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의 ‘제3지대 빅텐트론’

고하승 / gohs@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0-01-22 12:0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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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 고하승

 



자유한국당과 새로운보수당이 합쳐 통합보수신당을 만들면 어떻게 될까?


22일 공개된 여론조사 결과는 가히 충격적이다. 


통상적으로는 당끼리 합치는 경우 ‘시너지 효과’로 인해 양당의 단순 지지율 합계보다도 ‘+α(알파)’가 발생한다. 즉 한국당 지지율과 새보수당 지지율의 합계보다도 높은 지지율이 나오는 게 통상적이라는 말이다.


그런데 '(가칭)통합보수신당'이 출범할 경우 지지하겠다는 응답은 두 정당의 지지도를 단순 합계한 수치보다 오히려 10.8%p 떨어질 뿐만 아니라 통합 전 한국당의 지지율에도 훨씬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오마이뉴스 의뢰로 리얼미터가 지난 20∼21일 전국 19세 이상 10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응답률 4,8%, 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p. 자세한 여론조사 개요 및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결과에 따르면, 보수통합이 이뤄지지 않은 현 상태에서의 정당 지지율은 더불어민주당 40.1%, 한국당 32.1%, 바른미래당 4.4%, 정의당 4.2%, 새보수당 3.8%, 대안신당 1.4%, 우리공화당 1.1%, 민주평화당 1.0% 순이다.


그러면 한국당과 새보수당이 통합한 '(가칭)통합보수신당'이 출범할 경우, 정당지지율은 어떻게 달라질까?


민주당 36.6%, 통합보수신당 25.1%, 바른미래당 7.1%, 정의당 6.6%, 대안신당 2.7%, 우리공화당 2.6%, 민주평화당 2.4% 순으로 나타났다. 


보수통합을 추진 중인 한국당과 새보수당의 단순 지지율을 합치면 35.9%지만 이들 정당이 통합할 경우 신당의 지지율은 ‘링겔만 효과(Ringelmann effect, 집단 속에 참여하는 개인의 수가 늘어갈수록 성과에 대한 1인당 공헌도가 오히려 떨어지는 현상)’로 인해 무려 10.8%p나 빠진 25.1%로 ‘뚝’ 떨어지고 말았다.


구체적으로 한국당 지지층 가운데 60.7%, 새보수당 지지층은 66.8%만 통합보수신당을 지지했을 뿐이고, 나머지는 다른 정당으로 이동했다. 양당 지지층 사이에서 통합 상대방에 대한 정서적 거부감으로 인해 화학적 결합을 이루지 못하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반면 바른미래당은 신당이 출범할 경우 4.4%에서 7.1%로 의미 있는 지지율의 변화를 보였다.


이 같은 여론조사 결과는 유승민 일파의 당권찬탈 음모에 맞서 당당하게 바른미래당을 지켜낸 손학규 대표가 선택한 중도의 길이 옳았음을 입증해주고 있는 셈이다.


특히 새보수당 지지층의 경우 통합보수신당 창당 시 15.7%가 바른미래당으로 빠져나갔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사실 국민은 그동안 바른미래당 내에서 진행된 갈등의 원인을 잘 몰랐을 것이다. 단순히 손학규 대표와 유승민 일파가 지저분하게 당권다툼을 하고 있는 것으로만 생각했을 것이고, 그로 인해 손 대표가 상처를 입기도 했다. 하지만 한국당과 새보수당의 통합으로 ‘손학규는 한국당에 당을 팔아넘기려는 세력으로부터 당을 지키기 위해 온갖 수모를 견뎌냈다’는 새로운 평가를 받게 될 것이고, 7.1%의 지지율에는 일부 그런 평가가 반영되었을 것이다.


정당 지지율 7%대라면 다시 한 번 시작해 볼만한 수치다. 


여기에 ‘203040세대 정치 혁명’을 선언한 손학규 대표의 계획이 차근차근 진행된다면 10%대를 뛰어 넘는 건 시간문제일 뿐이고, 나아가 ‘국민의당 돌풍’이 재연될 수도 있다는 게 필자의 판단이다. 그런 의미에서 당을 지켜 낸 손학규 대표의 선택이 옳았다.


아울러 이번 여론조사 결과에서 보듯 ‘묻지 마’ 통합이 얼마나 위험한 선택인지 정치권은 깨달아야 한다. 과거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묻지마 통합’으로 손학규 대표가 온갖 고초를 겪어야 했듯, 한국당과 새보수당의 통합 역시 그런 갈등을 유발할 가능성이 크다.


마찬가지로 바른미래당이 호남지역의 제3세력과 ‘묻지 마 통합을 한다면 과거 국민의당 시절 안철수 대표 측과 호남 의원 측이 빚었던 갈등이 재연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지금은 모든 제3지대 정당이 혁신 경쟁을 하고, 추후 혁신에 성공을 거둔 정당 쪽으로 나머지 정당이 자연스럽게 흡수되는 형식의 통합이 바람직하다는 판단이다.


그게 현재 손학규 대표가 구상하는 ‘제3지대 빅텐트론’이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도 이른바 ‘십상시’라는 측근 그룹의 유혹을 떨쳐내고, 손학규의 제3지대 통합 열차에 탑승하기를 바란다. 그게 바른미래당을 만든 정치 지도자로서 마땅한 도리 아니겠는가. 모쪼록 다음 주에 손학규 대표와 만난다고 하니 좋은 결과가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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