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일천의 미국통신 11] 자기 책임을 강조하는 미국 정신

시민일보 / 기사승인 : 2019-11-10 13:5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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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일천 서울디지텍고 이사장

 


트럼프 대통령은 공약대로 오바마대통령 시절 미국이 서명한 파리 기후협약에 대해 며칠 전 공식 탈퇴하기로 협약 사무국에 통보하여 1년 후 미국은 180여 나라가 서명한 지구온난화를 일으키는 온실가스 감축 협약에 동참하지 않기로 하였다. 이에 대해 많은 언론과 유럽 등의 반발, 심지어는 다음세대를 대표하는 어린이 단체들로 부터의 공격을 받고 있다. 환경문제를 자신들의 차별화 된 무기로 삼은 미국의 민주당도 트럼프를 공격하는데 이 협약 탈퇴 및 환경문제에 대한 공화당의 태도를 맹렬히 대선의 공격소재로 삼고 있다. 민주당은 좌파 선두주자인 AOC (Alexandra Ocassio Cortez)의 Green New Deal 과 같이 환경 문제로 젊은 층과 진보주의자들의 표를 겨냥하고 있기도 하다.

이와는 별도의 이슈로 한국과는 방위비 분담 협상을 벌이고 있는데 지금까지의 한국 측 분담금의 5배가 넘는 엄청난 금액을 한국정부가 부담 하여야 한다고 요구하고 아마 상당부분 미국의 요구를 현 정부가 안 들어주기 어려운 상황이 되는 것 같다. 이를 두고 한국의 주류언론 등은 (유튜브 언론도 비슷하지만 ) 한미동맹을 돈으로 평가하는 장사꾼 트럼프라고 하며 비난하고 있다. 시리아 북부에서 미군이 철군을 하자 ISIS와 함께 싸워 온 쿠르드 족과의 의리를 저버린 장사꾼이라며 트럼프의 외교정책을 공격하고 있다.

언뜻 보기에는 두 이슈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거 같다. 굳이 비교하면 트럼프가 뭐든지 눈에 보이는 돈에만 팔려 돈으로 살 수 없는 가치를 볼 줄 모르는 장사꾼 마인드가 공통점이라고 보는 거 같다. 그러나 과연 그런지 생각해 보자.

결론부터 말하면 기후변화 협약 탈퇴나 한미 방위비 분담 협상이나 모두 트럼프의 미국은 그의 선거공약부터 약속한 미국이 그동안 행한 지구촌에서의 역할에 대해 반성하고 새로운 세계질서를 구축하여야 한다는 미 국민의 목소리를 반영하는 일에 충실한 대통령인 거라고 생각한다. 미국사람들은 자기 책임을 강조하는 국가다. 특히 공화당의 전통적 가치가 그렇다. 이런 것들이 총기소유, 의료보험 등의 문제에서도 민주당과 차별화 된 면을 보여주고 있다. 민주당원 이었던 케네디 대통령도 재임 시 유명한 말 “국가가 나에게 무얼 해주길 바라기 전에 내가 국가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생각해 보라”는 말은 미국의 정신을 말해주는 것이다. 그런 미국도 지금 사회주의 적 정치성향이 대두되고 있음은 미국의 구성원이 많이 변한 탓인지 미국도 예전의 미국이 아니라는 느낌을 준다.

지구적 과제를 나 몰라라 하는 것이 아니라 미국에게 너무 불공정한 부담을 안기는 것은 미국과 나머지 개도국들에게도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국제 환경협상에 오랫동안 정부대표단으로도 참여 하였고 유엔에서 환경업무를 담당 하였던 필자의 개인경험을 통하여 보더라도 지구환경문제 해결을 위한 토의에서 단골메뉴인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의 비용분담 및 기술이전의 문제가 나오면 개도국은 선진국의 책임만을 강조하며 자신들의 책임을 회피하고 불공정한 요구를 하곤 한다. 어찌 보면 문제해결 보다는 미래 세대를 위한 환경보전이라는 명목 하에 선진국의 돈과 기술을 무상으로 이전 받으려는 일종의 뜯어먹기 경쟁에 돌입하는 경우를 많이 보아 왔다. 그런 측면에서 미국은 마치 떼를 쓰는 아이에게 양보하곤 했다. 그러나 제대로 된 부모는 징징대는 자녀에게 자신들의 책임과 행동을 동시에 요구하며 버릇을 고쳐 나가곤 한다. 이처럼 트럼프의 결정은 그저 얻어먹기만 하려는 개도국의 요구에 끌려간 오바마의 잘못을 고치고 미국은 스스로 돕는 개도국을 돕는다는 자세로 공정하고 형평성 있는 지구환경 문제 해결의 공정하고 형평성 있는 공동책임제를 요구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협약을 탈퇴한다고 미국이 온실가스 감축 노력에 역행하는 것은 아니다. 미국은 어느 나라보다도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데 노력하고 온실가스 전망치도 매우 희망적으로 나오고 있다. 환경 전반적으로 볼 때 유럽 등의 나라에 비해 미국은 세계적으로 환경선진국은 아니다. 필자가 유럽에서 살아본 경험을 보더라도 미국의 전반적인 시스템은 환경 친화적이지 못한 것은 자타가 공인하는 사실이다. 쓰레기 분리수거의 수준은 매우 야만적이라고 할 정도이다. 최근 분리된 쓰레기를 중국으로 수출하던 것이 중단되자 그나마 조금 하던 분리수거는 아예 없어져 버리고 대부분 소각시설로 간다. 이처럼 재활용이나 자원 절약의 측면에서 미국은 자원 낭비 국이다. 하지만 개도국은 환경보호에 대하여 실제로는 더 열악하고 관심도 거의 없는 것이다. 미국은 스스로 더 노력하려고 하지만 개도국도 실제적인 자구노력을 하라는 메시지가 미국이 협약 탈퇴를 결정한 속마음이다.

