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향 배후에 ‘친문’?

이영란 기자 / joy@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0-05-20 11: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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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성근-박정 등 윤 당선자 개인계좌 소개
10년간 온갖 문제제기에도 공론화 안 돼
회계부정 의혹에도 ‘일방공세 프레임’ 규정

[시민일보 = 이영란 기자] 윤미향 국회의원 당선자를 둘러싼 논란이 커지면서 더불어민주당 일각에서 “민주당 지도부가 책임 있는 태도를 보여줘야 한다"는 요구가 나오고 있지만 여전히 보수 진영의 공세 프레임’이라며 두둔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미래통합당 관계자는 20일 “그동안 윤 당선인에 대해 무수히 많은 의혹이 제기됐지만, 한번도 공론화되지 않고 국회 입성까지 하게 된 배경이 석연치 않다"며 “아무래도 친문(친 문재인)세력의 입김과 무관하지 않은 것 같다"고 의구심을 보였다.


전날 미래한국당 조수진 당선인은 “민주당이 윤미향 당선자의 ‘개인 계좌 기부금 모금’을 당 차원에서 독려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실제 친문 핵심으로 꼽히는 김정호(경남 김해을) 민주당 의원은 지난 1월 위안부 피해자 고 김복동 할머니 별세 당시 윤 당선자가 개인 계좌를 활용해 모금 운동에 나서자 "민주당에서는 당 차원에서 의원들과 함께 관심과 지원에 힘을 모으고 있다"며 SNS에 해당 내용을 공유하는 등 적극 지원에 나섰다. 


비단 김 의원 뿐만이 아니었다.


문재인 대통령과 가깝고 원조 친노로 분류되는 배우 문성근씨를 비롯한 여타 친문 인사들도 윤 당선자 개인 계좌를 통한 후원금 모금활동에 관심을 보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 문씨는 자신의 트위터에 김복동 할머니의 시민장 소식을 전하면서 윤 당선자의 개인계좌를 후원계좌로 소개한 것으로 확인됐다. 


2004년 열린우리당(옛 민주당) 영입인재 케이스로 입당해 참여정부 대통령 직속 동북아시대위원회 자문위원으로 활동했고 이번 총선에서 경기도 파주에서 재선에 성공한 민주당 소속 박정(경기도 파주)의원도 지금까지 사용처가 공개되지 않고 있는 '윤미향 개인 계좌’ 3개 중 하나를 홍보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윤 당선인 비리 의혹이 그동안 숱하게 제기됐지만 친문 비호로 공론화 되지 못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1990년대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처음으로 공론화한 여성 원로인 김문숙 정신대문제대책부산협의회(부산 정대협) 이사장이 윤미향당선인의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정의기억연대 전신) 운영 방식을 강하게 비판했지만 전혀 공론화되지 못했고 이는 정대협이 지나치게 성역화된 탓이 크다는 지적도 있다. 


김문숙 이사장은 지난해 8월 일본 주간지 슈칸포스트에 게재된 인터뷰에서 “정대협은 원래 윤정옥(정대협 초대 대표) 선배와 내가 시작한 단체였다. 윤미향은 그때 심부름꾼에 불과했다”며 “(윤 당선인이) 대표가 된 뒤부터 정대협은 돈벌이에 열중하게 됐다. 오로지 돈, 돈, 돈이다. 수요집회에서 모금을 하고 전 세계에서 기부금을 모으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이사장의 인식은 지난 7일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의 기자회견 발언과도 상통한다는 분석이다.


앞서 이용수 할머니는 “현금 들어오는 거 알지도 못하지만 성금·기금 등이 모이면 할머니들에게 써야 하는데 할머니들에게 쓴 적이 없다”며 정대협 등 위안부 단체를 강하게 비판한 바 있다.


이 할머니 폭로보다 훨씬 전에 정대협의 기금·성금 유용 의혹을 제기했던 위안부 피해 할머니도 있었다. 


하지만 정대협을 비판적으로 논의하는 행위 자체가 사회적 금기가 되면서 정대협 관련 의혹이 공론화되기는 커녕 비판했던 사람들이 도리어 비난에 시달리거나 소송에 휘말리는 등 불이익을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고 심미자(2008년 별세) 할머니 등 위안부 피해자 33명은 2004년 1월 ‘위안부 두 번 울린 정대협, 문 닫아라’는 제목의 성명에서 “정대협은 위안부 할머니들을 위한답시고 전국에서 성금을 거둬들였지만 우리는 그 성금으로 수혜를 받은 적이 한 번도 없다”며 “(정대협은) 위안부 할머니들을 역사의 무대에 앵벌이로 팔아 배를 불려 온 악당”이라고 원색적으로 비판했지만 반향을 얻지는 못했다. 


이후 심 할머니는 유언장에 “(정대협이) 통장 수십 개를 만들어 전 세계에서 후원금을 받아 부귀영화를 누리고 떵떵거렸다. 위안부 이름 팔아 긁어모은 후원금이 우리에겐 한 푼도 안 온다”며 “인권과 명예를 회복시켜준다면서 거짓과 위선으로 위장했다”고 적기도 했다.


통합당 관계자는 “양정숙 당선인에 대해선 즉각 제명조치를 했던 민주당 지도부가 윤미향 당선인에 대해선 여전히 옹호하는 태도를 보이는 건 이해하기 어렵다”며 “친문 핵심 인사들이 윤미향 개인계좌를 소개한 것을 보면 어떤 연결고리가 있는 것 아니겠느냐. 그들이 윤 당선자를 보호하고 있는 것 같다”고 의구심을 제기했다.


실제 민주당 내부에서는 윤 당선자 관련 각종 의혹이 줄줄이 이어지는 현 상황에서도 보수 진영의 ‘일방적인 공세 프레임’이라며 본질을 흐리는 움직임이 적지 않다. 


중진인 송영길 의원이 전날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언론이 제목을 뽑아서 사람을 부정적으로 유도하는 게 참 마음이 아프다”며 “어려운 시기에 위안부 문제를 가지고 싸워왔던 한 시민운동가의 삶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가 있어야 한다”고 언급한 것은 이런 당내 분위기를 잘 반영하고 있다. 앞서 지난 14일에 강창일ㆍ김상희ㆍ남인순ㆍ홍익표 의원 등 16명이 성명서를 통해 “정의연의 기금 모집과 운영에 대해 논란이 있는데 공정하게 조사가 이뤄져 잘못된 부분이 있으면 책임을 지고 제도적으로 개선할 부분이 있다면 개선하면 될 것”이라며 “일본군 성노예 문제 해결을 위해 전심을 다 해온 단체와 개인의 삶을 모독하지 말라”고 촉구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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