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전선 관리 부실' 여전··· 감사원, 감사결과 공개

여영준 기자 / 기사승인 : 2020-01-09 15:5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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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램프 장치 부실 불구 방치
'제2의 강원 산불' 재발 우려
[시민일보 = 여영준 기자] 2019년 4월 발생한 강원도 고성·속초 산불이 고압전선 절단으로 인한 화재였던 것으로 확인됐음에도 한국전력공사의 전선 관리는 여전히 부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강원산불 같은 초대형 화재가 또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감사원은 '전력공급시설 안전관리실태' 감사 결과를 9일 공개했다.

감사원의 감사 결과, 변전소를 거친 전기를 최종 전기 사용자에게 전달하는 '배전선로' 관리가 부적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전은 지난 1972년부터 고압전선을 전주에 고정하기 위해 볼트와 너트로 구성된 '볼트조임형 클램프'를 사용하고 있다.

클램프는 시간이 지나면서 너트가 헐거워지는 것을 막기 위해 볼트와 너트 사이에 '스프링와셔'를 설치해야 한다.

하지만 한전은 내부지침을 통해 클램프 결함 여부를 확인하게 하면서도 구체적인 확인 방법은 제시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이 한전 속초지사가 2019년 4∼5월 실시한 배전선로 특별점검 사진을 분석한 결과, 클램프 체결에 결함이 있는 전주가 최소 16개 있었는데도 한전은 이를 인지하지 못하고 방치하고 있었다.

감사원이 같은해 9월 이들 16개 전주 중 8개를 임의 선정해 점검했을 때도 8개 전주 모두에서 클램프 체결 불량이 확인됐다.

아울러 감사원이 전주에 사용된 클램프 9개를 무작위로 수거해 한국전기연구원에 유지력 시험을 의뢰한 결과, 외관상 정상인 클램프의 경우에도 유지력이 기준값의 35.8∼79.6%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은 한전 사장에게 클램프 체결 상태와 유지력을 점검하고 문제가 발견된 클램프는 교체 또는 보수·보강하라고 통보하는 한편, 배전선로 관리 업무를 철저히 하라고 주의를 요구했다.

이와 함께 한전의 산불위험시기 배전선로 사고 예방조치도 부적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전은 배전선로의 순간적인 고장이 불필요한 정전으로 이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재폐로'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재폐로는 배전선로 고장으로 차단기에 의해 전력이 차단될 경우 일정한 시간 간격을 두고 최대 3회까지 자동으로 전기를 보내는 기능을 한다.

그런데 전선이 절단 등 영구적으로 고장 난 상황에서는 재폐로 작동이 '전기불꽃'을 발생 시켜 화재 또는 감전사고를 유발할 수 있다.

한전은 지난 2004년 3월 고압전선 절단으로 발생한 속초 청대산 산불을 계기로 2005년부터 산불위험지수가 81 이상이면 재폐로 운전을 정지하도록 했다.

하지만 한전 지역본부가 2016∼2018년 3년간 산불위험지수가 81 이상이었던 3만7657건 중 재폐로를 중단시킨 사례는 3%(1143건)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은 한전 사장에게 산불위험시기 재폐로 운영 방침을 조속히 마련하고, 전력공급시설 안전관리 강화를 위한 평가시스템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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