한미방위비 분담에서 보여준 트럼프의 요구는 갑작스런 것이 아니다. 한국만을 대상으로 하는 것도 아니다. 유럽에 대하여도 나토방위 분담금 협상 등을 통해 한국에 요구하듯이 자신의 나라를 지키는 노력을 지나치게 미국에 의존하던 관행에서 벗어나 공평하고 공정한 방식에 의한 분담 방정식을 찾고자 하는 것이고 이를 비난 할 수만은 없어 보인다. 한국의 경우 어느 유력 신문이 트럼프에 대해 전통적인 한미 동맹을 돈 때문에 져버리는 장사꾼 트럼프라는 식으로 공격하는 것을 보고 어이가 없었다. 그동안 미국의 도움을 당연시 하며 우리 스스로의 책임은 상대적으로 느끼지 못하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되물어야 한다. 미국이 자유세계의 리더 임은 분명하나 그렇다고 한국의 자유를 위해 모든 걸 미국에게만 부담 시키는 것은 문제가 있다. 더더욱 최근 한미 간에는 방위문제를 놓고 심각한 균열이 있다. 방위비 분담이 부담스러운 것 보다 한국은 미국과의 동맹유지가 부담스러운 것은 아닌지 의심이 간다. 현 정부는 미국에 대해 말하길 북한에 대한 경제원조는 얼마가 들던지 한국정부가 다 책임 질 테니 유엔 경제제재를 완화 해 달라고 미국에 애걸하였다. 이걸 보고 미국 정부가 그럼 당신나라를 지키는 방위비 분담액수도 크게 늘리라고 요구하는 것이 무슨 잘못이 있는지 묻고 싶다.

이제 미국은 지구촌의 주요 국가로 새로운 역할을 하려고 하는 것 같다. 그저 지구촌의 물주가 되어 막대한 재원과 기술을 무상으로 원조해 주는 맘 좋은 아저씨 역할이 미국이나 개도국들에게 모두 좋지 않은 영향을 주고 있다고 느끼고 있다. 혹자는 이를 두고 미국의 고립주의라고 할 수 도 있다. 그러나 이는 지나친 표현이다. 미국이 절대 고립되는 걸 원치 않는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 말처럼 미국도 스스로 최선의 노력을 하는 곳에 대응투자를 하는 Matching System의 정신이 더 강조되는 것이다. 그게 트럼프의 America First이고 이는 고립주의는 아니라고 본다. 나의 책임회피를 상대에게 전가하는 “거지 근성”을 고쳐야 우리가 바로 선다. 미국을 비난하기에 앞서 우리는 얼마나 지구의 환경을 위해 노력해 왔는지 묻고 싶다. 한미방위공약의 대가로 한국은 걱정 없이 경제성장만 추구했지 이를 뒷받침 할 방위에 대하여 얼마나 스스로 기여 했는지 따져 보아야 한다. 당면하고 있는 북 핵위협 대응도 한국의 자주 국방력이 요구된다. 자유대한민국을 지키는 것은 공짜가 아니다. 자신들이 좌파가 아니라는 사람들 중 상당수가 이런 공짜심리가 판을 치는 것을 본다. 대가를 치루지 않고 원하는 것을 얻으려는 “거지근성”이 국가존망의 위기를 가져온다는 것을 역사를 통해 배우길 바란다.

눈이 오면 자기 집 앞의 눈은 자기가 치워야 하듯이 내 책임을 다하고 나서 다른 사람의 도움을 구하여야 하지 않을까 한다. 자기책임을 강조하는미국의 정신을 본 받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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