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유승민, '통합' 물밑거래 있었다

고하승 / 기사승인 : 2019-11-10 10: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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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장 고하승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바른미래당 유승민 의원 사이에는 지난 8월부터 통합을 위한 은밀한 물밑거래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10일 <중앙일보>에 따르면 한국당은 지난 8월 초, 김무성 의원을 통해 유승민 측 이혜훈 의원에게 비밀리에 통합 ’플랜A‘를 전달했다.


바른미래당 내에서 젊은 혁신위원들이 지속적으로 손학규 대표 퇴진을 요구하던 바로 그 시점에 유 의원은 한국당과 통합을 위한 물밑거래를 깊숙이 진행하고 있었던 것이다.


결과적으로 “당권을 찬탈해 한국당에 들어가려는 것”이라는 당권파의 비판이 사실로 확인된 셈이다.


플랜A에는 통합시 한국당 당명을 바꾸고, 황교안 대표 체제를 해체하고 비상대책위(비대위) 겸 총선 선거대책위(선대위)를 구성한다는 파격적인 내용들이 담겨 있었다고 한다. 이 플랜 A는 김무성 의원이 황 대표를 설득해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왜 통합논의가 진전되지 못했을까?


느닷없이 불거진 ‘조국사태’ 탓이다. 조국사태로 한국당 지지율이 급등하면서 한국당은 보수통합에 대한 미련을 접어버렸다.


결국 황 대표 측은 추석 전후 인편을 통해 유승민 측 하태경 의원에게 ’연동형 비례제가 되면 통합이 어렵지 않겠느냐‘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곧 탈당할 것처럼 보였던 유승민 의원 측이 탈당을 결행하지 못하고 당내에서 눈칫밥을 먹으며 비참한 몰골로 남아 있는 이유가 이것이다. 하지만 상황은 또 변했다. 조국 사퇴로 민주당 지지율은 오르고 한국당 지지율은 떨어지면서 양당 지지율 격차가 다시 벌어지기 시작했다.


그러자 황 대표는 박형준 전 정무수석을 통해 유승민 의원 측 정병국 의원에게 ‘플랜B’를 전달했다.


플랜 B에는 황 대표 체제를 유지하고 유승민 의원은 비대위가 아닌 선대위에 참여하며, 공천은 외부인사로 구성된 공천위원회에서 결정 한다는 것이었다.


공천을 보장하지 않는 이 플랜B에 대해 유승민 의원 측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거부했다.


구체적으로 지분을 달라는 말은 하지 않았으나 아마도 공천을 보장해 달라는 요구일 것이다.


그러자 황교안 대표는 지난 11월 6일 이른바 ‘보수대통합’을 제안하고 나섰다. 즉 통합에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공천지분 문제는 “통합추진기구를 만들어 의견을 수렴하자”는 제안을 한 것이다. 이에 유 의원은 즉각 화답하고 나섰다. 바로 그날 밤 늦게까지 변혁 의원들이 모임을 갖고 ‘신당기획단’을 결성하기로 한 것을 두고 하는 말이다. 아마도 공천 지분 문제는 신당 기획단이 실무기구가 되어 한국당과 협상에 임하게 될 것이다.


그러면 이제 보수통합은 시간문제일 뿐인가?


꼭 그렇지는 않다. 김무성 의원은 한국당과 유승민 의원의 통합 여부는 패스트트랙에 달려 있다고 단언했다.


김 의원은 이날 <중앙>과 인터뷰에서 양측 통합논의가 지지부진한 것에 대해 “민주당 정개특위 위원장 홍영표가 8월 29일 선거법 개정안을 통과시켜버렸잖아. 패스트트랙이 11월 28일 이후부터는 문희상 의장이 원하는 날 언제든지 본회의 부의할 수 있도록 잡혀 버렸어. 한국당이 속수무책으로 뚫려버렸어. 그 것 때문에 통합 얘기가 더 이상 진전이 안 된 거“라고 밝혔다.


이어 ”통합과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상극이야.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다당제로 가는 길이야. 통합 안 되는 거야. 각자도생(各自圖生·제 각기 살 길을 도모)이야. 내가 플랜A 할 때는 정개특위에 연동형 비례제가 잡혀있었을 때야. 막을 수 있다는 전제하에 통합얘기를 한 거“라고 설명했다.


한마디로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통과되면 양측 간 통합은 물 건너가게 된 다는 뜻이다. 한국당 복당을 희망하는 유승민 의원이 패스트트랙 결사저지를 선언한 것은 이런 배경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이날 김무성 의원은 “(선거 때는)유승민 계가 유승민 말도 안 들을 거다. 핵심은 '통합하면 내가 공천 받을 수 있냐, 없냐’ 이거다”, ”안철수와 유승민은 만나면 안 될 만남이었다. (안철수는)미국에서 지금 유승민 빨리 나가라고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유승민이 탈당하면 싹 들어올 거다”, “박근혜 정권 말기의 불행과 혼란의 책임 선상에 있는 사람들은 다 출마 안 해야 해. 나는 그래서 출마 안 하는 거다. (당시 책임 있는 사람들이) 공천신청한다고 되나? 칼자루가 황교안 한테 있는데. 짤린단 말이야. 그러면 정치인생 비참해지는 거지. 내 눈엔 훤히 보여”라는 등의 의미심장한 말을 남기기도 했다. 유승민 의원은 김 의원의 이런 발언의 의미를 알고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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