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하고 있음을 느끼게 한다. 사기 주식조작, 사기 탄핵 하나도 밝히지 못하는 야당이 무슨 야당인지 어이가 없다. 


미 국민들은 정치에서 힘의 균형(Balance of Power)을 매우 중시한다. 그러다 보니 일정기간을 두고 야당과 여당이 권력교체가 이루어지고 있다. 앞서 말했듯이 미국정치인들이 깨끗해서가 아니라 절대 권력은 절대 부패한다는 본성을 잘 이해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한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정치상황은 힘의 불균형, 절대 권력의 상황 등 나라가 부패해 지고 위기를 향해 나아가고 있는 모습이 확연하다. 미국사회에서 보편화 된 원칙 중 하나도 이해의 상충(Conflict of Interest)이다. 사람에 지나치게 의지하지 않는 미국에 비해 우리는 사람의 인격을 지나치게 의존하는 것 같다. 그러나 이는 매우 오판이다. 사람은 언제나 부패할 소지가 많으며 특히 이권을 다루는 정치권은 이런 위험에 노출되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그러다 보니 개인인격이 아니라 시스템적으로 이를 관리하고 예방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미국 민주당이 누구를 후보로 낼 지는 확실하지 않으나 샌더스와 같은 급진주의자가 선출되기는 힘들어 보인다. 만약 예상을 깨고 그가 후보가 되어 트럼프와 대결한다면 매우 싱거운 매치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그러다 보니 불룸버그의 대두가 필연적인 것 같다. 그는 슬로건에서도 알 수 있듯이 다른 민주당후보의 말에 비해 그는 업적을 통해 성취를 해 낼 수 있는 트럼프에 대한 대항마가 될 것으로 보인다. Get it Done!이란 구호처럼 블룸버그가 민주당의 핵심과제인 의료보험, 기후변화 협약 대응, 그리고 사회계층의 분열을 치유할 수 있는 리더로서 부상할 소지가 많다. 트럼프가 그를 자주 조롱하고 별 하찮은 스캔들(인종차별 등)이 언론에 보도 되는 등 블룸버그가 민주당 후보로 등장할 거라는 걸 트럼프측이 전망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하루빨리 야당다운 야당이 자리를 잡아야 트럼프도 자만하는 일이 없어져야 하겠다. 자만으로 트럼프가 쓰러지면 이건 개인의 일만이 아니라 그나마 미국다움을 위해 애쓰는 세력들마저 같이 몰락하는 끔직한 길이 예상되는 때문이다. 시스템을 중시하는 미국을 한국도 배워야 할 것 같다. 시험이 없어도 열심히 공부할 것이란 순진한 생각보다 시험이 힘들어도 이게 학생에게 이득이 되는 것처럼 야당다운 야당이 있어야 정치가 건전해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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