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수도이전, 해법은 분권형 개헌이다

고하승 / gohs@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0-07-27 12:3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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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 고하승

더불어민주당이 27일 행정수도완성추진 태스크포스(TF·전담조직) 첫 회의를 열고 본격적인 논의에 돌입했으나 민주당은 물론 미래통합당 내부에서도 의견이 엇갈리는 양상이다.


민주당은 일단 국회와 청와대, 정부 부처를 모두 세종시로 옮긴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실현 방법에 있어선 의견이 분분하다. 


통합당은 느닷없이 불거진 행정수도 이전에 대해 “뜬금없다”는 반응이지만, 일각에선 논의의 필요성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여야 모두 내부 조율조차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중구난방 식으로 각자가 자신의 입맛에 맞는 목소리를 내는 것이다. 이러다 졸속으로 자칫 대사를 그르치지나 않을까 걱정이다.


우선 민주당을 보자.


김해영 민주당 최고위원은 27일 국회와 청와대를 세종시로 옮기는 행정수도 이전 문제를 국민투표에 부치자고 제안했다. 하지만 김태년 원내대표는 ‘여야 합의 특별법’에 중점을 두고 있으며, 이해찬 당 대표는 개헌에 무게를 두는 모양새다.


과연 어떤 방법이 좋을까?


국민투표는 자칫 수도권과 충청권의 지역 대결 구도로 진행돼 국민갈등을 초래할 위험성이 있다. 그렇지 않아도 영호남 갈등이 심각한 상황에서 새로운 지역 갈등이 빚어질 경우, 국민통합은 요원해질 것이다. 따라서 국민투표는 바람직한 선택이 아니다. 


여야 합의 특별법은 쉽지도 않지만, 설사 만들어졌더라도 헌재의 판단을 다시 받아야 한다. 


남은 카드는 ‘개헌’뿐이다. 다만 행정수도 이전은 권력구조 개헌까지 묶어 패키지로 하는 게 바람직하다.


즉 ‘대한민국 수도를 세종으로 한다’는 헌법상 규정을 두면서 동시에 중앙집권적인 제왕적 대통령제를 지방분권형 시대에 걸맞는 내각제로 전환하는 원포인트 개헌을 추진해야 한다는 말이다.


지역적으로 서울에 집중되었던 권력을 세종시로 옮기는 것에 그치지 않고, 대통령 한 사람에게 과도하게 집중되었던 권력도 함께 나누는 개헌을 추진해야 온전한 수도 이전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이에 대해 미래통합당은 공식적으로는 ‘뜬금없다’는 입장이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뜬금없는 행정수도 이전으로 봉창 두드릴 일이 아니다”라며 "정책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정권은 국가 시스템을 흔들어대고 있다. 나라가 온전할 리 없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미래통합당 대전시당은 "여야 정치권에서 활발한 논의의 장이 마련되길 바란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행정수도 이전은 국토균형발전, 지방분권, 수도권 과밀화 해소를 위해 필요한 정책이라는 것이다.


필자 역시 “행정수도 이전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다만 ‘제왕적 대통령제’라는 근본적인 문제의 해결 없는 수도 이전은 그 효과를 내기도 어렵거니와 행정 효율성 문제 등으로 인해 차라리 안 하는 것만 못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기에 반대다.


따라서 행정수도 이전 논의를 공론화하는 동시에 제왕적 대통령제 폐해를 논의의 장에 올려놓고 새로운 권력 구조 개편에 대한 의견을 수렴할 필요가 있다. 사실 지금의 87년 체제, 낡은 헌법은 이제 그 수명을 다했다. 분권형 시대에 걸맞는 새로운 헌법이 필요하다. 


특히 역대 모든 대통령들이 임기 말이나 퇴임 후, 불운한 운명을 맞이하는 그런 대통령제라면 당연히 손질해야 하는 것 아니겠는가.


노무현, 박근혜와 같은 불행한 대통령의 역사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라도 제왕적 대통령제 시대를 마감하고 새로운 7공화국 시대를 열어야 한다. 어쩌면 수도 이전을 위한 개헌 논의가 그 징검다리가 될지도 모른다. 서울에 집중된 중앙권력을 지방자치단체에 나누어주고, 대통령 한 사람에게 집중된 제왕적 권한을 국회와 나누는 분권형 개헌이야말로 합당한 시대정신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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