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수사 기소 분리, 기득권 반칙에 대응 못하게 돼...그게 바로 인권침해"

이영란 기자 / joy@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1-03-02 11:42:45
  • 카카오톡 보내기
  • -
  • +
  • 인쇄

“여권의 중수청 설치 등 움직임, 검찰개혁 아냐...법치주의 파괴로 이어질수도"

[시민일보 = 이영란 기자] 정부여당이 검찰개혁 명분으로 '중대범죄수사청' 설립 등 '수사기소 분리'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는 가운데 윤석열 검찰총장이 "수사와 기소가 분리되면 사회적 강자와 기득권의 반칙 행위에 단호히 대응하지 못하게 된다"고 정면으로 반박한 언론 보도가 나와 주목된다.


'국민일보'는 2일 윤 총장이 자사와의 인터뷰에서 ‘중대범죄수사청 설립 등 수사·기소 분리를 진정한 검찰개혁이라 보느냐'는 질문에 “상당한 거리가 있다”고 답하면서 이 같이 밝혔다고 보도했다.


해당 보도에 따르면 윤 총장은 “국가 전체의 반부패 역량 강화를 강조할 뿐 검찰 조직의 권한 독점을 주장하지 않는다. 검찰총장 인사청문회 때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설치에도 찬성했다"면서도 "하지만 검·경이나 수사·기소를 이분법적으로 바라보는 것은 경계한다. 법 집행을 효율적으로 하고 국민 권익을 지키기 위해서는 수사와 기소가 일체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수사와 기소가 분리되면 사회적 강자와 기득권의 반칙 행위에 단호히 대응하지 못하게 된다"며 "법 집행을 통한 정의의 실현이란 결국 재판을 걸어 사법적 판결을 받아내는 일이고 수사는 재판을 준비하는 과정으로 수사, 기소, 공소유지라는 것이 별도로 분리될 수 없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따라서 그는 “수사 기소의 융합은 형사법 집행의 효율성과 인권보호에도 바로 직결된다"며 " 직접 법정에서 공방을 벌인 경험이 있어야 제대로 된 수사도 할 수 있고 공소유지도 할 수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그런 경험이 없다면 가벌성이 없거나 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받기 어려운 사건까지 불필요하게 수사하게 되는데, 그것이 바로 인권침해”라며 현재 중대범죄수사청 신설을 중심으로 한 여권의 '검찰수사권 완전박탈' 추진이 법치주의 파괴로 이어질 가능성을 우려했다.


윤 총장은 “권위주의 군사정부에서 문민정부로 가려 한 것이 과거의 민주화 운동이라면, 그 다음의 민주주의의 발전은 곧 법치주의의 발전”이라며 "법이 공평하게 적용되지 않으면 민주주의라 할 수 없다”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문민정부 이후 검찰의 반부패 활동이 우리 사회 특권을 없애고, 국민이 생활 속에서 민주주의를 체감할 수 있도록 하는데 의미 있는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검찰이 보수적인 경향을 띤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진보를 표방한 정권의 권력자나 부패범죄를 수사하면 그것이 보수냐”며 “재벌이나 정치인이 형사처벌 받는 것을 상상조차 못 하던 시절이 있었다. 이들이 형사처벌 받는 것을 국민이 직접 목격하기 시작하면서 권위주의가 무너지고 보통 시민의 권리의식이 고양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한국 검찰만이 유례없이 수사권과 기소권을 모두 가졌다’는 여권 주장에 대해 “어떤 경우에도 중대범죄에 대한 검찰 수사권을 부정하는 입법례는 없다"고 일축하면서 " 미국 독일 프랑스 일본 등 사법 선진국은 대부분 중대범죄에 대한 검찰의 직접 수사권을 인정한다. ‘록히드 사건’으로 익히 알려진 일본은 말할 것도 없고, 미국도 검찰에 자체 수사 인력을 확보하는 경우가 많다. ‘엔론 회계부정 사건’도 검찰이 직접 수사했다. 사인소추(국가 기관이 아닌 일반 개인이 공소를 제기) 전통이 있는 영국조차 부패범죄에 대처하기 위해 수사·기소가 융합된 특별수사검찰청(SFO)을 만들었다”고 사례를 들어가면서 이를 반박했다.


특히 윤 총장은 영국의 SFO를 모델로 중대범죄수사청을 만들었다는 여당 주장에 대해서도 “진실을 왜곡했거나 잘 모르고 하는 말”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영국의 국가소추주의 도입은 범죄가 나날이 지능화, 전문화, 대형화하자 검사가 공소유지만 하는 제도의 한계를 인식한 (결과)"라며 “(SFO는) 수사·기소를 '분리'한 게 아니라 '융합'한 조직이고 상근 인원만 450명 이상으로 우리나라 검찰의 반부패 수사 인력보다 훨씬 많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전적으로 공감한다”고 응원했다.


안 대표는 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검찰 수사권 폐지로 형사사법 체계가 무너지면 부패가 창궐할 거라는 윤 총장의 호소에 전적으로 공감한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주요기사

+

기획/시리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