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일파는 당에서 나가라

고하승 / 기사승인 : 2019-11-11 12:2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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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장 고하승

 



바른미래당 유승민 의원 등 비당권파 모임인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변혁)이 “자유한국당과의 통합은 없다”고 밝혔지만 정치권 안팎의 시선은 싸늘하다. 단지 공천보장을 약속받아내기 위한 ‘몸값 올리기’ 발언일 뿐이라는 것이다.


변혁의 대표는 그동안 줄곧 황교안 한국당 대표에게 러브콜을 보냈던 유승민 의원이다. 


황 대표와 유 의원 측은 이미 지난 8월부터 구체적인 ‘통합플랜’을 물밑에서 주고받는 등 상당한 뒷거래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로 김무성 한국당 의원은 지난 8월 초 유승민 측 이혜훈 의원에게 황 대표의 ‘통합플랜’을 전달한 바 있다. 한국당을 비대위 체제로 전환하고 유승민 의원 측을 비대위에 넣어주는 조건 등 파격적인 내용이 담겨 있었다.


하지만 ‘조국사태’로 인해 통합논의는 중단되었고, 이후 추석을 전후해 다시 박형준 전 의원을 통해 유승민 측 정병국 의원에게 새로운 황교안 대표의 ‘통합플랜’이 전달됐다. 비대위를 구성하는 건 불가능하니 대신 유승민 의원 측을 선대위에 넣어주겠다는 것이다. 물론 공천도 공천심사위원회 결정사항이니 보장할 수 없다고 했다.


그런 과정 속에서 황교안 대표가 지난 11월 6일 공개적으로 보수대통합 추진 기구 결성을 전격 제안했고, 변혁은 바로 그날 신속하게 ‘신당 기획단’을 결성하기로 하는 등 적극적인 호응에 나섰다. 다음 날에는 황 대표와 유 의원이 직접 보수통합 문제를 놓고 통화하기도 했다.


그런데 변혁이 느닷없이 10일 ‘한국당과 통합은 없다’고 선을 긋고 나섰으니, 어안이 벙벙할 따름이다.


황교안 대표를 향해 비굴하리만큼 자세를 한껏 낮추고 수차례에 걸쳐 회동을 제안했던 유 의원이 갑자기 돌변한 까닭은 무엇일까?


첫째 요인은 아마도 ‘공천’을 약속받아내기 위한 주도권 다툼일 것이다. 사실 양측의 통합은 거대한 한국당으로의 흡수통합, 즉 새누리당 출신들이 원래 고향으로 돌아가는 ‘복당’에 불과하다. 이런 상태에서 한국당에 그냥 들어갔다가는 공천도 못 받고 ‘낙동강 오리알’이 되는 수가 있다. 그래서 “한국당과의 통합은 없다”는 선언은 단지 ‘몸값 올리기’ 전략의 일환으로 ‘몽니’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이다.


둘째 요인은 권은희 의원 등 국민의당 출신들이 머뭇거리고 있는 탓이다. 국민의당 출신들은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한국당과 통합하지 않겠다”며 유승민 의원의 손을 뿌리치고 미국행을 선택한 마당에 자기들만 유 의원의 손을 잡고 한국당에 들어가는 건 상당히 부담스러운 일일 게다. 안철수 전 대표를 설득하거나 압박을 가해서라도 자신들과 함께 한국당에 들어가 줘야만 그런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는 것이다. 권은희 의원이 12월에 미국에 체류 중인 안철수 전 대표를 만나겠다고 밝힌 것은 이런 연유다. 하지만 그동안 무수히 많은 요청에도 유승민 신당 합류를 거부했던 안 전 대표가 권은희 의원의 설득에 소신을 접고 들어올 가능성은 희박하다.


셋째 요인은 패스트트랙에 태워진 선거제 개혁안에 대한 기대감 때문일 것이다.


선거법 개정안은 다음달 3일 본회의에 부의되는 데, 현 상황에서 보면 선거법 개정안이 통과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만약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골자로 한 선거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변혁은 신당을 창당한 뒤 독자생존을 노려볼 수 있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거대 양당이 대다수 지역구를 차지하더라도, 소수 정당이 비례대표를 통해 원내 의석을 챙길 수 있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어쩌면 유 의원은 선대위원장을 맡고, 그를 명분으로 지역구 출마가 아닌 비례대표 출마를 모색할지도 모른다. 유 의원이 신당 창당 시점을 12월 중순으로 제시한 것은 선거법 통과 여부를 확인한 뒤 거취를 결정하겠다는 의도일 것이다.


그동안 줄곧 ‘반문연대’를 위한 ‘보수통합’이 정의인 것처럼 말하던 유승민 의원이 ‘공천지분’ 문제로 ‘한국당과 통합불가’를 선언했다면, 그건 정치지도자의 올바른 자세라고 할 수 없을 것이다.


특히 선거제 개혁안을 저지하겠다며 목에 힘주던 유 의원이 연동형비례대표제에 대한 기대감으로 ‘통합불가’를 선언했다면, 그것은 위선적인 태도로 역시 정치지도자로서 자격이 없다. 4월부터 탈당을 결심했다고 큰소리쳐 놓고, 아직까지도 바른미래당에 남아 미적거리는 모습 역시 정치지도자로서의 태도라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한국당과 통합을 하거나 독자 신당을 만들거나, 그건 자유다. 잘 되기를 바란다. 다만 바른미래당에 남아서 눈칫밥을 먹는 작태는 보기 민망하다. 양당제의 폐해를 극복하기 위해선 바른미래당과 같은 제3지대 정당이 바로서야 한다는 판단을 하고 있는 언론인의 한 사람으로서 유승민 일파의 즉각적인 탈당을 촉구하는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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