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일천의 미국통신 2: PC(Political Correctness)에 의해 병들어 가는 미국사회]

전용혁 기자 / 기사승인 : 2019-10-17 10: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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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일천 서울디지텍고 이사장

 곽일천 서울디지텍고 이사장


미국 건국대통령 죠지 워싱턴의 정직성에 대한 이야기로 알려진 도끼와 벚나무사건은 많이 알려진 이야기이다. 이 이야기는 역사적으로 증명되지 않은 것으로 보이지만 워싱턴의 가장 큰 자산은 정직과 진실성이었다는 점은 이론의 여지가 없다. 바로 이 정직성이 미국을 지배하는 정신이다. 그런 미국이 변하고 있는 현상중 하나가 거짓말에 대한 죄책감이 점점 사라져 가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2001년 에너지 회사 엔론의 회계부정 (아더 앤더슨 회계법인의 부정)을 필두로 여 야 정치인들의 부당한 돈 거래, 이해의 상충이 빈번해 짐, 최근 주식 내부자거래 연루 혐의로 미국 연방검찰에 기소되고 재판받고 있는 공화당의 크리스토퍼 콜린스(69·뉴욕주) 연방 하원의원이 대표적인 사건이다. 미국의 주춧돌이었던 정직과 공정성이 무너져 가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과연 지금의 미국이 청교도들이 건설한 그런 나라인가 하는 질문을 하지 않을 수 없다.

그중 가장 두드러진 것이 미국 언론의 막가파식 가짜뉴스 (Fake News) 양산이다. 이 용어를 가장 먼저 쓴 사람이 트럼프 대통령인데 최근에는 그 자신이 명명한 이 용어 대신 타락한 뉴스 (Corrupt News)라고 해야 더 맞는 표현이라고 하고 있다. 언론과 전쟁을 치루고 있는 트럼프대통령은 최근의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전화통화 녹취록을 공개하지 않을 수 없을 만큼 야당인 민주당과 반 트럼프 진영의 언론이 과장된 보도를 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트럼프의 주요 업적으로 보이는 국경장벽에 관하여도 하지도 않은 거짓 뉴스를 확산하고 있다. 예를 들어 트럼프가 국경장벽에 사나운 동물을 풀고 철조망에 전기를 흐르게 하는 등 지시하였다 하는 가짜뉴스를 보도하여 트럼프의 이미지를 나쁘게 하고 있는 것이다. 기자들의 면전에서 당신들이 가짜뉴스를 만들다 이젠 악의적인 타락한 의도로 대통령을 무너뜨리려 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미국 최초로 탄핵추진 중 사임한 닉슨대통령의 경우도 가장 핵심적인 것이 사법정의를 방해하기 위해 거짓말과 주요 증인들에게 진실을 은폐 하도록 한 것이라고 하겠다. 그런데 클린턴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지만 이제 미국사회는 거짓말에 대하여 점점 무감각 해지고 있는 모습이다. 클린턴의 경우 르윈스키와의 부도덕한 관계에 대해 명백히 거짓말을 한 것이 별건수사로 드러났으나 탄핵이 통과되지 않았으며 이러한 배경에는 국민여론이 결정적 영향을 발휘 하였다. 트럼프대통령의 경우도 자신의 변호사인 마이클 코헨이 폭로한 것을 보면 돈으로 진실을 은폐하고 변호사를 통해 협박 하는 등 폭력배에 준하는 행동을 한 것이 알려져도 멀쩡히 건재 하는 것은 미국사회의 도덕적 상황을 말해주는 것이다.

