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구는 생명의 문, 생명의 문을 지켜주세요

시민일보 / 기사승인 : 2019-12-11 15:2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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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오산소방서 소방안전특별점검단 이한영

2017년 12월21일 제천 스포츠센터에서 발생한 화재는 소중한 29명의 생명을 앗아갔고 총 69명의 사상자와 약 20억 3500만원 상당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아수라장이 된 참혹한 현장은 대중사우나, 헬스클럽, 음식점 등 우리가 수시로 이용하는 일상생활 공간이라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제천 화재현장 사망자 중 20명이 여자사우나에서 발생했고 이들은 비상구가 선반에 막혀있어 비상구를 찾지 못한 채 출입구 부근에서 다수가 사망했다. 이에 반해 3층 남자사우나에서는 이발사가 비상구로 안내해 모두 대피했다. 결국 화재발생 당시 현장에서 이들의 생사를 가른 것은 바로 비상구였다.

모든 사물은 무관심하면 차츰차츰 사라지거나 존재감이 없어져 사물 본연의 가치와 기능을 상실하게 된다. 비상구 역시 사용자들의 무관심과 소홀함으로 인해 점점 우리의 시야에서 사라지고 있는건 아닌지 우리 주변을 돌아보자. 비상구에 설치된 도어클로저 제거 또는 고임목 설치, 비상구 주변 선반 및 장애물 방치 등 우리가 평상 시 눈으로 보고도 무심코 지나버린 피난시설 안전관리의 소홀함이 제2의, 제3의 제천 스포츠센터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절대 잊어서는 안 된다.

제천화재를 계기로 소방기관에서는 조직개편을 통해 소방패트롤팀을 결성했고 3대 불법행위(비상구 폐쇄, 불법주ㆍ정차, 소방시설 차단) 근절을 위한 불시단속을 강화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비상구 폐쇄행위가 불법행위임을 인지하지 못하거나 불법행위를 하고도 잘못을 인정하기는커녕 도리어 단속 공무원을 질책하며 민원을 제기하는 사례도 있다.

이러한 불법행위는 소방기관의 단속만으로는 근절에 한계가 있음을 인식하고 경기도에서는 비상구 안전관리를 위한 ‘비상구신고포상제’를 운영하고 있다.

‘비상구신고포상제’는 비상구 폐쇄 등 불법행위를 신고하는 사람에게 적정한 포상을 부여함으로써 소방시설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을 유도하고 시설관계자에게는 경각심을 일깨워 화재 시 비상구 폐쇄 등으로 인한 인명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현재 1개월 이상 경기도에 거주한 사람은 누구든지 비상구 폐쇄 등 위반행위를 발견할 경우 신고서에 증명자료를 첨부해 방문ㆍ우편ㆍ팩스ㆍ정보통신망 등의 방법으로 신고대상이 소재하는 관할 소방서에 직접 목격한 위반행위에 대하여 48시간 안에 신고하면 예산의 범위 내에서 1회당 5만원의 신고포상금을 현금으로 지급한다는 내용의 경기도 비상구 폐쇄 등 위법행위 신고포상제 운영 조례가 개정ㆍ시행 되고 있다.

비상구는 생명의 문이다. 화재가 발생했을 때 최소한의 안전장치인 비상구를 폐쇄하는 행위는 결과적으로 인명피해로 이어지는 살인행위이다. 비상구 신고 포상제도의 근본적인 취지를 이해하고 우리 스스로 안전 확보의 지킴이라는 자세로 주변의 위험요소를 제거할 때 생명의 문은 항상 열려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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