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의 선택, 윤석열이냐 조국이냐

고하승 / 기사승인 : 2019-09-08 11:2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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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장 고하승


청와대는 물론 이낙연 국무총리와 박상기 법무부 장관 등 정부 고위 관계자들이 공개석상에서 잇따라 검찰의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관련 수사를 비판하고 나섰다.


실제로 이낙연 총리는 최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검찰이 광범위한 압수수색에 들어가서 국회가 가지고 있는 인사청문 절차와 인사 검증 권한과 의무에 영향을 준 것은 적절치 않은 일"이라고 지적했다.


또 검찰이 지난달 27일 서울대 등 20여 곳을 압수수색한 것과 관련해 박 장관은 "사후에 알게 됐다. (검찰은 사전에) 보고를 했어야 했다"고 날을 세웠다.


집권당인 더불어민주당은 한술 더 뜬다. 그 칼끝은 노골적으로 윤석열 검찰총장을 향하고 있다. 심지어 당내 일각에서는 "대통령의 인사권 행사가 필요하다"는 주장까지 불거지고 있는 상황이다. 한마디로 윤석열 총장을 교체하라는 것이다.


실제로 이해찬 대표는 검찰이 대대적인 압수수색에 착수했을 당시 “가장 나쁜 검찰의 적폐”라며 강한 톤으로 비판한 바 있다.


이인영 원대대표도 청문회 전날 확대간부회의에서 "지금 시간이 정치권만의 시간도 아니지만, 검찰의 시간은 더더욱 아니다"라며 "검찰의 정치가 이번 청문회에 관여됐다는 우려가 불식되기를 희망한다. 검찰은 '서초동'에 있지 '여의도'에 있지 않다는 국민의 명령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설훈 최고위원은 “후보자에 대한 강제수사는 전격적이고 이례적이다. (공직 후보자)자질평가는 사법영역이 아니다. 해명과 소신을 듣고 국민이 판단하고 대통령이 결정할 일”이라며 “인사청문회를 앞둔 후보자 의혹에 대해 일일이 수사하면 후보자 검증을 검찰이 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검찰이 나서서 안 된다”고 지적했다.


특히 조국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내내 민주당은 후보자 검증보다도 검찰 공격에 전력투구하는 모습을 보였는가하면 홍익표 수석대변인은 7일 논평에서 검찰이 인사청문회가 끝날 무렵 조 후보자의 부인을 소환 조사 없이 동양대 총장 표창장 위조(사문서 위조) 혐의로 기소한 데 대해 '기소권 남용'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홍 수석대변인은 "이번 청문회는 다시 한번 검찰개혁의 필요성을 절감하는 시간이었다"며 "검찰의 후보자 주변에 대한 유례없는 압수수색과 과잉수사, 피의사실 공표, 수사자료 유출 등은 검찰개혁의 당위성만 입증했다"고 지적했다. 


이런 청와대나 정부 고위 관계자. 특히 민주당 의원들의 말을 듣고 있노라면 윤석열 경찰총장은 혹시 과거 정부에서 임명된 총장이 아닌가 하고 착각이 들 정도다.


그러나 윤 총장은 문재인 대통령이 ‘적폐 청산의 적임자’라며 야당의 반대를 무릅쓰고 임명을 강행했고 민주당도 그의 임명을 환영한바 있다. 불과 50여일 전이다.


실제 민주당은 지난 7월 16일 이해식 대변인 논평을 통해 “윤석열 검찰총장은 권력에 굽힘 없는 강력한 원칙주의자로 국민의 신망을 받아왔다. 국정농단 수사와 국정원 댓글공작 사건 등 각종 권력형 비리 수사 과정에서 탁월한 성과를 거두었고, 부당한 외압에도 결코 굴하지 않는 모습으로 국민들에게 큰 믿음을 주었다”며 “인사청문회를 통해 ‘국민과 함께하는 검찰’을 이끌 적임자임을 충분히 보여주었다”고 밝혔다.


이어 “윤석열 검찰총장 임명은 적폐청산과 사법개혁 완수라는 과업을 검찰에 다시 한 번 부여한 것이며, ‘권력의 검찰을 국민의 검찰로 돌려드리겠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약속과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며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을 섬기는 검찰, 정의와 원칙을 바로 세우는 검찰로 거듭날 수 있도록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그런데 막상 조국 후보자의 의혹에 대해 검찰이 전격적인 압수수색에 들어가자 ‘적폐청산’의 상징이라고 추켜세웠던 윤석열 총장을 ‘적폐’로 몰아가고 있는 것이다.


지금 국민은 조국 후보자의 ‘내로남불’식 태도에 가뜩이나 분노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윤석열 총장을 대하는 태도마저 ‘내로남불’식이니 국민은 억장이 무너지는 심정인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추진하려는 사법개혁이 성공하려면 ‘살아 있는 권력을 수사’하는 윤석열이 아니라 도덕성에 있어서 치명적인 상처를 입은 조국을 버려야 한다. 


만일 문 대통령이 조국 후보자에 대해 임명을 강행할 경우, 그것은 국정농단 세력인 자유한국당에 힘을 실어주는 ‘한국당 도우미’ 역할을 자처한 것으로 국민의 비난을 면키 어려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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