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경선룰 개정’ 유혹 뿌리쳐라

고하승 / gohs@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0-10-18 11:5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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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 고하승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와 이재명 경기지사가 민주당 지지층 내 선호도에서 접전 양상을 보임에 따라 당내 일각에선 ‘이대만(이러다 대표만)’이 현실이 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반면 또 다른 일각에선 친문 당원들의 거부감이 상당한 이재명 지사가 '경선 문턱'을 넘기 힘든 탓에 이 대표의 지지율 하락에도 '어차피 대선후보는 이낙연(어대낙)'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경선 결과가 ‘이대만’이 될지, ‘어대낙’이 될지, 현재로서는 가늠하기 어렵다.


일단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에서 굳건한 1위를 유지해오던 이낙연 대표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음은 분명하다. 


실제로 여론조사 전문회사 한국갤럽이 지난 13~15일 전국 18세 이상 성인 1001명을 대상으로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에 대해 조사한 결과, 이재명 지사가 20%, 이낙연 대표가 17%로 이 지사가 비록 오차범위(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내이긴 하지만 3%포인트 앞섰다.


이 대표의 지지율은 지난 8월 이 지사에게 역전당한 이후 계속해서 2위 자리에 머물고 있다. 


‘이대만’이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하지만 이재명 지사가 범여권 대선주자로서 완전한 입지를 굳혔다고 보기는 어렵다.


경선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할 민주당 지지층(36%)에서는 이 대표가 이 지사보다 높게 나온 탓이다. 특히 지역적으로 민주당 텃밭인 광주·전라(36%)에서도 이 대표가 앞섰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통상 대선 후보는 당내 경선을 통해 선출되는데 아무래도 친문과의 접점을 넓혀가며 당내 기반을 확장해나가는 이 대표가 경선에선 유리해 결국 ‘어대낙’이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하지만 여기에 또 다른 변수가 도사리고 있다. 김경수 경남도지사의 ‘드루킹’ 판결이 다음 달로 다가오면서 ‘범여권 대선판도’에 변화 분위기가 감지 되는 상황이다.


이른바 ‘드루킹’ 김동원씨와 공모해 포털사이트 댓글 조작에 관여한 혐의 등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받는 김 지사가 무죄 판결을 받는다면 문재인 정권의 적통을 이어받은 강력한 대선주자가 대선 레이스에 본격 등장하게 되는 셈이다. 김 지사는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이자 문재인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친노·친문진영의 적자로 꼽힌다. 이 대표를 향하던 친문 성향의 표심이 급격히 김경수 지사 쪽으로 쏠릴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친문의 수장이라고 불리는 이해찬 전 민주당 대표도 김 지사를 두고 “(재판에서) 살아 돌아온다면 지켜봐야 할 주자”라고 평가한 바 있다.


이래저래 이 대표에겐 현재 상황이 그다지 유리한 것은 아니다.


그러다 보니 당내 일각에선 이낙연 대표가 "스마트 100년 정당"을 기치로 '2020 더(The)혁신위원회'를 출범시킨 것은 내년 재보궐선거나 대선 후보 경선 등과 관련된 룰을 특정인에게 유리하게 손 보려는 것 아니냐며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보고 있다.


한마디로 지난 전당대회에서 친문 성향 당 지지층의 도움으로 당대표 직을 거머쥔 이 대표가 친문 성향이 짙은 권리당원의 비중을 높여 자신이 출마할 대선 레이스를 유리하게 하려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민주당은 지난 8·29 전대에서 확정된 '완전국민경선제' 규칙에 따라 대선후보 선출은 대의원 표를 전체의 45%, 권리당원 표를 40%, 일반 국민여론조사 결과를 10%, 일반당원 여론조사를 5%로 각각 환산한 후 이를 합산해 가장 많이 득표한 후보가 승리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그러나 권리당원은 선거인단으로 자동 배정되기 때문에 경선 결과를 좌우하는 핵심 변수로 꼽힌다.


더구나 권리당원은 이미 200만 당원 중 80만명으로 충분히 자기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특정 정치 성향이 매우 강한 온라인 권리당원의 의견 비중을 더 높일 경우, 그들의 지원을 받는 특정인이 경선에서 승리할 수 있겠지만, 본선에선 유권자들로부터 외면받는 부작용이 나타날 수도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장담하거니와 극단적 세력인 ‘태극기부대’와 ‘대깨문’은 이미 상식적인 유권자들과는 괴리된 세력으로 그들의 지원을 받는 자는 국민의 선택을 받기 어렵다. 이낙연 대표는 ‘경선룰 개정’ 유혹을 뿌리치고, 원칙을 지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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