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청와대는 ‘시한폭탄’인가

고하승 / 기사승인 : 2019-11-28 13:5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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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장 고하승

 



어쩌면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문재인 정부를 몰락시키는 뇌관(雷管)일지 모른다는 생각이다.


실제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민정수석으로 재직할 때 벌어진 석연찮은 일들이 검찰의 수사 대상에 오르면서 문재인 정권은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을 안고 있는 것처럼 위태한 상황이다.


대체 조국이 이끌던 민정수석실에서는 어떤 일들이 벌어졌던 것일까?
금융위원회 재직 당시 업체들로부터 수천만 원의 뇌물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는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이 어젯밤 결국 구속됐다.


구속영장을 발부한 서울 동부지법 권덕진 영장 전담 부장 판사는 "범죄 혐의 상당수가 소명됐다"고 밝혔다. 법원이 구속 수사가 필요할 정도의 비리라고 인정했다면 그 사안이 결코 가볍지 않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청와대는 지난 2017년 유 전 부시장에 대한 비리 첩보를 받고도 감찰을 중단하고 말았다.


왜, 당시 민정수석실은 감찰을 중단했을까?


박형철 청와대 민정수석실 반부패비서관은 최근 검찰 조사에서 ’조국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이 주변의 연락을 받고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에 대한 감찰을 중단시켰다’고 진술했다. 


무슨 이유로 중단을 시켰는지는 모르지만, 조국이 주변(윗선)의 연락을 받고 중단을 지시했다는 것이다. 현재 검찰은 유 전 부시장의 개인 비리와 함께 이 의혹에 대해서도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청와대가 감찰을 중단한 과정이 너무나 석연치 않은 탓이다. 수사 결과여하에 따라, 조 전 장관은 물론 정권의 심장부가 타격을 받을 수도 있는 중대한 사안인 것이다.


조국이 이끄는 민정수석실에선 이보다 더 석연치 않은 일도 있었다.


김기현 전 울산시장 낙선을 겨냥한 청와대의 ‘하명수사’ 의혹이다.


검찰은 지난해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울산경찰청의 김 전 시장 측근 수사 결정 및 수사가 이뤄진 과정이 가볍게 볼 일이 아니라는 판단 하에 면밀히 들여다보고 있다고 한다. 핵심 쟁점은 울산경찰청의 김 전 시장 측근 수사 결정이 ‘누구’ 지시로 시작됐고, 그에 대한 비위첩보가 어떤 경로로 전달됐느냐 하는 점이다,


대체 당시 울산에선 무슨 일이 벌어졌던 것일까?


황운하 당시 울산경찰청장(현 대전경찰청장)이 지난해 지방선거를 앞두고 김기현의 주변 5곳을 전격 압수수색했다. 공교롭게도 그날은 그가 자유한국당 후보로 확정된 3월16일이었다. 그리고 선거가 임박한 5월에 경찰은 김기현의 동생에 대해 변호사법 위반혐의를, 그의 비서실장에 대해선 직권남용혐의를 각각 적용해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사건을 송치했다.


이로 인해 당시 유력한 당선 예상자로 꼽혔던 그는 엄청난 타격을 받았고 결국 낙마하고 말았다. 그런데 정작 검찰 수사 결과는 모두 무혐의였다. 하지만 이미 선거는 끝난 뒤였고, 그로인해 문재인 대통령과 각별 사이인 송철호 현 울산시장이 승리했다.


이런 정황만으로도 경찰의 의도된 ‘악의적인 수사’를 의심하는 건 합리적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청와대에서 경찰청 본청을 거쳐 울산경찰청으로 김기현에 대한 첩보를 내려 보낸 사실까지 드러난 마당이다. 이쯤 되면 청와대 ‘하명수사’ 논란이 불거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만일 청와대가 사실상의 ‘수사 지시’를 했다면 이 과정에 개입한 인사들은 모두 공직선거법위반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 특히 민정수석실 수장인 조국은 그 책임을 피하기 어렵다. 


이런 모습은 과거 박근혜 정부 당시의 청와대와 조금도 다를 바 없다. 문재인 정부는 다를 거라는 믿음이 ‘와르르’ 무너지는 참담한 느낌이다. 


대체 왜 대통령이 바뀌어도 청와대는 변하지 않는 것일까?


사람이 바뀌어도 현상이 달라지지 않는다면, 그건 시스템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따라서 87년 낡은 체제를 이제는 바꿔야 한다. 87년 헌법은 직선제에 집착한 나머지 ‘독재’ 못지않은 ‘제왕적대통령제’의 독소조항에 대해선 손도 대지 못했다. 


그러다보니 대통령에 당선된 사람은 그가 누구든 비판의 목소리에 귀를 닫게 되는 것이다. 협치가 작동될 수 없는 구조다.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 ‘여자 박근혜’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다행스럽게도 패스트트랙에 올린 선거법 개정을 통해 다당제가 안착되고, 일정부분 협치가 작동하겠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온전한 협치가 이뤄지려면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지적했듯이 개헌을 통해 새로운 ‘제7공화국 시대’를 열어야 한다. 선거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 국회는 곧바로 개헌논의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내년 총선에서 여야 각 정당이 ‘개헌’을 공약으로 내세우는 것도 좋은 방안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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