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햇살] ‘부산 무공천’ 주장하던 박주민의 이상한 침묵…왜?

고하승 / gohs@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0-10-15 13:4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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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 고하승


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성추행 사건으로 사퇴하자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는 내년 4월로 예정된 부산시장 보궐선거에 후보를 내는 문제를 두고 여러 말들이 나왔다.


사실 당헌·당규대로라면 민주당은 후보를 낼 수 없다.


민주당이 보궐선거의 귀책사유가 자당에 있으면 후보를 배출하지 않도록 당헌에서 규정하고 있는 탓이다.


실제 민주당 당헌 96조 2항에는 "당 소속 선출직 공직자가 부정부패 사건 등 중대한 잘못으로 그 직위를 상실해 재·보궐 선거를 하게 된 경우 해당 선거구에 후보자를 추천하지 않는다"고 아예 못을 박았다. 이 개정안은 문재인 대통령이 당 대표로 있던 지난 2015년에 만든 것이다.


그런데도 당시 김두관 의원은 "성범죄는 개인의 일탈"이라며 "민주당은 부산시장 선거에 후보를 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즉 오 전 시장의 ‘성범죄’는 당헌에 규정된 ‘부정부패 사건 등 중대한 잘못’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잘못했으면 잘못한 대로 선거로 심판받는 것이 민주주의"라는 해괴한 논리를 펼치기도 했다.


그때 가장 먼저 강력하게 제동을 걸고 나선 사람이 바로 당시 최고위원으로 당 지도부 일원이었던 박주민 의원이었다. 


박 의원은 당시 한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개인적인 입장은 당헌 당규가 지켜지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며 “내년 4월 보궐선거에 민주당이 후보를 공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그의 소신 발언에 많은 국민이 박수를 보내기도 했다.


그런데, 어럽쇼?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오거돈 전 시장과 비슷한 성 추문 사건으로 극단적 선택을 한 이후, 박주민 의원의 입에선 ‘무공천’의 ‘무’자도 나오지 않는다.


박 전 시장의 귀책사유로 서울에서도 부산과 마찬가지로 보궐선거가 불가피하게 된 지금, 민주당 내에선 노골적으로 당헌·당규를 개정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실제로 민주당 내부에서 재보궐선거 공천은 이제 '공공연한 비밀'이 되어 버린 상태다.


당 지도부가 말을 아끼는 것은 단지 ‘말 바꾸기’에 따른 비난 여론을 의식해 명분을 찾는 과정에 불과하다는 관측마저 나온다.


이낙연 대표의 정무실장인 김영배 의원도 “국민과 어떻게 교감을 해야 할지 고민 중”이라며 “늦지 않게 그 문제에 대해서 내부에서 공론화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마디로 당헌을 바꿔 후보를 내는 문제를 조만간 공론화하겠다는 의미다. 아마도 그 과정에서 민주당은 국민 비난 여론을 희석하기 위해 온갖 해괴한 변명들을 늘어놓게 될 것이다. 


그런데도 오거돈 전 시장의 사퇴로 부산에서 보궐선거가 확정될 때에 가장 먼저 “민주당은 후보를 내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던 박주민 의원이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대체, 그 이유가 무엇일까?


어쩌면 자신이 서울시장 후보로 출마하려는 욕심 때문일지도 모른다.


지난 8.29 전당대회 당시에도 박 의원이 가능성이 전혀 없는 당 대표 경선에 뛰어든 것을 두고 ‘서울시장 출마를 위한 노림수’라는 분석이 많았었다. 


실제로 각 언론은 그를 박영선 장관, 우상호 의원 등과 함께 유력한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군으로 꼽고 있는 상태다. 고작 재선 의원에 불과한 그가 원내대표를 지닌 중량감 있는 박 장관이나 우 의원 등과 함께 어깨를 나란히 하는 서울시장 후보군에 오르게 된 것은 그의 전대 출마 이력이 한몫했다는 평가다.


결과적으로 그는 서울시장 출마를 일찌감치 준비하고 있었으며, 그 목적달성을 위해 ‘귀책사유’에 따른 ‘무공천’ 소신을 헌신짝처럼 내팽개친 셈이다.


정말 그런 것이라면 박주민 의원은 1000만 서울시민을 대표하는 서울시장은커녕 금배지를 달 자격조차 없는 사람이다. 그런 게 아니라면 박 의원은 지금 당당하게 ‘서울-부산 무공천’을 주장해야 한다. 박 의원이 어떤 선택을 할지 지켜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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