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도 ‘레임덕’ 예외 없다

고하승 / gohs@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1-04-05 15:3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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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 고하승



지난 지방선거와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 후보들은 너나없이 모두가 '문재인 마케팅'을 활용했다.


하지만 이번 4,7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는 그런 기류에 변화가 생겼다. 후보들은 물론 집권당마저 문재인 대통령과 거리를 두는 모양새다. 이를 두고 ‘레임덕(권력 누수 현상)의 신호탄’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로 올해 1월 24일 문 대통령 생일 때만 해도 페이스북을 통해 “대한민국은 문재인 보유국이다. 벌써 대통령님과 국무회의에서 정책을 논하던 그 시간이 그립다”라고 전했던 박영선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의 선거운동에서 ‘대통령’은 사라져버렸다.


민주당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인 노웅래 최고위원은 최근 YTN 라디오에 출연해 ‘유세 현장에서 민주당이 문 대통령을 언급하는 것이 사라졌다’라는 지적에 “지금은 대통령 얘기를 할 때가 아니다”라고 답했다.


대통령 국정 지지율이 30%대로 폭락하고, 민심 이반 현상이 심화하면서 선거 현장에선 문재인 대통령의 ‘문’자도 나오지 않게 된 것이다.


그런데 이런 현상은 문재인 대통령에게서만 나타나는 특이 현상이 아니다.


통상 대통령 국정 지지도가 35% 아래로 떨어지면 레임덕 신호로 본다. 30%대마저 무너지고 20%대로 주저앉으면, ‘데드덕(권력 공백 현상)’으로 사실상 정권이 ‘사망선고’를 받은 것으로 본다.


그렇게 되면, ‘레임덕’ 상황에서 그나마 정권의 눈치를 보며 복지부동하던 공무원들이 적극적으로 차기 정권에 ‘줄 대기’를 하면서 정권 핵심부 정책에 반기를 드는 것은 물론 잇단 양심선언으로 권력 공백기인 ‘데드덕’에 접어들게 되는 것이다. 정권 끝난 다음 뒤탈이 겁나기 때문이다.


6공화국이 들어선 87년 체제 이후 역대 대통령들이 모두 임기 말 그런 ‘레임덕’에 빠져 고난의 시기를 보내야 했다. 제6공화국 출범 이래 직선제로 선출된 최초의 대통령인 노태우를 비롯해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 문재인까지 단 한 사람도 예외가 없었다.


대통령이 인기 없으면 집권당에선 대통령과 선을 긋게 되고, 심지어 탈당을 요구하는 목소리까지 나오게 된다. 6공화국 대통령 가운데 MB를 제외한 모든 대통령이 탈당을 한 것은 그런 연유다. 문재인 대통령 역시 그런 불행한 길을 걷게 될지도 모른다.


실제 탈당의 첫 테이프를 끊은 노태우 이후 대통령의 임기 말 탈당은 정해진 절차와도 같았다. YS는 아들 비리 문제로 임기 말 궁지에 몰렸고, 결국 대선 한 달을 앞두고 들떠밀리듯 여당을 떠나야만 했다. DJ 역시 임기 말 세 아들 비리 의혹과 ‘이용호 게이트’등으로 지지율이 급락하면서 2002년 5월 ‘동지’들의 탈당 요구를 받아들여 새천년민주당을 떠났다.


노무현도 열린우리당이 각종 선거에서 연전연패하고, 지지율이 급락하자 친노계를 제외한 다수 의원의 탈당 요구에 굴복해 결국 2007년 2월 자신이 만든 열린우리당을 탈당해야만 했다.


박근혜는 ‘최순실 사태’로 집권당을 탈당한 것은 물론 탄핵까지 당하는 불명예를 안았다. 문재인 역시 임기 말이나 임기 후 그의 안위를 보장하기 어려운 상태다.


이게 제왕적 대통령제가 안고 있는 극단적 폐해 가운데 하나다.


누가 대통령 되더라도 임기 말이면 단 한 사람도 예외 없이 ‘레임덕’에 빠져 고난의 시기를 보내야 한다면, 이는 ‘사람’이 문제가 아니라 ‘제도’가 문제인 것이다.


이제는 제왕적 대통령제 유지를 통해 자신들의 기득권을 지키려는 패권 양당 세력에 맞서 ‘분권형 개헌’의 깃발 아래 새로운 개혁 세력이 모일 때가 되었다.


모든 대통령이 불운한 임기 말을 보내야 하는 체제, 패권 양당이 적대적 공생 관계로 자신들의 기득권을 유지하는 체제인 87년 낡은 6공화국 체제를 무너뜨리고 새로운 ‘제7공화국’을 건설할 때가 되었다는 말이다.


차기 유력 대선주자로 떠오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물론 다른 그 누구라도 ‘제7공화국’ 건설을 공약하고 나선다면, 소속 당과 상관없이 기꺼이 그를 지지할 용의가 있다.


6공화국 문재인 정권의 위선과 무능, 내로남불에 신물 났기에 ‘제7공화국’은 더욱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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