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상대는 박영선-선관위-김어준?

고하승 / gohs@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1-04-07 14:3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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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 고하승



모든 선거운동이 끝나고 이제 투표 결과만 기다리면 된다.


서울시장 보궐 선거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는 모르겠으나 이번 선거는 오세훈에겐 아주 힘겨운 선거였다. 그의 상대는 박영선 민주당 후보 한 사람이 아니었다. 선거관리위원회와 편향적인 방송으로 물의를 빚은 김어준 씨도 상대해야 하는 사실상 3대 1의 버거운 싸움이었다.


선관위는 투표일을 불과 하루 앞두고 느닷없이, 최근 5년간 오세훈 후보 배우자의 실제 납세액이 1억1997만9000원으로, 애초 선관위에 신고한 액수 1억1967만7000원과 다르다고 밝혔다. 약 30만 2000원의 세금을 더 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투표일에 이런 내용이 담긴 공고문을 서울 모든 투표소에 부착했다.


자칫 오세훈 후보가 세금을 누락한 것으로 오해할 수 있는 소지가 다분한 행위를 선관위가 한 셈이다.


사실 1억 2000만 원가량의 세금에서 30만 원이라는 액수는 누가 봐도 단순 착오에 의한 것이지 의도된 행위는 아니라고 판단하는 게 상식일 것이다.


더구나 그 착오도 오세훈 후보 배우자에게 책임이 있는 게 아니라 행정청의 잘못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행정청에서 이름을 전산에 기록하는 과정 중 오류가 발생해 오 후보의 배우자가 세금통지를 받지 못했기 때문에 체납 사실을 알 수 없었고, 뒤늦게 그 사실을 알고 즉시 세금을 냈다는 거다.


그런데도 선관위는 ‘세금 누락’ 오해 소지가 다분한 공고문을 투표 당일 모든 투표소에 부착했으니, 그 의도에 의구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


배준영 국민의힘 대변인이 “결국 선관위가 앞장서 오 후보 망신주기에 나선 것으로 사실상 오 후보 낙선운동을 하는 셈”이라며 “선관위가 민주당과 2인3각 경기를 하듯 한 몸으로 뛰고 있다”라고 한탄한 것은 이런 연유다.


선관위의 이해할 수 없는 결정은 이것 말고도 수두룩하다. ‘무능’‘위선’‘내로남불’이라는 표현을 현수막에 사용하지 못하게 한 것도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


김어준 씨의 편향적 방송 태도 역시 오세훈에겐 또 하나의 상대가 등장한 셈이다.


김 씨는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피해자가 지난달 기자회견을 열고 사회적 약자인 피해자가 '직접 겪고·듣고·아는 바를 증언한' 것에 대해 “정치 행위”라는 딱지를 붙이며 강하게 비판한 바 있다.


그런 그가 오락가락하는 증언을 한 생태탕 가족에 대해선 “용기 낸 사람”이라고 평가하는 이중성을 보였다.


오죽하면 ‘조국흑서’ 공저자이자 기생충학자인 서민 단국대 교수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투표해야 하는 이유’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편파와 조작. 날조로 논란이 끊이지 않던 ‘김어준의 뉴스공장’이 폐지되고 다음 주 4월 12일부터는 서민 씨가 진행하는 ‘기생충의 아침’이 그 자리를 대신한다”라는 조롱성 글을 올렸겠는가.


이는 프로그램 개편을 예고하는 형식으로 김어준 씨를 때린 것이다. 물론 서 교수는 ‘말이 그렇다는 거지 진짜 한다는 건 아닙니다’, ‘상상하는 것만으로 기분 좋지 않나요’라는 해시 태그를 덧붙이는 것으로 ‘조크’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만큼 김어준 씨의 방송은 편향적이었다는 것이다. 사실 이번 선거가 ‘생태탕’ 선거로 전락하는 데에는 김어준 씨가 크게 한몫을 했다. 그로 인해 유권자들은 ‘생태탕’과 ‘생떼탕’이라는 단어만 기억에 남을 뿐, 박영선-오세훈 두 후보가 어떤 공약을 내세웠는지는 알 수 없는 상태로 투표 현장에 가야 하는 지경에 이르고 말았다. 흙탕물 선거판을 만들어 정권에 등을 돌린 중도층이 투표를 포기하도록 만들려는 의도가 있는 게 아닌지 의심스러울 정도다.


이런 비정상적인 선거는 이번을 끝으로 막을 내려야 한다.


선거는 끝났다. 이제는 모두가 비정상을 정상으로 바로 잡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그런 차원에서라도 정치적 중립성을 상실한 선관위와 김어준 씨에게 그 책임을 엄중하게 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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