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렴, 부끄러움을 아는 마음에 대하여

시민일보 / siminilbo@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19-12-10 16:0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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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방보훈청 복지과 김명덕

 


며칠 전 한 인터넷 사이트에서 ‘외국인이 실험한 한국의 치안’이라는 제목의 동영상을 인상 깊게 시청한 적이 있다. 영상의 내용은 개인의 가방 또는 지갑 등을 한국의 커피숍, 번화가 등에 주인 없이 방치하고 이것을 한국 국민은 어떻게 반응하는지에 대한 실험이었다.

영상에는 10시간이 넘도록 그 물건에 대하여 아무도 가져가지 않을 뿐더러 만지지도 않는 장면으로 채워짐으로서 이를 촬영한 외국인은 다른 나라에선 쉽게 볼 수 없는 한국의 치안수준에 대하여 높은 평가를 하였다.

어쩌면 당연하다고 할 수 있는 이러한 국민적 행동에 대하여 꼭 치안이라는 거창한 개념을 차치하더라도 우리에게 이러한 행동을 할 수 있게 하는 개인적 기제란 무엇일까.

어쩌면 이것은 우리 문화에 뿌리 깊게 정착된 부끄러움을 아는 마음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남의 가방에 손을 대려는 그 순간, 식당에서 바쁜 점원이 한눈을 팔 때 그냥 나갈 수 있는 순간, 우리에게는 그러한 우리 자신의 모습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부끄러움이란 기제가 작동하여 잘못된 행동을 선제적으로 막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부끄러움을 아는 마음은 어디서 왔을까. 그것은 역사적으로 전해오는 청렴하고 강직했던 선비정신의 일환이라고도 볼 수 있을 것이며 한편으로는 우리의 학창시절, 또는 부모님의 가르침에서 오는 도덕적 각성(moral remider)이 우리의 마음속에 내재되어 우리의 삶속에 금과옥조와 같은 역할을 하기 때문일 것이다.

실제로 행동경제학자 댄 애리얼리 교수의 한 실험에서 도덕적 명제를 머리 속에 떠올리게 한 실험대상과 그렇지 않은 실험 대상자의 행동을 관찰한 결과 전자 그룹에서 도덕적 행동을 실천한 횟수가 후자 그룹보다 월등히 앞선다는 실험결과도 존재한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이렇게 훌륭한 문화적 저변에 있어서도 한편으로는 우리에게 청렴하지 못한 순간들이 연출되기도 한다.

우리나라는 경제발전의 역사 속에서 개인의 성공 또는 경제적 부유함이 개인적 삶의 지표에 상당히 중요한 부분을 차지해 왔다. 그 과정에서 개인의 성공과 관련한 부패는 한편으로 용인되었고 ‘털어서 먼지 나지 않는 사람 없다’는 등의 말로 어쩌면 그 부패라는 것을 우리도 언젠가는 저지를 수 있을 것처럼, 그래서 그 때를 대비하여 마치 보험을 들어 놓을 것처럼 부패에 대한 온건한 태도가 만연되었다.

이러한 우리 모습의 현주소는 각종의 지표에서도 나타난다.

국가청렴도는 2018년도 기준 100점 만점에 57점, OECD 36개국 중에서도 30위에 불과하다.

과거 2년 동안 연속하여 상승했다고 하지만 같은 해 기준 세계 GDP순위에서 우리나라가 10위라는 높은 순위에 있는 현실과는 너무도 상응되지 않는 모습에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청렴도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게 느껴진다.

특히 2018년도 부패인식도 조사에서는 ‘우리 사회가 부패하다’는 응답이 2017년도 66.8%에서 2018년도 53.4%로 13.4% 개선되었으나, 국민 과반이상은 부정적으로 응답하였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최근 UN반부패의 날(12.9.)을 계기로 ‘반부패 주간’을 12월 5일부터 12월 11일까지 지정하였고 우리 서울지방보훈청에서도 이와 더불어 다양한 청렴 캠페인을 실시하고 있다.

이렇게 추진하는 모든 사항은 공직자에게 새로운 ‘도덕적 각성’의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그리고 그것이 공직자 개개인에게 내재된 ‘부끄러움을 아는 마음’과 결합하여 효과적인 청렴의 시너지 효과를 내리라 기대한다.

아울러 청렴이란 개념이 거대 담론으로 그칠 것이 아니라 공직자들의 삶속에 긴밀히 동행하는 친구와 같은 의미로 자리 잡을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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