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양당제 회귀 대안신당과 결별하라

고하승 / gohs@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0-02-13 13:5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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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 고하승

 



호남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바른미래당과 대안신당, 민주평화당이 4.15 총선을 앞두고 통합논의에 들어갔다. 그런데 박지원 의원이 실질적인 리더로 있는 ‘대안신당’과 통합을 해야 하는지 의문이다.


박 의원은 이낙연 전 국무총리 등과 만난 자리에서 총선 후 3당 합당으로 만들어진 ‘호남통합신당’이 더불어민주당과 합당해야 한다는 내용으로 대화를 나누었다고 실토했다.


물론 그는 “호남의 정서가 그런 것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이야기를 한 건 사실이지만, 실행단계는 아니다”라며 “아직은 그런 이야기를 할 때가 아니다”라고 유보했다. 하지만 ‘안 한다’는 데에 방점이 찍혀 있는 게 아니다.


오히려 그는 “정치는 생물이기 때문에 어디로 흘러갈지는 모르지만 결국 저는 만나야 된다(고 생각한다)”며 총선 후 민주당과의 합당 의지를 분명히 했다.


이는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단식을 통해 이끌어낸 준연동형비례대표제 도입을 골자로 하는 선거법개정 취지에도 맞지 않는 것으로 결코 동의할 수 없다. 선거법 개정은 다당제를 안착시키기 위한 제도인데, 박 의원은 다시 신적폐 세력과 구적폐 세력이 자신들의 기득권을 보호하기 위해 적대적 공생관계를 유지하는 양당제로 회귀하려는 것 아닌가.


오죽하면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거 봐요. 이 분, '민주당에 가고 싶어 안달이 났다'고 했잖아요"라며 "박지원 이 분, 민주당에 들어와 이낙연 보디가드 하면서 킹 메이커 노릇 하고 싶으실 것"이라고 힐난했겠는가.


진 전 교수는 "아마 박지원씨는 호남의원들 모아 그 역할을 하려고 이미 오래 전에 예상한 듯합니다. 그리고 이제 그 방향으로 슬슬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필자의 생각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그렇다면 박지원 의원의 장단에 놀아나는 ‘호남통합’, 즉 역사에 역행하는 구태통합을 이 시점에서 추진할 필요가 있는지 다시 한 번 살펴봐야 한다.


박 의원의 이런 태도는 바른미래당 당권을 장악한 후에 자유한국당에 팔아넘기려고 했던 유승민 의원의 모습과 다를 바 없다.


실제로 유 의원은 손학규를 몰아내고 당권을 장악한 후에 한국당에 진상해서 자신들의 몸값을 올리려는 것이고, 박 의원은 손학규를 퇴진시켜 호남신당을 만들어 당권을 장악한 후에 민주당에 헌납하고 그 대가로 자신들의 정치생명을 연장하겠다는 것 아니겠는가.


솔직히 유승민이 주장하던 ‘혁신’과 ‘손학규 퇴진’이 아무 연관성이 없듯이 박지원이 고래고래 고함치는 ‘호남통합’과 ‘손학규 퇴진’은 아무 연관성이 없다. 그럼에도 박지원 의원이 입버릇처럼 ‘손학규 퇴진’을 주장하는 걸 보면 나중에 양당제로 회귀하려는 추악한 음모가 도사리고 있음이 분명해 보인다. 그러나 다당제 시대를 연 손학규 대표가 그런 음모에 가담할리 만무하다. 그래서 사전에 그를 제거하기 위해 입만 열면 ‘손학규 퇴진’을 주장하는 것일 게다.


그러나 이런 통합은 다당제 시대에 역행하는 과거회귀 통합으로 결코 호남 유권자들의 지지를 받을 수 없다. 따라서 다당제 시대를 연 손학규 대표는 추악한 대안신당과의 결별을 선언해야 한다는 판단이다.


사실 호남을 갈라놓은 원흉으로 지목받는 대안신당이 이제 와서 ‘호남통합’을 주장한 것부터가 어불성설(語不成說)이다.


대안신당 소속 의원 10명은 모두가 민주평화당 반당권파들었다.


그들이 지난해 8월 “제3지대 신당을 창당하겠다”며 탈당 선언을 한 것이다. 그런 그들이 다시 민주평화당과 통합을 하겠다고 하니 얼마나 황당한 노릇인가. 당을 나간 지 얼마나 되었다고, 불과 몇 개월 만에 다시 합치겠다고 나서는 것인가.


이런 그들의 행태를 보면 탈당 목적이 ‘지분 챙기기’에 있었다는 것을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참 추악하다. 그렇다면 그런 행동을 부끄럽게 여기고 침묵을 유지해야 하는데 어쩐 일인지 대안신당 인사들이 가장 말이 많다. 


자신의 치부를 감추기 위해 손학규를 희생양으로 삼으려는 의도가 엿보이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제 손학규는 더 이상의 호남 통합논의는 무의미하다는 점을 인정하고, 현재 진행되고 있는 대안신당과의 통합 논의를 즉각 중단하라. 지금 현재 논의되고 있는 대안신당 중심의 호남통합은 ‘죽음의 통합’에 불과하다. 손학규는 그 질곡에서 벗어나 당초 약속했던 ‘세대교체’ 과업을 완수해주기 바란다. 지금 호남 3당 인사 가운데 그걸 할 수 있는 정치인은 손학규가 유일하다. 필요하다면 민주평화당과의 통합을 먼저 시도할 수도 있다는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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