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관광객 영부인'보다 낫다' 김정숙 소환

[시민일보 = 이영란 기자]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이 14일 윤석열 대통령과 동남아 순방 동행 중, 선천성 심장질환을 앓고 있는 현지 아동의 집을 방문한 김건희 여사 일정에 날을 세운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을 향해 "세계 최고의 관광지를 쏘다닌 '관광객 영부인'보다 오드리 헵번처럼 어려운 이웃과 함께하며 봉사 활동을 하는 '선행 영부인'이 백배 천배 더 좋다"며 문재인 전 대통령 배우자 김정숙 여사를 소환했다. 문 전 대통령 재임 당시 대통령 전용기인 공군 2호기를 단독으로 이용해 논란이 됐던 김정숙 여사의 인도 타지마할 방문을 거론한 것이다.

앞서 김건희 여사는 지난 12일(현지시간) 캄보디아 순방 중 정상 배우자 일정이었던 앙코르와트 사원 방문을 취소하고 심장질환을 앓는 14세 아동의 집을 찾았다. 당초 캄보디아 측이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정상들의 배우자들을 위해 마련한 앙코르와트 사원 방문 대신 최근 뇌수술을 받고 회복 중인 아동의 집을 직접 찾은 것이다.

김 여사가 환아의 집을 방문해 찍은 사진이 대통령실을 통해 다수 공개되자 민주당 측에선 즉각 날을 세웠다.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따라 하고 싶으면 옷차림이나 포즈가 아니라 그들의 마음과 희생을 따라 하라"며 "고통받는 사람들을 장식품처럼 활용하는 사악함부터 버리길 바란다"고 했다.

김진애 전 의원도 페이스북에 관련 기사를 공유하며 “대통령 배우자의 공식일정을 거부한 게 외교 현장에서 가당하냐"며 "무슨 사진을 이렇게 많이 뿌리나, 영부인은 공적 신분이지 셀럽이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지원 전 국정원장도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배우자 공식 행사는 안 가고 환자 집에 찾아가서 오드리 헵번 코스프레하고 재클린 케네디가 (입었던) 민소매 드레스 입고 나가셨다"며 "공식 행사가 있는데 거기는 가지 않고 개별 행동을 한 것은 옳지 않은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김기현 의원은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더니 딱 그 짝"이라며 " 김정숙이 하면 선행이고 김건희가 하면 참사라는 '정선건참'도 아니고 이런 억지 생떼가 어딨나. "시비를 걸려면 제대로 거시라"고 반박했다.

특히 그는 "김정숙씨(여사)의 봉사활동 사진이 올라오면 '높은 자존감과 이타성, 측은지심 구비'라며 낯뜨거운 정비어천가를 부르던 사람들이 무슨 낯짝으로 입을 함부로 놀리냐"며 "자신의 버킷리스트를 위해 영부인의 자리를 악용한 김정숙씨에 비하면 김건희 여사의 이번 선행 행보는 천 번 만 번 칭찬받아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상근부대변인 출신인 김연주 시사평론가도 “현지의 어린이들을 위로하는 일은 매우 잘 된 결정”이라며 야당의 비판을 반박하고 나섰다.

김 평론가는 이날 ‘해도 해도 너무하지 않은가’ 제하의 입장문을 통해 “참으로 말도 많고 탈도 많다. 그야말로 비판을 위 비판이 아닐 수 없다”며 “국내 상황을 고려해 앙코르와트를 방문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판단을 내리고, 우리 의료진이 일하고 있는 의료원을 방문해 환아를 격려하고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한 것이 어떻게 비판받을 일인가”라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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