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선을 향한 레이스

시민일보 / siminilbo@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0-11-29 08:4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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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서부소방서 예방총괄팀장 이일희
 
매년 한해를 마무리하는 계절이 왔습니다. 온 몸에 스미는 차가운 공기를 차단하기 위해 장롱에 정리해두었던 멋진 코트를 꺼내입고, 길거리에서 고소한 냄새를 풍기는 붕어빵을 사기위해 안쪽 주머니에 현금 3천원을 넣고 다녀야 하는 쌀쌀한 계절이 다가왔습니다.

각자 겨울을 만끽하기 위한 여러 가지 방법이 있겠지만 저는 겨울 산행을 즐기는 편입니다. 겨울이 돼서야 비로소 보이는 겨울산의 속살과 눈으로 덮힌 겨울산은 걸작 그 자체입니다.

겨울은 이처럼 맛있는 길거리 음식이 생각나고, 아름다운 전경이 펼쳐지는 아름다운 계절이지만 우리 소방관들에게는 화재가 가장 많이 발생하고 그로인해 인명피해 또한 늘어나는 두 얼굴의 계절이기도 합니다.

농부가 가을에 수확할 벼를 심는 것처럼 11월은 소방관이 겨울화재에 대비하여 국민들을 대상으로 각종 화재예방 캠페인, 겨울철 화재안전대책을 추진하는 계절인데, 오늘은 화재출동 중인 소방차를 보면 골든타임 확보를 위해 국민여러분들께서 양보운전을 부탁드리는 소방차 길터주기에 대해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말끔하게 포장된 도로에서 결승선을 향해 달리는 여느 자동차 경주와는 다르게 출동중인 소방차는 급변하는 도로 상황에서 각종 장애물을 피하며, 때로는 역주행을 하면서 까지 죽음이라는 사선을 넘나들면서 레이스를 하루에도 수십번씩 하고 있습니다.

소방차의 빠른 도착이 꺼져가는 생명을 살리는 길이며, 더욱 커질 수 있는 피해를 줄이는 방법이기에 우리는 항상 죽음과 레이스 경쟁을 펼치고 있습니다. 이런 레이스에서 항상 승리하는 건 아닙니다. 최근 이슈가 됐던 구급차를 막은 택시기사 사건과 비슷하게 각종 재난현장에서 불법 주정차된 자동차들과 마주하게 되고, 소방차 전용구역에 주차된 차량들로 인해 원활한 소방활동에 방해를 받기도 합니다.

이런 죽음과의 레이스에서 승리하기 위해 우리는 소방차량을 보면 양보해달라고 소방차 길터주기 운동을 범 국민적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성숙한 운전문화 정착을 위해 여러모로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소방차에 길을 터주는 것은 생명의 길을 터주는 것과 같습니다.

‘행복을 주는 사람’이라는 노래의 가사중 “내가 가는 길이 험하고 멀지라도 그대 함께 간다면 좋겠네”처럼 우리는 위험하고 험난한 길 일지라도 소방차를 기다리는 누군가를 위해 가야하지만 국민여러분들께서 소방차 길터주기 운동에 동참하여 함께 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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