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승리가 至高至善인가.

고하승 / gohs@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0-01-19 12:3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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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 고하승

 



마치 선거에서의 승리가 지고지선(至高至善)인양 선거에서 이길 수만 있다면 무슨 짓을 저질러도 괜찮다는 사고를 지닌 위험한 정치인들이 있다. 그들에게 있어서 정치도의나 양심은 중요한 변수가 아니다. 단지 선거에 있어서 걸리적거리는 장애물일 뿐이다.


그런 사고를 지닌 대표적인 정치인을 꼽으라면 필자는 주저 없이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박지원 대안신당 의원을 꼽을 것이다.


황교안 대표를 꼽는 결정적 이유는 바로 선거법개정에 대한 대응책으로 ‘미래한국당’이라는 ‘꼼수’를 생각해 내고 이를 추진하고 있는 탓이다.


실제로 자유한국당의 비례대표용 위성 정당인 비례자유한국당 창당준비위원회는 지난 17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당명을 '미래한국당'으로 변경 신고했다. 명칭 변경은 지난 13일 선관위가 '비례○○당' 명칭 사용을 불허한 데 따른 것이다. 아마도 '미래'와 '비례'의 발음이 비슷한 점을 노렸을 것이다. 결과적으로 황 대표는 선거승리를 위해 ‘정도’와 ‘원칙’을 버리고 추악한 선택을 한 셈이다.


오죽하면 바른미래당 김정화 대변인이 “우스꽝스러운 꼼수가 법에 의해 막히자, 또 한 번 수작을 부리기로 한 것인가. 저질 정치의 끝판 왕”이라며 “제대로 정치를 해보겠다는 의지가 있기는 한 것인지 의심스럽다. ‘구태정치의 표본’인 자유한국당에게 미래라는 것이 가당키나 한 이름인가, 차라리 ‘무례’한국당으로 바꾸는 것이 더 어울릴 것”이라고 꼬집었겠는가.


사실 선거법을 개정한 것은 ‘승자독식’의 잘못된 선거제도로 인해 민주당과 한국당 등 패권양당이 득표율보다도 더 많은 의석을 얻어 결과적으로 민심이 왜곡되는 현상을 바로잡기 위함이었다. 이걸 무력화시키기 위해, 즉 자신들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무슨 짓을 저질러도 괜찮다는 황 대표의 인식이 걱정된다.


최근 공개된 여론조사에서도 국민은 이런 황교안 대표의 꼼수에 대해 반대 의견이 60%대에 달한 반면, 찬성 의견은 고작 20%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비례 꼭두각시 정당을 만들 경우, 총선 접전지역인 수도권 지역구 출마자들이 대거 유탄을 맞을 수도 있다는 의미다. 

 

선거승리만을 의식한 황교안의 비례당 ‘꼼수’가 유권자로 하여금 한국당에 등을 돌리는 요인으로 작용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이 한국당과 같은 조건임에도 비례 꼭두각시 정당을 만들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과 비교되면서 황 대표의 입지가 더욱 궁색해졌다는 평가다.


박지원 의원을 꼽는 이유 역시 황 대표를 꼽은 이유와 흡사하다.


박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미래한국당이 자매정당으로 창당된다면, 민주당의 대국민 약속만을 이유로 자매정당 창당이 불가능하다면,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은 죽 쒀서 개 주는 꼴로 미래한국당만 승자가 된다”며 이에 대한 대응책으로 호남지역 군소정당의 통합을 주장했다. 그리고 호남에선 민주당, 정의당과 경쟁을 비호남에선 그들 정당과 연합을 주장했다.


이 역시 민심을 그대로 의석수에 반영하자는 취지의 준연동형비례대표제를 도입한 선거법 개정안을 무력화 시키는 행위로 결코 용납해선 안 된다. 


선거승리만을 위한 통합은 명분도 없거니와 선거승리를 목적으로 특정 지역은 경쟁하고 다른 지역은 연합한다는 발상은 정치도의 적으로도 옳지 않다. 특히 선거법 개정안 취지에도 맞지 않다. 물론 그렇게 해서 선거에서 일부 승리할 수 있을지는 몰라도 그건 정도가 아니다. 정도가 아닌 변칙의 정치, 편법의 정치가 판을 치면 대한민국 정치는 결코 발전할 수 없다.


거듭 말하지만 선거에서의 승리가 지고지선(至高至善)은 아니다. 정말 중요한 것은 이번 선거에선 비록 패배하더라도 그 결정이 향후 대한민국 정치를 발전시키는 초석이 되고, 나아가 올바른 정치를 정착시키는 동력이 될 수만 있다면 지도자는 과감하게 그런 결정을 내릴 수 있어야 한다. 그러다보면 국민의 지지를 이끌어내게 될 것이고, 이번 선거에서도 의외의 좋은 결과를 낼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의 ‘세대교체’ 선언이야말로 한번 시도해볼만한 가치 있는 ‘정치실험’이자 ‘정치혁명’일 것이다.


‘꼼수’가 아니라 젊은 세대들의 손을 잡고 4.15 총선에서 정면승부를 펼쳐보겠다는 손학규 대표를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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