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손학규 ‘정치혁명’에 동반자가 되라

고하승 / gohs@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0-01-16 15:5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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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 고하승

 



정계 복귀를 선언한 바른미래당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오는 19일 귀국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구적폐 자유한국당과 신적폐 더불어민주당에 실망한 국민들이 당연히 그의 귀국을 반길 줄 알았다. 그런데 그게 아니다. 안 전 대표의 귀국 기사에 달린 댓글들을 보면, ‘환영’의 글보다 되레 ‘조롱’의 글들이 더 많았다. 


실제로 인터넷 상에는 “오면 또 당을 만든다는 데 돈 자랑하는 거냐.”, “간보다가 자한당에 들어간다. 안 봐도 비디오다.”, “권력에 환장한 사람은 그냥 비행기에서 철수하라”는 등 온갖 모욕적인 글들이 넘쳐나고 있다. 심지어 최근 대권주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비호감도’ 조사결과, 안 전 대표는 이른바 ‘국민밉상’으로 낙인찍힌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나 유승민 새로운보수당 의원보다도 높게 나타나기도 했다. 


그동안 국내에서 아무런 정치활동도 하지 않고, 해외에서 연구 활동에만 전념한 그가 이런 혹독한 평가를 받게 된 원인은 무엇일까?


바른미래당 내에서 소위 ‘안철수 계’로 분류되는 측근들 탓이다.


안 전 대표의 측근이라는 이태규 의원과 이동섭 의원은 줄곧 독자신당 창당 가능성을 거론해 왔다. 


실제로 이동섭 의원은 전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신당 창당 가능성이 거의 확실하다"고 말했고, 앞서 이태규 의원도 신당창당 가능성에 힘을 싣는 발언을 한 바 있다.


“오면 또 당을 만든다는 데 돈 자랑하는 거냐.”라는 조롱 성 댓글이 달리는 이유다.


하지만 이는 안철수 전 대표의 생각과는 다른 것으로 이런 조롱을 받을 하등의 이유가 없다.


안 전 대표는 최근 바른미래당 당원들에게 국민의당 시절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추진했던 자신의 과오를 솔직하게 인정하고 사과하는 취지의 글을 돌리는 것으로 바른미래당 복귀의사를 전했다. 결과적으로 안 전 대표의 측근이라는 사람들이 자신들의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안철수 이름 팔이’를 한 셈이다.


또 이태규 의원과 이동섭 의원은 안 전 대표가 마치 보수통합논의에 참여할 것처럼 떠벌려왔다.


이태규 의원은 지난 13일 자유한국당과 새로운보수당 중심으로 추진되는 보수통합 논의에 대해 "(한국당과 새보수당이) 안 전 대표가 가고자 하는 방향에 동의한다면 보수통합을 논의 안 할 이유는 없다"며 “충분히 (통합) 논의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동섭 의원도 전날 “통추위와 얘기를 하긴 한다. 통합의 가능성을 열어놓긴 했다"며 혁신통합추진위원회(혁통위)에 안 전 대표가 참여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뿐만 아니라 안 전 대표의 측근인 김중로,김수민,김삼화 의원은 황교안 한국당 대표와 만나 보수통합을 논의했다는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하지만 안 전 대표는 이에 대해 분명히 선을 그었다. 실제로 안 전 대표는 김도식 전 비서실장을 통해 "정치 공학적 통합 논의에 참여할 생각이 없다"고 일축했다.


그렇다면 안 전 대표의 의사와는 무관한 그의 측근들이 “간보다가 자한당에 들어간다. 안 봐도 비디오다.”라는 댓글의 원인을 제공한 셈이다.


또한 이들은 당권 욕에 눈이 먼 유승민 의원과 손을 잡고 당권찬탈에 앞장섰던 사람이다. 


지금도 끊임없이 손학규 퇴진론을 주장하며, 당 대표를 흔들어 대고 있다. 마치 안 전 대표에게 당권을 넘겨주지 않으면 그가 바른미래당을 뛰쳐나갈 것처럼 말한다. 외부에서 볼 때 안 전 대표가 그들을 배후에서 조종하는 것처럼 비쳐질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러니 “권력에 환장한 사람은 그냥 비행기에서 철수하라”는 비아냥거림이 나오는 것도 무리는 아닐 것이다.


하지만 이게 안 전 대표의 뜻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적어도 안 전 대표는 유승민 의원처럼 당권에 집착할 정치인은 아니라는 판단이다. 오히려 손학규 대표가 세대교체라는 시대적 요청을 반영한 ‘정치혁명’을 선언한 만큼 그에게 힘을 실어줄 것이다. 즉 당권을 빼앗기보다는 동반자적인 관계를 유지할 것이란 뜻이다. 안 전 대표가 손학규 대표의 ‘정치혁명’에 동반자가 될 때, 바른미래당은 희망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해서 이번 4.15 총선에서 국민의당 성적에 버금가는 성적을 거둘 경우, 바른미래당은 수권정당의 면모를 갖추게 될 것 아니겠는가. 물론 그 열매는 당내 유력 대권주자인 안철수 전 대표에게 상당부분 돌아갈 것이다,


그러자면 안 전 대표는 귀국 직후 자신의 입장을 분명히 밝히고, 안철수 정신을 훼손한 측근들을 과감하게 정리해야만 한다. 단언컨대 그걸 못하면 안 전 대표의 미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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