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시대’ 조연 3인방의 “후안무치”

고하승 / gohs@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1-01-12 12: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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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 고하승


후안무치(厚顔無恥)란 ‘낯가죽이 두꺼워 부끄러움이 없다’는 뜻이다.


야권의 승리가 뻔히 예견되는 4월 7일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10년전 ‘박원순 시대’를 연 이른바 ‘공신 3인방’이 모두 출마하겠다고 나선 모양이 꼭 그런 꼴이다.


박원순 시대를 여는데 크게 공을 세운 3인방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오세훈 전 서울시장, 그리고 나경원 전 의원이다.


먼저 오세훈 전 시장은 친환경무상급식 찬반투표로 서울시장직을 헌 신발짝 내던지듯 집어던져 보궐선거 사유를 제공했으며, 나경원 전 의원은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본선에서 한나라당 후보로 박원순 전 시장과 맞붙어 완패함으로써 ‘박원순 시대’의 앞길을 활짝 열어준 책임이 있다. 특히 안철수 대표는 2011년 서울시장 선거에서 주연 같은 조연을 맡았다. 지지율 5%의 무능한 박원순에게 야권후보 자리를 양보해 그의 지지율을 10배가량 올려준 사실상의 ‘박원순 동반자’ 역할을 했다는 점에서 가장 책임이 크다.


그런데 이들이 모두 ‘결자해지’를 주장하며 이번 선거에 출마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안철수 대표는 일찌감치 ‘야권 단일후보’를 자처하며 출사표를 던졌고, 오세훈 전 시장은 이상한 ‘조건부 출마’를 선언했으며, 나경원 전 의원도 13일 출마를 공식 선언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들의 행태가 뻔뻔함의 극치를 보는 것 같아 역겹다.


사실 이번 선거는 누가 뭐래도 오만한 ‘집권세력’에 대한 심판의 선거다. 제1야당인 국민의힘이 뭣하나 제대로 한 것은 없지만, 거대 여당을 견제해야 한다는 민심이 야당에 전폭적인 힘을 실어주는 선거다. 이런 선거에 ‘박원순 시대’를 여는 데 혁혁한 공로가 있는, 한마디로 ‘일등공신’ 격인 안철수-오세훈-나경원 등 ‘3인방’이 출사표를 던지는 것은 ‘차려진 밥상에 숟가락 얹기’로 너무나 뻔뻔하다.


야권이 분열하지만 않으면, 누가 후보로 선출되더라도 충분히 이길 수 있는 선거다.


따라서 굳이 10년 전 흘러간 물로 물레방아를 돌리려는 헛된 노력을 기울이지 않아도 된다. 


오죽하면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한 이종구 의원이 "미스터트롯 방식으로 서울시장 후보를 선출하겠다고 했는데, 판이 흘러가는 것을 보면 미스터트롯이 아니라 가요무대 같다"며 "이미 10년 전에 박원순 씨에게 시장을 내줘서 '잃어버린 10년'이 돼버렸는데 이제 뭘 결자해지하겠다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꼬집었겠는가.


맞는 말이다. 이미 출사표를 던진 새로운 인물들 가운데는 김선동 전 사무총장, 조은희 서초구청장, 박춘희 전 송파구청장 등 ‘저평가 우량주’들이 포진해 있다.


어떤 의미에선 이들 가운데 어느 한 사람이 후보로 선출되는 것이야말로 서울시장 선거에 새바람을 일으키는 선거가 될 수도 있다. 서울시민의 바람 또한 ‘새 인물’이다.


‘미스터트롯’ 경선이 숨어 있는 인재인 ‘임영웅’을 발견했듯이 국민의힘이 안철수 대표에게 신경 쓰지 않고, 당내 경선을 진행했더라면, 이미 ‘숨은 진주’를 찾아냈을지도 모른다.


따라서 국민의당과의 통합을 운운하며 경선을 미루고, 경선룰까지 바꿔버린 정진석 공천관리위원장은 그 책임을 지고 지금 즉시 사퇴해야 한다. 그래야 서울시민이 국민의힘 경선을 주목할 거 아니겠는가.


물론 안철수 오세훈 나경원 등은 나름대로 정치적 역량이 있는 인물들이다. 그러나 자신들의 잘못된 선택으로 인해 ‘박원순 시대’를 연 책임이 있는 만큼, ‘원인 제공자’로서 이번 선거에는 출마하지 않는 게 바람직하다. 이번 선거의 ‘원인 제공자’인 더불어민주당이 무공천 약속을 뒤집고 당헌당규를 개정함으로써 국민의 신뢰를 잃어버렸다. 그들의 후안무치에 국민은 등을 돌렸다.


마찬가지로 ‘박원순 시대’를 여는데 공로가 있는 원인 제공자인 안철수 오세훈 나경원의 출마 역시 국민이 보기에는 ‘후안무치’일 뿐이다. 따라서 향후 정치 행보에도 좋은 결과를 가져오기는 어려울 것이다. 


이쯤에서 3인방이 자신의 잘못된 과거의 선택을 겸허히 반성하며, 출마를 자진 철회하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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