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일천의 미국통신 15] 국민을 두려워하는 나라 미국

시민일보 / siminilbo@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19-12-09 11: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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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일천 서울디지텍고 이사장

 곽일천 서울디지텍고 이사장


사람을 평가하는 방법 중 하나가 무엇을 두려워하나 라는 질문에 어떻게 답하는지를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 하겠다. 어떤 사람은 돈을 두려워하는 사람이 있고 어떤 사람은 자신의 명예가 더럽혀 지는 것을 두려워하는 사람도 있다. 기독교인인은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사람이라고 하겠고 무신론자는 자신의 주먹이 약해지는 걸 두려워하는 사람이라고 하겠다.

미국은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한창 정치가 열기를 발산하고 있다. 이 지상최대의 쇼(?)를 지켜보며 느끼는 것은 미국의 대선후보들이 얼마나 국민을 무서워하는지 하는 것이다. 아마 미국에서 가장 힘 있다는 트럼프대통령도 거의 매일 매순간마다 하는 일이 국민에게 어떻게 자신이 평가 받을까 염려하는 것이리라. 한마디의 말에서나 작은 몸짓 등에서 그저 아무 생각 없이 하는 일이 없는 것 같다. 자신의 아내에게 키스하는 모습도 모두 유권자들 앞에서 나는 성실한 남편이니 잘 봐 주세요 하는 것 같아 보인다. 자신을 배웅하는 미국 해병대원들에게 꼭 경례를 하며 그들의 충성심에 경의를 표하는 것을 빠뜨리는 것을 본 기억이 없다. 한마디로 정치인은 국민들에게 당신이 나의 보스라고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이 기본이 된 게 미국의 정치라고 할 수 있다. 에이브라함 링컨의 유명한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국민에 의한 정치가 미국식 민주주의의 근본임을 확인하게 된다.

많은 사람들이 미국이 최강 국가이며 역사상 최강 국가였던 로마제국보다도 더 막강한 힘을 지니고 있다는 평을 한다. 물론 이러한 최강 국가를 우습게 보는 사람들이 대한민국에 많이 있는걸 보며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모르겠다. 아마 이렇게 미국을 비하하면 한국의 위상이 높아진다는 착각을 하는지 아니면 다른 상대적 이익을 노린 것인지는 알 수 없다. 미국을 비난하면서도 자신의 자식들은 미국으로 유학 보내는 이들을 보며 그들의 이중성을 목격하기도 한다. 그러나 필자는 이런 미국이 오래 동안 최강의 국가로 남게 될 것인지에 대하여는 확신하지 못한다. 부자가 망해도 삼대는 간다는 속담이 있듯이 미국이 당장 경제적으로 어려워 진다해도 상당기간은 세계에서 가장 강한 경제대국의 자리를 유지 하리라는데는 동의한다. 그러나 아무리 만리장성을 단단히 쌓아도 결국 문을 지키는 자들 중 돈에 매수당하고 한눈을 파는 정신 나간 자들에 의해 그 성은 함락되는 것처럼 미국도 정신적인 측면에서 매우 위험한 상황인 것들이 발견된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크리스마스나 추수감사절이다. 트럼프 대통령도 최근 연설에서 자신의 정치적 반대자들을 겨냥하여 저들은 추수감사절의 이름을 바꾸자고 한다. 오바마 집권시절 여러분은 메리 크리스마스라고 말하는 것을 주저하고 해피 홀리데이즈라고 하지 않았느냐고 물으며 자신이 이렇게 미국의 가치라고 할 수 있는 기독교적 가치를 지키는데 자신의 정치적 사명이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혹자는 미국이 영영 반기독교 국가가 될지도 모를 마지막 싸움을 트럼프가 싸워주고 있다고 하기 도 한다. 그런데 미국의 기독교 가치를 지키는 일은 단지 기독교적 종교전통을 지키는 것으로는 충분치 못하다. 결국 그 핵심은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것이라 하겠다. 추수감사절의 기본정신을 훼손하려는 주장과 성탄절 기념을 반대하는 주장들이 판을 치는 미국이 지금의 미국이다. 하나님을 무서워하기 보다는 돈을 더 무서워하는 미국이 되어가고 있음은 우려스럽다.

