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정업은 불법’이라는 언론보도 ‘과연 맞는 말일까요’ 이제 바로잡아야

시민일보 / 기사승인 : 2019-11-17 10: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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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OO 탐정업사무소’라는 간판 가능, ‘나는 탐정’이라 자칭하면 안돼

김종식 한국민간조사학술연구소장

 김종식 한국민간조사학술연구소장

 


세계적으로 ‘탐정(업)’이란 특정 문제의 해결에 유용한 정보나 단서·증거 등 자료(資料)를 수집.제공하는 서비스업을 말한다. 이러한 탐정(업)의 역할은 공권력의 도움이나 개입을 기대하기 난망한 사적 의문(私的疑問) 해소에 그 기여도가 높이 평가되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5개 회원국 중 한국을 제외한 34개국에서는 인구 100만명당 평균 320명의 탐정이 전업으로 활동 중이다. 서울만한 지역에 3.200명의 탐정이 존재한다는 얘기다.

지금 우리의 탐정업은 어떠한가? 그간 탐정업 규제의 근거법인 신용정보법 제40조(금지조항)의 ‘특정인의 소재 및 연락처를 알아내거나 사생활 등을 조사하는 일을 금한다(제4호)’는 법문과 ‘탐정 등의 호칭 사용을 금한다(제5호)’는 조항을 해석함에 있어 이 두 규정이 ‘일체의 탐정업무를 금지하고 있는 것’으로 여겨왔으나, 지난해 헌법재판소는 ‘탐정업 금지조항은 직업 선택의 자유를 침해하고 있으니 위헌을 선고해 달라’는 헌법소원사건 심판을 통해 ‘신용정보법이 금지하고 있는 대상은 모든 탐정업무가 아니라 사생활을 조사하는 행위이기 때문에 신용정보법 상 금지조항은 합헌’이라 판시했다. 바꾸어 말하면 ‘사생활조사와 무관한 탐정업은 이 법의 금지대상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이는 ’할 수 있는 탐정업‘과 ’할 수 없는 탐정업‘을 가름한 우리나라 최초의 사법 선언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는 실로 적지않다.

이에 따라 신용정보법 소관청인 금융위원회와 경찰청도 최근 행정해석을 통해 ‘신용정보법의 제정 목적(신용질서 확립)과 무관한 탐정업무는 신용정보법이 금지할 영역이 아니며 탐정업의 업무영역에 속하지만 금지되지 않는 업무를 수행하는 것은 현재에도 불가능하지 않다’고 밝혔다. 이로 한국에서도 사생활조사와 무관한 분야(비사생활영역)의 탐정업무는 새로운 법률(일명 탐정법) 제정이나 현행법 개정 없이도(당장이라도) 직업화가 가능해진 것. 이는 ‘소수 인원 선발 방식(공인탐정법에 의한 공인탐정)’이 아닌 ‘보편적 관리’를 받는 자유업으로서의 탐정업 시대가 열린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특히 탐정업 소관청인 경찰청은 지난 6월 가벌성(可罰性)이 없는 합당한 탐정업무(타인의 권익을 침해하지 않는 탐정업무)까지 무조건 금기시 해온 관행은 법리와 시대상으로 보아 온당치 않다고 판단하고 ‘탐정학술지도사’, ‘실종자소재분석사’ 등 그간 처리를 유보해 왔던 사생활조사와 무관한 탐정업 관련 8건의 민간자격 등록신청(탐정업을 민간차원에서 직업화 하겠다는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을 경유한 민원)을 전격 수리하기도 했으며, 이에 힘입은 탐정업 희망자들의 창업과 겸업 역시 도처에서 이어지고 있음이 현재의 상황이다(한국민간조사학술연구소는 현재 탐정업 종사자를 8,000여명으로 추산).

이렇듯 판례와 행정해석에 이은 주무부처의 행정조치를 통해 ‘개별법을 위반하지 않는 탐정업은 더 이상 음지의 일도 관허업(官許業)도 아닌 보편적 자유업이 된 것’임을 우리는 실감하고 있다. 누구든 ‘OOO 탐정업사무소’라는 간판아래 탐정업무를 당당히 수행할 수 있게 됐다는 얘기다. 하지만 사생활 침해에 악용될 소지를 감안하여 ‘탐정, 정보원, 기타 유사 호칭을 업(業)으로 사용하는 행위’는 허용되지 않는다(법 제40조5호). 즉, ‘탐정’이라 새긴 명함 사용이나 ‘탐정’이라 자칭(自稱)하는 행위는 계속 금지된다(‘탐정학술지도사’,‘실종자소재분석사’,‘자료수집대행사’,‘탐정물창작지도사’,‘탐문학술지도사’,‘민간조사사’,‘생활정보지원탐색사’ 등 탐정업 관련 등록자격명은 호칭으로 사용 가능).


