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닝썬' 단톡 남학생들, 여학생과 여교사 비하 조롱 논란... "경찰 미흡 대응으로 피해자들의 2차 피해 우려"

나혜란 기자 / 기사승인 : 2019-09-11 00:3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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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지역 한 고교 남학생들이 ‘버닝썬’이라는 단톡방을 개설한 뒤 여교사와 같은 반 여학생들을 비하하는 대화를 일삼았지만 학교 측의 미숙한 대처로 피해학생과 학부모들이 반발하고 있다. 

 

일이 터진 뒤 가해학생 학부모들이 피해 여학생들을 찾아오는 바람에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 학부모 등에 따르면 대구 수성구 한 고교 남학생 A군은 지난 7월 중순쯤 동급 남학생 13명을 초청해 ‘버닝썬’이란 제목의 단톡방을 만들었다. 당시 사회적 이슈가 된 서울 강남 클럽 ‘버닝 썬’에서 대화명을 따 온 것으로 보인다. 대화는 A군이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단톡방에서 학교생활 등에 관해 대화를 나누다 곧 동기 여학생들을 거론하기 시작했다. 누군가 먼저 동기 여학생들의 외모를 놓고 평가하면 다른 학생들이 동조하거나 한술 더 뜨는 형국이었다. 누군가를 비하하거나 추켜세우는가 하면 성폭행과 관련한 대화도 서슴지 않았다. 당사자는 물론 제3자가 보더라도 심각한 성적수치심을 느낄만한 것들이었다.

이 같은 사실은 A군과 대화내용에 불편함을 느낀 B군 등이 이견 끝에 몸싸움까지 하면서 외부에 알려졌다. 7월 하순 폭력사태 발생 후 B군은 단톡방 내용을 여학생들에게 알렸고, 학교 측에 대책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에 따라 학교 측은 지난달 중순 학교폭력위원회를 열어 단톡방을 주동한 A군에 대해 교내 봉사 몇시간 처분을 결정했다.

이에 대해 피해 학부보들은 솜방망이 처벌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한 학부모는 “처벌이 너무 미약해 재심을 요구했지만 학교 측은 ‘피해가 경미해 재심해도 크게 달라지는 것이 없을 것’이라며 만류했다”며 “어떻게 알았는지 가해 남학생 학부모들이 빵 같은 것을 사 들고 애들을 찾아오는 바람에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학부모는 “가해자 중 한 명이 자신의 부모가 교육청 관계자라고 큰소리치고 다녀 피해 여학생들이 되레 가슴 졸여야 하는 어처구니없는 상황도 벌어졌지만, 학교 측은 적절한 조치를 않고 있다”고 성토했다. 실제 교육청 관계자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학교 측은 “사건 결과에 따라 매뉴얼대로 했을 뿐”이라며 “가해 학생 부모 신분에 대해서는 개인정보라 확인해 줄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또 재심을 만류한 사실도 없다고 부인했다.

학교 측의 무성의한 대응에 폭발한 학부모들은 가해 학생을 경찰에 신고했지만 경찰의 미온적인 대처도 도마에 올랐다. 피해 학부모 측은 “경찰이 단톡방에 거론된 여학생의 한글 이니셜을 두고 ‘피해자가 특정되지 않는다’며 무시하려는 듯 해 화가 났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관할 수성경찰서 측은 “현재 피해자를 파악하고 있는 중인데다 피해자 이니셜 특정 문제는 담당 형사의 ‘말 실수 같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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