미국 민주주의의 기본은 국민을 두려워하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는 미국의 정치는 많은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아직 민주주의적 기능이 작동 되고 있다. 물론 현대의 많은 정치적 이슈들이 민주주의적 의사결정을 하기에는 어려워지는 것도 있지만 법치주의, 정보의 공개, 투표의 공정성 등 국민의 의사를 존중하는 여러 장치들은 작동하고 있다. 걱정스러운 언론의 조작보도나 불공정한 보도 등은 미국 민주주의의 위협요소이나 다양한 언론이 존재하고 의회 등이 공정한 활동 속에서 언론과도 싸우며 미 국민 들에게 알 권리를 충족시키며 국민들의 현명한 판단을 연일 호소하고 있다. 지금 벌어지고 있는 대통령 탄핵과정에서도 보면 주류언론의 편파적인 보도에 맞서고 있는 공화당의 의원들의 활약은 가히 기대이상이다. 트럼프도 이들을 전사(Warrior)라고 칭하며 그들의 민주주의 수호에 대한 수고에 감사를 보내고 있다. 중요 한 점은 공화당원들이 스스로의 주장을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에 지지를 보낸 많은 국민들의 주장을 반영하는 것이란 점이다. 정치는 국민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국민들의 마음속에 퍼져있는 것을 잘 발굴하여 이들의 마음을 전달해 주는 것이라 하겠다. 트럼프가 정치적으로는 경험이 없지만 대통령까지 하는 것은 이런 국민의 요구를 잘 파악해서 이를 조직적으로 표로 이끄는 재능을 가진 사람이기 때문이리라. 이처럼 미국의 정치는 어찌하면 국민의 마음을 살 것인지 하는 궁리를 한다. 국민 무서운 줄 잘 아는 것이다.

최근 한국에서는 몇 가지 중대한 정치적 사건이 알려졌다. 대통령의 지방선거 개입을 위한 하명 수사 건이 있었다. 한마디로 대통령이 자신의 친구의 지역선거 당선을 위해 정치적 음모에 가담한 사건이다. 아직 전모가 다 밝혀지지는 안았으나 청와대가 법적 영역이 아닌 민간인들의 사찰, 경찰조직을 활용한 선거 개입 등 불법을 저지른 것은 어느 정도 확인되고 있다. 아직 대통령이 어느 정도 선에서 개입되었는지는 밝혀져야 하겠으나 지금 나온 것만 보더라도 대통령의 개입이 없이 이런 불법적인 일들이 공권력에 의해 저질러질 수 없다. 미국에서는 대통령이 지역선거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있다. 최근 있었던 노스 캐롤라이나에서의 선거에서 여론 조사 상 많이 뒤지고 있던 두 선거구에 대통령이 유세에 나서 승리로 이끈 경우가 있었다. 트럼프는 이를 두고 자신의 힘이 큰 기여를 했음을 여러 차례 자랑하기도 한다. 한국과는 달리 미국의 대통령은 각종 정치적 활동에 적극적으로 관여 할 법적권리가 있다. 한국은 그렇지 않다. 그럼에도 역대 한국의 대통령들은 교묘하거나 은밀하게 각종 선거에 영향력을 행사하곤 하였다. 그런 면에서 이번의 청와대 하명수사는 낙후 된 한국정치의 익숙한 한 면이라고 보인다. 하지만 이런 일이 발생한 후에 처리하는 것을 보면 과연 한국의 정치가 얼마나 후퇴하였는지 놀라움을 감추지 못한다. 군사독재 정권하에서도 볼 수 없었던 일들이 청와대 하명 수사 건에서 발견되고 이를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처리하는 일은 어느 정부에서도 없었다. 한마디로 국민을 이처럼 무시하는 정부가 있었는지 모르겠다.

법치주의의 중요성이 다시금 요구되는 것은 법아래 모든 이가 평등함을 말하는 것이다. 그런데 대한민국의 지금은 법은 평등하지 않다. 더더욱 법을 다루는 사법부가 이념적으로 편향 되어 있어 재판이 정치가 된 지 오래다. 이는 결국 국민을 무시하는 체제를 고착 시키는 것이 된다. 그 결과 국민들은 나라의 주인이 되기는커녕 권력의 눈치를 보는 종이 되고 마는 것이다. 현 정부의 잘못 중 가장 큰 것이 국민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이라고 본다. 이렇게 된 데에는 국민들의 책임도 크다. 또 국민의 권리중요성을 잘 가르치지 못한 교육의 책임도 크다. 그저 목소리 크고 숫자가 많은 쪽이나 이권에 따라가는 배금주의와 가치관이 상실된 이 사회가 국민을 우습게보고 그저 돈으로 이권을 나눠주고 인기만 끌면 통치가 가능하다는 착각을 하게 만들고 있다. 이렇게 자기 국민을 우습게보고 있으니 최근 방한한 중국의 외교부장이 한국 민을 우습게 보는 발언이 나온 것이리라. 한국을 중국의 속국으로 보는 듯 한 발언을 한국 땅에서 아무 거리낌 없이 하는 것을 보며 한국의 민주주의는 조선시대로 후퇴한 것 같다. 이렇게 국민 무서운 줄 모르는 정부가 심판을 받지 않는다면 대한민국의 미래는 없다. 국민들이 분노함과 동시에 무엇이 정부가 국민을 두렵게 할 것인지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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