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에게 ‘호남통합 +α’ 맡겨라

고하승 / 기사승인 : 2020-02-11 15:3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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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 고하승

 



호남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바른미래당·대안신당·민주평화당이 제3지대 통합을 위해 11일 끝장 토론에 들어갔지만 국민은 그다지 기대하는 분위기가 아닌 것 같다.


이른바 ‘플러스알파(+α)’에 대한 기대감이 희박한 탓이다.


이날 오전 11시 국회 귀빈식당에서 3당 통합추진위원회는 1차 회의를 갖고 신속한 통합 의지를 표명했다. 바른미래당에선 박주선. 임재훈 의원이, 대안신당에선 유성엽 의원과 황인철 사무부총장이, 민주평화당에선 유성엽 의원과 김종배 광주시당위원장이 각각 참석했다.


이들은 4·15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 자유한국당에 이어 기호 3번 정당의 위치를 굳히겠다는 각오다.


만일 오는 15일 전까지 통합에 성공하면, 원내교섭단체 지위를 회복해 선거관리위원회가 지급하는 최대 86억원의 국고보조금(경상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전쟁 같은 선거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총알(선거비용)’을 충분히 비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게 전부다.


정치공학적인 호남통합만으로는 지역 유권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국민의 공감대를 얻기도 어렵다. 정치권의 반응도 싸늘하다.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갈릴 때는 무엇 때문에 갈렸고, 이제 다시 또 통합한다는 게 잘 납득이 가지 않는다"면서 "무엇을 지향하는 지도, 무엇을 위해 통합하는 지도 모르겠다"고 평가절하 했다. 


전북 군산을 지역구로 두고 있는 김관영 무소속 의원도 같은 날 오전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과 진행한 인터뷰에서 “수도권 기반도 없고 정치 공학적 계산 말고는 호남에 왜 경쟁구도가 필요한지, 왜 통합이 필요한지에 대한 국민의 공감대가 형성되기에는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대체 그 이유가 무엇일까?


가장 큰 문제는 대안신당이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통합할 당시 통합에 반대해 떨어져 나간 세력이 민주평화당을 창당했다. 그것까지는 이해할 수 있다. 그런데 그 가운데 일부가 민주평화당에서 떨어져 나가 대안신당을 만든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4.15 총선을 앞두고 공천권에 눈이 먼 것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따라서 호남통합 논의과정에서 대안신당은 침묵을 유지하는 게 옳다.


적어도 그런 반성의 모습을 보여야만 호남 유권자들이 통합의 진정성을 인정하고 호응해 줄 것 아니겠는가. 그런데 불행하게도 제일 말 많은 쪽이 대안신당이다. 통합논의 과정에서 어깃장을 놓는 발언을 하는 인사들 대부분이 대안신당 소속 의원들이다. 탐욕이 그들의 마음속에 자리하고 있는 탓이다. 국민이 그걸 모를 리 없다. 그런 대안신당이 주도하는 호남 통합에 국민은 박수를 보낼 리 만무하다. 되레 불신의 눈으로 바라볼 것 아니겠는가.


결과적으로 그런 통합은 ‘시너지 효과(synergy effect, 하나의 기능이 다중으로 이용될 때 생성되는 상승효과)’를 내기는커녕, 오히려 지금의 바른미래당 개별정당의 지지율보다도 더욱 낮아지는 ‘링겔만 효과(Ringelmann effect, 집단 속에 참여하는 개인의 수가 늘어갈수록 성과에 대한 1인당 공헌도가 오히려 떨어지는 현상)’가 나타날 가능성이 농후하다.


그런 통합이라면 차라리 아니하는 게 백번 낫다. 


그러면 어떤 통합이 이루어져야 하는가. 지분 나누기가 아닌 국민에게 감동을 주는 통합이 돼야 한다. 그것은 ‘호남 +α’가 있는 통합, 즉 중도 외연확장이 가능한 통합을 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걸 가장 잘 할 수 있는 사람에게 역할을 맡기면 된다. 그 적임자는 누가 뭐래도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다. 이미 손 대표는 신년기자 간담회에서 "203040세대 50% 이상 공천"을 약속하는 등 외연학장에 대한 구체적인 청사진을 제시한 바 있다. 단순히 장밋빛 청사진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물밑에선 ‘세대교체 작업이 상당히 진행되고 있다. 그동안 유명무실했던 대학생위원회를 새롭게 정비하고 조만간 중앙당 위원장과 각 시.도당 위원장을 임명할 계획이라고 한다. 뿐만 아니라 미래세대가 준비하는 각 정당과도 상당한 물밑교류가 진행되고 있다는 소식이다. 최근에는 소상공인당이 손 대표에게 초청간담회를 제안하는 등 제3지대에 있는 제반세력들이 손 대표 중심으로 모여드는 양상이다.


이들 당 밖 신진 정치세력들은 지난 10개월 간 유승민 일파와 안철수계 의원들이 연합군을 형성해 당내에서 쿠데타를 일으켰음에도 조금도 흔들림 없이 당 대표 자리를 꿋꿋하게 지켜낸 것을 지켜보았을 것이고, 그런 손학규의 의지에 감흥을 받았기에 이런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일 게다.


특히 유승민 일파가 자유한국당에 사실상 ‘백기투항’하는 모습을 보면서 그런 손학규에 대한 신뢰는 더욱 커졌을 것이다. 그런데 일부 언론보도에 따르면 대안신당 몇몇 인사가 이런 자원을 활용하기는커녕 되레 자신들의 탐욕을 충족시키기 위해 그를 밀어내려한다고 하니 역겹기 그지없다. 이런 ‘죽음의 통합’을 할 바에야 손학규는 차라리 이쯤에서 통합논의를 중단하고 당의 생존을 위한 ‘미래세대’와의 통합을 먼저 추진하는 게 낫다는 판단이다.


거듭 말하지만 호남통합에 진정성을 보이려면, 대안신당은 모든 탐욕을 내려놓고, ‘+α’에 대한 기대감을 높일 수 있는 손학규에게 전권을 부여하라. 그래야 중도도 살고, 호남도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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