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농단 연루' 현직 부장판사 3명 1심 무죄

여영준 기자 / yyj@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0-02-13 14:5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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法, 검찰 주장 인정 안해
수사정보 유출 혐의 무죄
양승태 재판 영향 미칠듯

▲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는 13일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기소된 신광렬·조의연·성창호 부장판사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이날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신광렬·조의연·성창호 부장판사(왼쪽부터)가 1심 선고 공판을 마친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시민일보 = 여영준 기자] '사법농단 의혹' 사건으로 기소된 현직 판사들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유영근 부장판사)가 13일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신광렬·조의연·성창호 부장판사에게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이들은 2016년 '정운호 게이트' 당시 판사들을 겨냥한 수사를 저지하기 위해 영장 사건기록을 통해 검찰 수사상황과 향후 계획을 수집한 뒤 법원행정처에 보고한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신 부장판사는 서울중앙지법 형사수석부장판사, 조의연·성창호 부장판사는 영장전담 법관이었다.

사법부를 향한 수사 확대를 저지하기 위해 법원행정처의 지시를 받고 이들이 조직적으로 수사 기밀을 파악해 유출했다고 검찰은 판단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법원행정처 내부에서 수사 확대를 저지할 목적을 가지고 검찰을 압박할 방안을 마련해 실행하기에 이르렀다고 인정하기 어렵다"며 "신광렬 판사도 형사수석부장으로서 사법행정 차원에서 법관 비위와 관련한 내용을 행정처에 보고했을 뿐,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지시를 받고 부당한 조직 보호를 위해 수사 기밀을 수집해 보고하기로 마음먹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재판부는 신 부장판사와 조의연·성창호 부장판사 사이의 공모관계에 대해서도 "신 부장판사가 상세한 보고를 요청하자 응한 정황은 있으나, 영장재판을 통해 취득한 정보를 누설하기로 공모한 정황이라고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공모관계와 무관하게 신 부장판사가 법원행정처에 일부 내용을 유출한 것도 재판부는 죄가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신광렬 부장판사가 임종헌 전 차장에게 보고한 것과, 중앙지검 검사가 알려준 수사상황 등을 비교해보면 수사정보로서의 가치에서 본질적 차이가 있지 않다"며 "그 무렵 검찰이 언론을 활용해 수사 정보를 적극 브리핑하고, 비위법관에 대한 인사를 위한 사법행정에 협조해 상세한 내용을 알려준 정황을 보면 해당 수사정보가 비밀로서 보호할 가치가 크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오히려 이 정보는 사법 행정상 필요나 사법신뢰를 높일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보고로 용인될 범위에 있다고 재판부는 설명했다.

이날 신 부장판사는 "현명한 판단을 해 주신 재판부에 경의를 표한다"고 짧은 소감을 밝혔다.

사법농단 관련 사건에 대해 1심 선고가 나온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앞서 유해용 변호사(전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가 특정 재판의 진행 상황을 유출한 혐의로 기소됐으나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이어 현직 법관 중 처음으로 신광렬·조의연·성창호 부장판사에 대한 선고가 이뤄졌으나 법원은 무죄를 선고했다.

이들의 혐의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고영한 전 법원행정처장, 임종헌 전 차장 등의 공소사실에도 포함돼 있다.

이날 재판부가 사법부 내부에서의 공모관계를 전체적으로 모두 부정한 만큼, 양 전 대법원장 등의 사건 결론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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