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합집산’ vs. ‘세대교체’

고하승 / 기사승인 : 2020-01-21 16:3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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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 고하승

 



선거철만 되면 이합집산하고 당명을 바꿔 ‘신장개업’하는 게 대한민국 정치의 부끄러운 현주소다.


지금 혁신통합추진위원회(혁통위)에서 논의되고 있는 보수통합 움직임이 대표적인 사례다. 


혁통위 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는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묻지마 통합이 필요하다"며 "탄핵의 강만 건넌다면 이제는 더 이상의 요구와 조건을 전부 제쳐놓고 묻지마 통합이 필요하다, 묻지마 통합이 절실한 때"라고 강조했다.


선거승리를 위해서라면 무슨 짓을 해도 해도 무방하다는 인식이 그들의 저변에 깔려 있는 것이다. 


자유한국당과 새로운보수당이 ‘양당 통합 협의체’를 구성하고 한국당이 우리공화당을 통합대상으로 삼고 있는 것 역시 결국은 선거철만 되면 나타나는 이합집산에 불과하다.


새보수당이 한국당에 ‘당 대당’ 통합 협의체 구성을 요구하고, 한국당이 이 같은 요구를 전격 수용하는 모양새를 취하긴 했으나, 실상은 집 나간 탕자가 집으로 돌아가듯 새보수당이 한국당에 흡수되는 것으로 ‘도로 새누리당’에 불과하다.


새보수당이 집을 허물고 새집을 짓자고 연일 목소리를 높이지만, 그런 소리는 황 대표의 안중에도 없다. 다만 새보수당의 요구를 전격 수용하는 모양새를 취하는 것은 보수통합 불발 시 그 책임은 전적으로 새보수당에 있다는 것을 보수 성향의 유권자들에게 알리기 위한 것일 뿐이다.


실제로 황교안 대표는 한국당 공천관리위원장을 맡은 김형오 전 국회의장에 대해 ‘통합되면 공관위장이 바뀌느냐’는 질문에 “아니다. 통합한다고 하면 합하는 거지 해체가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김형오 공관위원장 역시 "미우나 고우나, 한국당이 (통합의) 중심이 돼야 한다"며 한국당 중심의 통합을 강조했다.


다만 김 위원장은 새보수당 현역의원 8명을 예로 들면서 "(해당 지역) 공천심사를 마치면 그 사람들이 오겠나. 그런 배려는 해야 한다. 8명일 수도 있고, '8+α'일 수도 있다"며 통합 대상자들이 포진한 지역구, 즉 현역 의원 8곳과 원외 몇 명의 지역구 정도는 공천심사에서 후순위로 놓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을 뿐이다. 전문가들은 현역 8명에서 추가 되는 ‘알파’ 지역은 많아야 5곳 내외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결국 새보수당은 그들의 자리보전, 즉 10여명의 공천을 보장받기 위해 바른미래당을 탈당하고, 보수통합 협상용 정당인 새보수당을 창당한 셈이다. 결과적으로 새보수당은 이합집산용 정당에 불과했던 것이다.


그런 이합집산이 과연 국민의 지지를 받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더구나 새보수당과 적대적 관계에 있는 우리공화당까지 한울타리에 담겠다니 기가 막힐 노릇 아닌가.


물론 하태경 새보수당 대표는 우리공화당과의 통합에 대해 “원천적으로 (배제)할 필요는 없다”며 “대화의 문은 열려 있다”고 가능성을 열어 놓았다. 유승민 의원 역시 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을 거론하는 등 우리공화당에 적극적인 유화적인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묻지마’ 통합을 위한 제스처로 총선이후에는 심각한 후유증을 유발하게 될 것이고, 결국 당을 몰락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묻지마 통합으로 바른미래당이 심각한 갈등을 겪었고 결국 숱한 상처만 남긴 채 갈라선 것과 같은 현상이 나타날 것이다.


지금 호남권에서도 ‘묻지마’ 통합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주로 대안신당이 주장하는 것으로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을 하나로 묶어서 호남에서만이라도 민주당과 일대일 구도를 만들자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주장은 사실상 ‘도로 국민의당’을 만들자는 것으로 역시 선거철만 되면 나타나는 이합집산에 불과하다. ‘호남자민련’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국민의당은 이미 실패했다. 똑 같은 과오를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 


장담하거니와 ‘묻지마 통합’ 형식의 이합집산으로는 이번 총선에서 결코 살아남을 수 없다. 지금 시대가 요청하는 것은 세대교체다. 따라서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선언한 ‘203040세대에 의한 정치혁명의 길’로 나아가야 한다. 


아무래도 이번 총선은 ‘이합집산 정당’과 ‘세대교체 정당’이 맞붙는 팽팽한 선거전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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