작금 ‘세계 어디에도 사생활조사를 탐정업의 업무로 정하거나 허용하고 있는 나라는 없다’는 점에서 볼 때 사생활과 무관한 탐정업이 불가능하지 않은 대한민국 역시 ‘사실상 탐정업 허용국’이자 ‘글로벌 수준의 탐정업 가능국’임에 의문의 여지가 없다. 그간 ‘모든 탐정업을 금기시 해왔던 해묵은 비정상’이 문재인 정부에 들어와 정상화된 셈이며 이로써 문재인 대통령의 선거 공약인 ‘공인탐정제 도입’의 취지와 목적도 사실상 대체(代替) 달성된 것으로 보아 무리가 아닐 듯 싶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탐정업을 직접적으로 밀착 규율할 관리법(일명 탐정업 업무 관리법)이 부재한 상태에서 저만치 먼저 출발한 현업(탐정업)을 보다 질서정연하게 관리할 후속조치’를 강구하는 일이라 하겠다. 특히 ‘현실적으로 탐정업에 종사함이 부적격한 사람(특수한 범법자)의 진입을 차단’하는 등 ‘보편적 탐정업의 안정화 작업’이 긴요함을 강조하고 싶다. 이러한 근거를 정할 ‘(가칭) 탐정업 관리법’만 잘 갖추면 한국형 탐정업의 법제화는 자연스레 완성된다.(*현재 개인정보보호법 등 20여개의 개별법이 탐정업의 불법·부당을 실효적(實效的)으로 차단하거나 용납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탐정업 관리법 제정이 후행하거나 다소 늦어지더라도 선업후법·先業後法을 심히 걱정할 일은 아니라 본다).

탐정업을 둘러싼 법제 환경의 변화가 이러할진데 일부의 취재기자 및 언론매체들과 논객들은 아직도 탐정업을 무조건 금기시해온 구시대적 관념에 젖어 있거나 관련법과 판례 등 법리를 종합적으로 이해하지 못한듯 언필칭 ‘현행법 하에서는 탐정업 불가’, ‘탐정업, OECD 국가 중 한국만 금지’라는 등의 부정확하거나 단견적인 말과 글을 거침없이 내놓고 있음은 실로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격’이라 아니할 수 없다.

정확히 말해 ‘탐정업 불가’가 아닌 ‘사생활을 조사하는 탐정업무 불가’로 표현되어야 한다. 즉 ‘탐정업 가능’ 또는 ‘탐정업은 가능하나 사생활을 조사하는 탐정업무는 안 된다’로 표현해야 맞다. 그러함에도 이를 거두절미하여 짤막히 ‘탐정업은 불법’ 또는 ‘탐정업 불가’로 표현하거나 그렇게 설명함으로써 진정 ‘사생활과 무관한 탐정업무’를 생업으로 삼고있거나 삼아보려는 사람들은 물론 합당한 탐정업무를 권익구제에 활용해 보려는 적잖은 국민들은 ‘혹 내가 여론의 뭇매를 맞을 일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아해 하거나 위축되기 일쑤다. 언론은 ‘무심코 던진 돌에 개구리는 죽는다’는 말을 다시한번 되새겨 작금 ‘탐정업 불법·불가’라는 표현이 왜 틀렸는지에 대한 스스로의 진단(診斷)과 시정(是正)을 촉구한다.


*필자 김종식
한국민간조사학술연구소장,한국범죄정보학회민간조사학술위원장,한국탐정학술지도사협회장,前경찰청치안정책평가위원,한북신문논설위원,치안정보20년(1999,경감),경찰학강의10년/저서:탐정학술요론,탐정학술편람,민간조사제도(사설탐정)해설집,민간조사학(탐정학)개론,경찰학개론,정보론,경호학外/탐정제도.치안.국민안전 관련 400여편의 칼럼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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