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 4.0-조국 라인, 이제 그만하시라

고하승 / gohs@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1-02-22 11:10:22
  • 카카오톡 보내기
  • -
  • +
  • 인쇄

 
주필 고하승



더불어민주당 내 핵심 친노·친문 모임인 ‘민주주의 4.0 연구원’ 소속 의원들과 이른바 ‘조국 라인’으로 분류되는 인사들의 국정 전횡 행태가 목불인견(目不忍見)이다.


최근 검찰 인사를 두고 신현수 청와대 민정수석과 갈등을 빚은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4.0 연구원 모임 소속이고, 이른바 ‘검찰개혁’이라는 미명으로 ‘검찰 무력화’의 총대를 멘 윤호중 국회 법사위원장도 이 모임의 멤버다. 윤 위원장은 국회 법사위에서 공수처법, 판사 탄핵 등 야당이 반대하는 각종 안건의 단독 처리를 주도해 왔다.


문재인 대통령 임기 말에 권력 비리에 대한 검찰의 사정(司正) 기능을 완전히 무력화하겠다는 의도 아래 공수처 이외의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을 별도로 만들고, 검찰청을 영장 청구와 기소만 담당하는 ‘공소청’으로 전환한다는 계획은 ‘조국 라인’의 주도 아래 ‘착착’ 진행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 8일 ‘조국 라인’인 민주당 황운하·김남국 의원, 열린민주당 최강욱 의원 등은 검찰의 6대 범죄(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 사업·대형 참사)의 수사권을 중수청에 넘기는 법안을 발의했다. 공수처 발족으로 그나마 검찰에 남겨 놓았던 6대 범죄 수사권마저 모조리 빼앗아 버리겠다는 것이다.


또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시절 법무·검찰개혁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해 '친 조국 인사'로 분류되는 김용민 민주당 의원은 검찰청법을 폐지하고, 검사가 공소의 제기 및 유지를 전문적으로 하는 관청임을 명확히 하는 공소청법안을 대표 발의했다. 한마디로 검사는 수사하지 못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이 법안에는 김 의원 외에도 김두관, 김남국, 김승원, 이규민, 유정주, 윤영덕, 장경태, 오영환, 황운하 민주당 의원과 최강욱, 강민정 열린민주당 의원이 공동발의자로 참여했다.


대체 ‘민주주의 4.0 연구원’ 소속 의원들과 ‘조국 라인’으로 분류되는 인사들은 왜 이토록 검찰 무력화를 시키지 못해 안달인가.


아마도 ‘월성 원전 경제성 평가 조작 사건’ 등 권력 핵심부의 비리를 향한 검찰 수사가 원인일 것이다.


작년 말 대전지검이 월성 원전 사건과 관련해 산업부 공무원들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자 이들은 “윤석열 검찰총장의 무리한 폭주”라며 야당의 ‘거부권’ 조항을 삭제한 공수처법 개정안을 강행 처리하는 데 앞장섰다.


검찰이 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월성 원전 1호기의 경제성 평가를 조작하도록 지시한 혐의(직권남용 등)로 구속영장을 청구하자 문재인 대통령이 격노했고, 검찰 고위급 인사는 친정부 인사를 중용하는 쪽으로 결정됐다는 소리도 들린다.


‘검찰 무력화’로 권력 비리를 덮으려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제기되는 이유다.


신현수 민정수석이 사의를 표명한 것 역시 이들의 그런 행태에 염증을 느낀 탓일 게다.


임명 한 달 반 만에 그만두면 그 파장이 어느 정도일지 모를 리 없는 신 수석이 대통령과의 20년 인연을 뒤로한 채 사의를 표명한 것은 권력 내부가 곪을 대로 곪아서 자신의 힘으로는 치유할 수 없다는 한계를 느낀 탓이란 짐작은 어렵지 않다.


오죽하면 청와대 내부에서도 드러내 놓고 말하지는 못하지만 “임기 말로 가면서 민주주의 4.0 소속 인사들과 조국 라인이 다 해 먹는다”라는 불만이 나오겠는가.


이들은 정권 재창출을 위해서는 검찰의 힘을 완전히 빼야 한다고 보고 있다. 울산시장 선거 개입과 원전 수사 등 정권을 향한 수사를 막아야 하기 때문이다. 박범계 장관이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등 이른바 ‘정권의 방패’로 불리는 이들의 자리를 보존해주는 인사를 단행한 것 역시 이런 방편일 것이다.


이들은 민주당 내에서도 자신들과 색깔이 조금이라도 다르면, 곧바로 공격의 대상으로 삼는다. 여권의 대선 주자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이재명 경기지사는 지난 2018년 경기지사 당내 경선을 거치면서 전해철 장관 등 민주주의 4.0 소속 의원들과 갈등을 빚었으며, 최근에는 기본소득제 문제로 ‘왕따’가 되어 가고 있다.


어쩌면 이들은 자신들의 꼭두각시가 되어줄 대선주자를 찾고 있는지 모른다. 그 과정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역할이 있기에 검찰 무력화로 권력 비리 수사를 차단하려는 것 아니겠는가.


이 모든 건 이들의 우두머리 격인 이해찬 전 대표가 심어준 ‘20년 장기집권’이라는 망상이 남긴 후유증이다.

[저작권자ⓒ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주요기사

+

기획/시리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