이러한 거짓말이 보편화 되는 것에 대한 해석이 필요하다. 이는 미국 국민들의 사회 양극화내지는 분열의 정도를 보아야 한다. 이 배경에 PC가 큰 원인이 되고 있다는 생각이다. 여느 시대에도 경제상황이나 정치 상황에 따라 사회 갈등이 심화 되거나 증폭되는 상황이 있었으나 비교적 잘 상황을 극복하곤 했다. 갈등 때마다 공정하고 균형을 추구하는 언론의 역할, 법치주의에 의한 공정한 판단 등이 큰 기여를 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즉 사회의 의사결정 과정(Process)에서 보장된 공정성과 법치주의가 큰 갈등관리 기능을 하고 있었다. PC로 조성된 극단적인 세계관 대립은 언론이 정치세력과 한통속이 되어 자신의 기능을 망각하고 사회를 병들게 만들고 있다. 정치와 언론의 유착이 새로운 것은 아니나 이처럼 노골적이고 광범위하게 유착 한 사례는 찾기 어렵다. 지금의 미국사회는 자기가 원하는 언론만 보며 다른 언론의 보도가 사실인 것이라도 외면하고 곡해하며 자신의 세계 속에서 독립적으로 판단하는 것을 보게 된다. 이러니 미국사회는 편 가르기가 더욱 극심해지고 심지어는 흑백갈등의 시대에 흑인 출입금지 팻말이 있던 것처럼 지금은 자신의 정치적 주장을 노출하기 싫어하고 이를 물어보는 것이 실례가 될 정도이다. PC에 의한 정치 과잉이 언론을 통해 미 국민 들의 건강한 정치의 실종을 불러일으키는 것이 아닐까 한다.

최근 불거진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통화로 인한 탄핵조사에 대한 언론보도를 보더라도 양측의 주장을 균형 있게 보도하고 발언의 기회를 주기 보다는 정해진 결론으로 유도하고 계획대로 안 되면 상대의 주장을 끊거나 방해하는 일들이 보편화해 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공화당 인사들은 가짜뉴스 미디어에 출연하고 적극적으로 변론하고 있다. 빈번히 목격하는 상황은 Let me finish! (내 말 다 끝나지 않았다!)하며 서로의 말을 듣고 의견을 조정해 가려는 것이 아니라 목소리 큰 사람이 이긴다는 한국 속담처럼 이성적인 논쟁이 아닌 전투적인 모습만 보인다. 그러나 한국과 다른 모습은 이러한 정치 논쟁 중에도 법을 거론하며 내 주장은 어떤 법에 근거한 주장인지 밝히며 법치주의의 근간은 유지되고 있어 그나마 다행인거 같다. 하지만 법은 보편적인 수단이기에는 돈이 많이 들며 시간이 많이 걸려 한계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법 또한 대립된 정치상황에서 정치적 영향과 독립적으로 적용되리란 보장이 있는지 의심이 간다.

미국의 대통령 탄핵은 정치적으로 이루어지는 행위이다. 한국과 달리 헌법재판소가 탄핵의 결정권이 가진 나라가 아닌 하원이 탄핵을 기소하면 상원이 탄핵여부를 투표로 결정한다. 현재 상원의 다수당인 공화당이 탄핵결정의 전반적인 운영과 투표의 다수를 차지하고 있어 민주당의 탄핵추진은 부결 될 확률이 매우 높다. 일단 트럼프 진영은 하원의 탄핵조사에 대해 협조하지 않기로 정하고 민주당과 바이든 부통령 파헤치기에 몰두하고 있다. 트럼프의 지지방송사인 폭스뉴스의 최근 여론조사를 보더라도 탄핵관련 논란은 트럼프 지지율의 미미한 하락(45%에서 43%로), 그리고 탄핵조사가 필요하다는 여론이 증대 (42% 탄핵찬성에서 51% 탄핵찬성)하였다. 트럼프 정부의 도덕성이 전 정권보다 더 나쁘다는 여론도 미미한 증가를 보이고 있다. 한마디로 요지부동처럼 보이던 트럼프 지지세는 미세하나마 변화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트럼프에 실망한 사람들이 민주당에 대한 지지로 쉽게 전환 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사회의 최대 강점인 정직성은 이제 희귀한 사례가 될 정도로 위기에 처해 있다. 말세는 말세인 모양이다. “말세에 고통 하는 때가 이르리니 사람들은 자기를 사랑하며 돈을 사랑하며 자긍하며 교만하며 훼방하며 부모를 거역하며 감사치 아니하며 거룩하지 아니하며” ...
이제 언론인을 리포터라 부르지 않아야 한다는 사람들이 많다. 뉴스메이커라 불러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언론사가 경제적으로 유지되는 시대이다. 그 과정에서 공정한 정보가 필요한 일반국민이 피해자가 되는 시대이다. 미국의 민주주의는 타락해가는 미국사회에 의해 위협받고 있다. 정치적으로 옳음(Political Correctness)이 판치는 지금의 세계적 현상에 대하여 두려움이 몰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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