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정업 ‘직업화는 이미 진행 중’ 그 법제화 추진에 부치는 두 가지 제언

시민일보 / siminilbo@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0-09-14 15:4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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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탐정업 ‘등록제(보편적 관리제)’에 ‘개괄주의 업무 범위(절대금지 제시)’ 바람직

 김종식 한국민간조사학술연구소장

김종식 한국민간조사학술연구소장

‘탐정업의 업무영역에 속하지만 금지되지 않는 업무를 수행하는 것은 불가능하지 않다’는 헌법재판소의 판시(2018.6.28)와 ‘탐정(업) 직업화를 긍정’한 경찰청의 행정해석(2019.6.17. ‘탐정학술지도사’ 등 탐정업 관련 민간자격 등록수리), 신용정보법 개정에 따른 ‘탐정 호칭사용 가능(2020.8.5)’ 등 탐정(업) 관련 ‘금지의 해제’로 우리나라에서도 이제 ‘탐정사무소’를 파출소 보듯 쉽게 만나 볼 수 있게 됐다.

하지만 ‘탐정업을 허용한다’는 명시적 법문은 아직 어디에도 없다(탐정업의 직업화와 법제화는 별개의 문제). 이와 관련 ‘법적 뒷받침 없는 직업화’가 진행되고 있어 불안해 보인다는 지적과 함께 ‘탐정업의 조속한 법제화’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비상경제중앙대책본부 와 경찰청도 내년 상반기까지 법제화를 이루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지만 그 [관리 방식]을 ‘공인제(소수 인원 선발제)’로 하느냐, ‘등록제(등록만으로 탐정업을 가능케 하는 보편적 관리제)’로 하느냐의 문제와 [탐정의 업무 범위]를 할 수 있는 일 만을 획정(劃定)하는 ‘열거주의’로 하느냐, 절대해서는 않되는 일 만을 정해 두는 ‘개괄주의’로 정하느냐를 두고 고민이 깊으리라 본다.

이는 현재 탐정업 종사자나 향후 탐정업을 생업으로 삼아 보겠다는 사람들의 최대 관심사이자 한국형 탐정업의 안착과 미래를 결정 짓는 중대사 이기도 하다. 이에 필자는 30년 탐정학술연구자의 입장에서 ‘탐정업의 관리 방식’ 및 ‘탐정(업)의 업무 범위’와 관련된 견해를 입법 관계자 등에게 아래 두 가지를 거듭 제언(提言)해 두고자 한다.

- 탐정업 관리 방식 ‘공인제(선발제)’ VS ‘등록제(보편적 관리제)’

지금 우리는 몇몇 사람에게 ‘공인탐정’이라는 명찰을 달아주는 일보다 ‘음성적 탐정의 위태성 일소’에 방점을 두는 ‘등록제(탐정업을 빠짐없이 등록하게 하고 이를 보편적으로 관리하는 체계)’가 더 긴요함을 세 가지 측면에서 말해 두고 싶다.

첫째, 인류의 역사와 함께 날로 진화하고 있는 다양한 형태의 ‘음성적 탐정’이 ‘공인제 탐정법 만든다하여 사라질리 만무하다’는 점이다. 미국, 호주 등 공인탐정제를 채택하고 있는 나라의 경우에도 비공인탐정들의 음성적 탐정활동(탐정활동의 일반화 현상) 만연으로 공인탐정제 본래의 취지나 공인탐정의 특별함(존재감)이 날로 퇴색하고 있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일본의 경우에도 1880년대부터 2006년 까지 126여년간 탐정업을 무규제(자유업) 상태로 용인하면서 그 업태를 살펴 본 결과 ‘탐정업은 남모르게 진행되는 음습한 특성을 지니고 있어 공인(公認)할 대상이 아니라 어느 시대건 관리(적정화)해야 할 대상으로 삼는 것이 옳다’는 결론을 도출, ‘공인제 탐정법 논의’를 평가절하하고 ‘등록제(탐정업 업무 적정화에 관한 법률)’를 결단한 바 있다.

둘째, 우리가 탐정업 법제화의 일환으로 ‘공인탐정법(공인탐정)’ 제정에 함몰되면 자칫 우스갯거리가 될 수 있음을 말해 두고 싶다. 이유인 즉 ‘탐정(探偵)’이란 명칭은 영어 ‘Private Investigator(PI)’를 일본에서 자신들의 풍토에 맞게 한자로 번안하여 자국의 민간조사원(민간조사업)에 대해 붙인 호칭이다. 하지만 ‘탐정’이란 용어를 만든 그들마저 ‘탐정(업)은 활동 패턴에 통일성이 없는 존재’로 여겨 ‘탐정업 업무 적정화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여 탐정(업)을 ‘적정화의 대상’으로 관리하고 있지 않은가!

그러한 ‘탐정’ 호칭앞에 우리가 생뚱맞게 ‘공인(公認)’이라는 월계관까지 씌운 ‘공인탐정법’을 제정하여 대한민국의 법전에 올리려 한다면 그야말로 ‘망신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탐정들에 대한 업무 가이드라인, 교육, 징벌 규정 등 일탈 방지 장치는 공인탐정법이 아닌 탐정업 업무 관리법(탐정업 등록제 법률)을 통해서도 얼마든지 실현이 가능하다.

