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양보' 안철수, 박원순 상가에 "빈소 찾지 않겠다"

이영란 기자 / joy@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0-07-13 11:4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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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공무상 사망도 아닌데 서울시 5일장...동의할 수 없어"

[시민일보 = 이영란 기자] 고인이 된 박원순 서울시장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관계가 새삼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다.


안 대표는 13일 “부동산 투기에서 막말과 성추행에 이르기까지, 그들의 인식과 행태는 너무나 이중적이고 특권적이며 도덕적, 윤리적으로 타락한 사회를 향해 가고 있다”며 "이 정권 사람들은 누구보다도 정의와 공직을 외치고 개혁을 말하지만 말과 행동이 정반대인 경우가 너무나 많다"고 싸잡아 비판했다.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한 안 대표는 “한 개인의 죽음은 정말 안타깝지만, 그가 우리에게 남긴 숙제는 결코 작지 않다”면서 여비서 성추행 의혹으로 피소된 이후 극단적 선택을 한 박 시장을 겨냥했다.


특히 전날에는 박 시장 장례와 관련 "공무상 사망이 아닌데도 서울특별시 5일장으로 장례를 치르는 것에 동의할 수 없다’"면서 빈소를 찾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안 대표의 이 같은 행보는 지난 2011년 서울시장 보궐 선거에서 결과적으로 조건 없이 박 시장에게 서울시장 자리를 양보하는 등 돈독했던 둘 사이를 생각하면 이례적이라는 반응이다. 


실제 안철수 당시 서울대 융합과학기술 대학원장은 지난 2011년 8월 6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의 한 식당에서 “단일화에 대한 아무런 조건도 없다. (저는) 출마 안 하겠다”며 박원순 당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와의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를 성사시켰다. 


이후 5% 안팎에 불과했던 박 상임이사 지지율은 안 대표의 지지율을 흡수하면서 10월 26일 치러진 선거에서 53%의 압도적 득표율을 얻어 서울시장이 됐다. 


사실상 오늘날의 박원순 시장을 만든 일등공신은 안 대표인 셈이다.


그러나 안 대표가 2016년 국민의당을 창당하고는 줄곧 다른 정치적 행보를 이어가다 급기야 2018년 서울시장 선거에서는 안 대표가 박 시장에 도전장을 내미는 형국이 됐다. 


안 대표는 당시 박 시장과 경쟁에 나서게 된 데 대해 “그땐 박 시장이 잘 하실 거라 기대했다. 하지만 서울시가 꼭 필요로 하는 큰 변화는 만들어내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박 시장 유고로 내년 4월 재보궐선거가 확정된 상황에서 야권의 유력한 서울시장 후보로 안 대표가 거론되고 있어 주목된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안 대표의 시선은 서울시장 보궐선거보다는 2022년 대선을 향하고 있다”면서도 “다만 내년 4월 보궐선거 결과가 대선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야권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서라도 안 대표가 나서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출마 가능성을 열어 놓았다.


일각에선 안 대표가 박 시장 조문을 거부한 건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염두에 둔 포석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고 박원순 시장 탄생의 일등공신인 그가 이에 대한 책임론이 제기되는 것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의도가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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