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아들, ‘법’이 아니라 ‘공정’의 문제다

고하승 / gohs@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0-10-06 15:3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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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 고하승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서모씨의 군 복무 특혜 의혹은 ‘법(法)’의 문제가 아니라 ‘공정(公正)’의 문제다.


그것이 비록 법률적으로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해도 우리 국민, 특히 젊은이들이 소중하게 여기는 ‘공정’의 가치에 맞지 않는 행위가 있었다면, 추 장관은 공직자로서 비난받아 마땅하다.


국민이 알고자 하는 지점도 바로 그것이다. 즉 추 장관 아들의 휴가 특혜의혹에 대한 위법 여부가 아니라. 그 과정이 과연 공정했느냐는 것이다.


그 사실을 파악하려면, 국방부 국정감사에 관련자들이 나와 당시 상황에 대해 정확하게 증언을 해주어야 한다.


다행스럽게도 서씨가 카투사로 복무할 당시 주한 미8군 한국군 지원단장이던 이철원 예비역 대령과 의혹을 처음 제기한 당시 당직 사병 현모씨 등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기꺼이 본인들이 직접 국정감사장에 나와서 증언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한다. 


그런데도 더불어민주당의 반대로 증인은 단 한 명도 채택되지 않았다.


야당의 증인채택 요구를 ‘소 닭 보듯’ 무시해 버린 것이다. 법적으로 무혐의로 결론 났다는 게 이유다.


그들이 주장하던 ‘공정의 가치’는 아예 안중에도 없다는 태도다. 


오죽하면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180석 의회 독재의 결과"라고 꼬집었겠는가.


민의의 전당인 국회는 당연히 국민을 대신해 국민적 관심사를 묻고 그 진실을 밝힐 의무가 있다. 검찰의 ‘무혐의’ 판단이 공정의 가치에 반하는 행위까지 덮어주는 것은 아니다. 단지 위법성이 없다는 판단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그마저도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설사 검찰의 판단이 맞는다고 해도 그것이 국회 증인채택을 거부할 합당한 이유가 될 수는 없다.


그런데도 민주당은 막무가내다.


국방위 야당 간사인 한기호 국민의힘 의원이 민주당의 일방적인 단독 진행에 반발해 간사직을 사퇴하겠다고 하는데도 ‘할 테면 하라’는 식이다.


실제로 민주당은 이날 국방위 전체회의를 소집해 국정감사 계획서를 단독으로 채택하겠다며 으름장을 놓았고, 수적열세인 국민의힘은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다.


국감계획서를 먼저 채택하고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일인 7일 전까지 여야 간사가 증인신청에 대해 원만하게 합의하자는 민홍철 국방위원장의 중재가 받아들여진 것이다. 민주당의 반대로 증인채택이 ‘0명’인 상황에서 또 하루 더 시간을 연장한다고 해서 새롭게 증인채택이 이루어질 가능성은 사실상 0%다. 그걸 알고도 수적으로 열세인 야당은 그 중재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이게 과연 바람직한 현상인가.


문재인 정부 국정운영의 최대 슬로건은 누가 뭐래도 ‘공정사회 실현’이다. 문 대통령 스스로 그렇게 말해 왔다. 실제로 문 대통령은 최근 '제1회 청년의 날' 행사에서 기념사를 통해 "공정은 촛불혁명의 정신이며, 다 이루지 못할 수는 있을지언정 우리 정부의 흔들리지 않는 목표"라고 밝힌 바 있다. 문 대통령은 당시 '공정'이란 단어를 37번이나 언급하기도 했다.


하지만 문 대통령과 정부·여당의 공정 실현에 대한 국민 여론은 싸늘하다.


경향신문 창간 74주년 기념 여론조사 결과 우리 국민 10명 가운데 6명은 "한국은 불공정 사회"로 규정하고 있다.


추미애 아들 특혜의혹과 같은 문제들에 대해 “위법 사항이 아니니, 특혜가 있더라도 잘못이 아니다”라는 식의 태도를 보이니 국민이 ‘불공정 사회’로 규정짓는 것도 무리는 아닐 것이다.


이래선 안 된다. 공직자에겐 법보다 ‘공정의 가치’는 물론 높은 수준의 도덕성이 요구되는 건 당연한 일이다. 그런 국민의 요구를 충족시킬 자신이 없으면 공직에서 물러나는 게 맞다.

 

민주당도 그런 차원에서 증인채택 문제를 재고해 주기 바란다. 증인 없는 국감은 ‘앙꼬 없는 찐빵’ 아닌가. 아울러 야당은 이번 국감을 정당지지율을 끌어 올린 기회로 여기고 정쟁의 장으로 변질시키는 일이 없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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