셋째, ‘공인탐정법’ 제정 추진은 당면한 일자리·일거리 만들기 정책과도 정면으로 배치된다. ‘개별법을 침해하지 않는 탐정업은 불가능하지 않다’는 헌법재판소의 판시(2018.6) 이후 이어진 경찰청의 행정해석, 신용정보법상 탐정업 관련 금지의 해제 등에 힘입어 이미 탐정업을 전업 또는 겸업이나 부업으로 삼고 있는 종사원의 수가 8000여명에 이르고 있는데(한국민간조사학술연구소), 이들의 생업을 무시한 채 소수 인원 선발 방식의 공인제 법률을 덜컥 제정할 경우 어떤 혼란이 야기될까?

만약 ‘공인탐정법’으로 한 해에 500여명의 탐정이 선발될 것을 가정할 경우 하루 아침에 7500여명이 일거리를 잃게 됨은 물론 그간의 투자비용을 날리게 된다. 이들이야 말로 또다시 ‘음성적 탐정의 길’로 들어 설 수 밖에 없으리라 본다. 이에 반해 ‘탐정업 업무 관리법(등록제 법률)’ 제정으로 탐정업이 보편적 직업으로 안착할 경우 3만여명의 일거리(년 3조원 규모의 시장) 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업계와 학계는 내다보고 있다.

- 탐정업 업무의 범위 ‘열거주의 VS 개괄주의’

세계적으로 탐정(업)의 업무 범위를 정함에는 ‘법률로 열거한 일’만 할 수 있게 하는 열거주의(포지티브·Positive)형과 ‘하지 말라고 금지된 것 외에는 포괄적으로 허용’하는 개괄주의(네거티브·Negative)형으로 대별된다. 최근 우리 사회에서도 탐정(업)의 직업화 진행 및 법제화 논의와 때를 같이하여 ‘탐정(업)의 업무 범위’를 어떤 모델로 설정함이 옳을지에 의견이 분분하다. 이와 관련 필자는 ‘탐정업의 업무 범위를 명료하게 획정(劃定)해 두면 탐정의 일탈을 방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는 견해(열거주의)의 나이브(naive)함과 그 위태성을 지적해 두고자 한다.

탐정(업)의 업무는 일반적으로 암암리에 진행되는 특성상 ‘그들이 어디에서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누구도 알 수 없다’는 점에 우선 주목해야 한다. 즉, 탐정업무의 진행 과정을 추적하거나 밀착 감독하는 일은 홍길동의 행적을 쫓는 일보다 지난(至難)하다는 얘기다. 이러한 탐정업에서 ‘탐정들은 획정 되어진 이 일만 해야한다’는 열거주의 법문이 엄수되리라 보는가? 또한 입법기술상 탐정업의 업무를 수십 수백가지로 세분하여 낱낱이 획정할 수 있겠는가? 또 그들의 업무가 획정된 범주 내에서만 이루어 지고 있는지 확인 할 인력이나 방도는 있는가?

이런 점에 연유하여 탐정(업)의 업무 대상이나 범위를 획정해 두는 ‘열거주의 입법’은 ‘탐정업의 위태성 최소화’라는 본래의 취지와는 달리 그 법률이 공포되는 순간 ‘있으나 마나한 법률’로 전락될 것임이 불보듯 뻔하다는 게 탐정(업)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사람들의 대체적 시각이다. 이러한 ‘탐정업의 특질’을 감안하여 일본·영국·프랑스 등 탐정제를 안착시킨 대부분의 선진국들은 탐정업의 업무 범위와 관련하여 그 범주를 법률로 열거하는 방식 대신 ‘최소한 해서는 안 될 일(절대적 금지)’만을 제시하고 있는 가운데 광범한 업무 영역을 틈탄 일탈이나 문란행위가 노정되면 개별법(個別法)으로 즉각 대응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세계적 탐정 대국으로 불리는 일본의 경우 ‘탐정업 업무의 범위’를 열거하지 않고 ‘탐정업 업무의 적정화에 관한 법률 제6조(탐정업무 실시의 원칙)’를 통해 ‘탐정업은 타인의 사생활 등 권익을 침해하거나 개별법을 위반하여서는 아니된다’는 규정을 업무의 기준이자 업무의 범위로 제시하고 있다. 즉 타인의 권익을 침해하지 아니하거나 개별법에 저촉되지 않는 일은 일단 탐정업의 업무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애기다. 이러한 개괄적인 업무 범위 제시는 일견 허술하게 보일 수도 있으나 실제 너무나도 명료한 업무 범위의 제시라 하겠다. ‘불법행위 하지 말고 탐정업 하라’는 애기다. 얼핏 느슨한 규정 같지만 ‘불법하면 모두 처벌하겠다’는 확고한 의지와 개별법의 엄중함을 느끼게 하는 법제(法制)이다.

미국의 경우 대개의 주(州)가 외형상 탐정업무의 범위를 명문화하는 열거주의를 취하고 있으나 그 허용 범위가 만능(萬能)에 가까우리 만큼 광범하여 사실상 개괄주의 업무 범위와 다를 바 없다는 게 미국에서 탐정업에 종사하고 있는 우리 교민들의 전언이다. 이에 연유하여 미국 탐정의 업무 범위를 일컬어 ‘열거주의를 통한 개괄주의의 실현’이라는 평가를 내리기도 함은 개괄주의의 보편화를 시사하는 대목이라 아니할 수 없다.


*필자/김종식
한국민간조사학술연구소장(K-탐정단단장),한국범죄정보학회탐정학술위원장,前경찰청치안정책평가위원,前중앙선관위정당정책토론회평가위원,한북신문논설위원,치안정보업무20년,경찰학강의10년/저서:탐정학술요론,탐정학술편람,민간조사학·탐정학,경찰학개론,정보론,경호학外/탐정제도·치안·국민안전 등 450여편의 칼럼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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