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여야가 ‘환상의 파트너’라니...

고하승 / gohs@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0-08-04 14: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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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 고하승

“여야 모두 역대 최악의 정당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야당을 잘 만났고, 미래통합당은 여당을 잘 만나 여야가 환상의 파트너가 됐다.”


이는 176석의 거대한 힘을 믿고 안하무인(眼下無人)인 민주당과 그런 여당을 제대로 견제하지 못하고 무기력하게 지켜보고만 있는 통합당에 대한 세간의 평가다. 


실제로 민주당의 ‘의회 독재’는 과거 군사정권 시절에도 찾아볼 수 없었던 현상으로 국민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든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도 그런 민심이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다.


한국갤럽이 내년 4월로 예정된 재·보궐선거와 관련, 지난달 21~23일 전국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응답률은 12%. 상세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한 결과에 따르면, 49%가 “현 정부를 견제하기 위해 야당 후보가 많이 당선돼야 한다”고 응답(정부 견제론)했다. 국민 두 명 가운데 한 명은 ‘견제론’에 힘을 싣고 있다는 것이다.


반면 “현 정부를 지원하기 위해 여당 후보가 많이 당선돼야 한다”는 응답(정부 지원론)은 37%에 불과했다, 14%는 의견을 유보했다.


이쯤 되면 제1야당은 반사이익을 통해서라도 민주당을 압도하는 지지율이 나와야 한다.


그런데 전혀 그렇지 못하다.


같은 여론조사에서 정당 지지율을 보면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은 41%이고, 미래통합당은 23%로 양당 격차는 무려 18%포인트에 달한다. 


물론 이후에 실시 한 다른 여론조사에선 양당 지지율 격차가 현격히 줄어들긴 했으나 여전히 민주당이 우위에 있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다.


대체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것일까?


민주당이 그야말로 망나니 칼춤 추듯, 국회에서 야당과의 토론절차도 생략한 채 일방통행을 강행하고 있는데도 통합당 지지율이 민주당을 따라잡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국민이 통합당은 ‘대안정당’이 아니라는 판단을 내린 탓이다.


한마디로 ‘야당 패싱’을 당하는 상황에서도 “수적 열세로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며 무력감에 빠진 모습을 보이는 통합당에 대한 기대를 접은 것이다.


사실 ‘의회 독재’를 자행하고 있는 지금과 같은 민주당의 모습으로는 국민적 지지를 기대하기 어렵다. 제대로 된 야당만 만났다면 민주당 지지율은 벌써 반 토막이 났을 것이다.


야당을 잘 만난 탓에 그나마 지금의 지지율을 유지하는 것이다.


그건 통합당도 마찬가지다. 민주당의 일방독주를 견제하지 못하고 멍하니 지켜보고만 있을 뿐인데도 통합당 지지율은 반사이익으로 인해 조금씩이라도 오르고 있다.


결국, 통합당은 여당을 잘 만난 탓에 아무것도 안 해도 지지율이 오르는 혜택(?)을 입고 있는 셈이다. 그러니 ‘여야가 환상의 파트너’라는 비아냥거림이 나오는 것도 무리는 아닐 것이다.


이게 양당제의 극단적인 폐해다.


만일 제3정당이 있었더라면, 민주당과 통합당은 달라졌을 것이다. 다당제에선 상대의 실책만으로는 점수를 얻을 수 없기에 국민의 지지를 받기 위해 민주당과 통합당이 모두 민생정책 개발에 힘을 쏟았을 것 아니겠는가.


그런 의미에서 21대 국회에서의 제3당 소멸은 매우 불행한 결과가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작금의 현상이 결과적으로 제3당 부활의 신호탄이 될 수도 있다.


양당제에서 집권 여당과 제1야당이 어떻게 ‘파트너’가 되어 ‘적대적 공생 관계’를 유지하는지 유권자들은 21대 국회를 통해 확실히 알게 됐다. 내년 4월 재보궐선거에서 기회가 주어진다면, 제3의 후보에게 표를 몰아줄 가능성이 그만큼 커진 것이다. 다만 어려운 정치환경에서 ‘제3 세력’의 중심이 될 인물이 나타날 수 있을지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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