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제2의 유승민’ 노릇을 하는가

고하승 / 기사승인 : 2020-02-12 15:4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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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 고하승

 



호남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바른미래당·대안신당·민주평화당 간의 통합이 과연 이 시점에서 필요지 의문이다.


정말로 3당 통합으로 만들어지는 ‘호남통합신당’이 과연 시대 요청에 부응한 정당인가.


이런 의문 앞에 마주한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의 태도는 단호하다.


그건 올바른 길이 아니라는 것이다.


실제로 손 대표는 외연확장 없는 호남통합 논의에 대해선 분명하게 선을 긋고 나섰다.


손 대표는 1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미래세대가 주체가 돼 낡은 정치구조를 개혁하는 구도를 만들지 못하면 제3지대 통합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며 "단순히 기성정치인의 의석수를 몇 개 늘리기 위한, 인위적인 이합집산은 공멸의 길이자 한국 정치의 미래를 어둡게 할 뿐"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젊은 미래세대가 우리 정치의 주역이 되도록, 그들에게 이번 총선의 주도권을 넘겨줄 때 당 대표로서 저의 역할은 거기까지"라고 못 박았다.


손 대표는 전날 열렸던 통합추진위원회 회의에 대해선 "정치적 상황으로 인해 타당과의 통합을 병행 추진하게 됐지만, 정치적 이합집산이나 공학적인 결합에 그쳐서는 안 된다"며 "정치구조 개혁, 세대교체가 중심과제가 될 때 비로소 통합이 그 의미를 갖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많은 사람이 이번 통합이 지역주의 정당을 우리 정치에 다시 등장시키는 결과가 되지 않을까 큰 우려를 하고 있다. 지역 정당으로 전락할 것이면 통합을 안 하는 것이 낫다"며 "저는 저에게 주어진 마지막 정치적 사명, 세대교체를 통한 정치 구조 개혁을 위해 저의 신념을 바치겠다. 지역이 아닌, 세대교체 통합이 저의 마지막 소명“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것이 다당제 연합정치의 첫걸음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손 대표의 이런 입장은 확고하다. 이를 위해 그동안 온갖 시련에도 굴하지 않고 꿋꿋하게 당을 지켜왔던 것이다.


첫 번째 시련은 지난해 4월 발생한 유승민 일파의 쿠데타다. 유승민 의원을 비롯한 바른정당 출신 의원들이 쿠데타를 일으켰고, 거기에는 탐욕스런 안철수 일파도 일부 가담했다. 그들은 당내에 젊은 혁신위를 구성했음에도 시종일관 ‘손학규 퇴진’만을 외쳐댔다. 당권을 장악한 후에 자신들의 몸값을 올려 자유한국당에 들어가려는데 손학규가 걸림돌로 작용한 탓일 게다.


그러나 손학규는 조금도 흔들림이 없었다. 결국 당권장악에 실패한 유승민 일파는 떨어져나가 한국당과의 통합 협상용 창구로 새로운보수당을 창당했고, 조만간 양당이 통합을 한다고 한다. 결과적으로 당을 지킨 손학규가 옳았던 것이다.


하지만 손학규의 시련은 그게 끝이 아니었다. 


지금은 일부 호남 지역 의원들이 ‘제2의 유승민’ 노릇을 하고 있다. 실제로 몇몇 호남 출신 의원들은 유승민 의원처럼 주구장창 ‘손학규 퇴진’만을 외치고 있다. 그 모양새가 참으로 가관이다.


유승민이 혁신 전제조건으로 아무 연관성이 없는 손학규 퇴진을 주장하듯이 그들 역시 호남통합의 조건으로 손학규 퇴진을 들고 나오고 있다. 그러나 유승민이 주장하는 혁신과 손학규 퇴진은 아무 연관이 없듯이 그들이 요구하는 호남통합과 손학규 퇴진 역시 아무 연관성이 없다. 되레 호남 지역의 3당 인사들 가운데 호남에서 가장 지지율이 높은 정치인이 손학규라는 점에서 그들의 주장은 어설프기까지 하다.


실제로 몇몇 호남 의원들은 ‘미래세대’와의 통합을 강조하는 손 대표를 밀어내기 위해 ‘2차 탈당’을 운운하는 등 노골적인 추태를 부리고 있다.


그들에게 있어서 정치발전은 아예 안중에도 없는 것처럼 보인다. 오로지 자신들의 금배지에 눈 먼 사람들처럼 여겨질 정도다.


그렇다면 손 대표는 그런 사람들의 욕심을 채워주는 형태의 통합논의를 중단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판단이다.


국민 앞에 약속한 ‘세대교체’를 완성하는 그날까지 당 대표직을 유지하면서 당당하게 나아가라. 설사 금배지에 눈 먼 자들이 모두 그의 떠나가는 한이 있더라도 그 자리를 지키고, 약속을 반드시 이행하라. 그러면 유승민 일파의 보수통합으로 손학규가 옳았다는 사실이 입증되었듯, 훗날 역사가 반드시 세대교체를 완성한 손학규를 재평가하는 날이 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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