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수도권-영남권 갈등 양상...총선 참패 후유증?

이영란 기자 / joy@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4-04-21 11:2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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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선자-낙선자도 온도 차...전대 룰 두고 험로 예고

[시민일보 = 이영란 기자] 22대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비례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를 포함, 108석에 그친데 대해 사상 최악의 참패라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후유증 또한 녹록치 않아 집권여당의 험로가 예상된다는 관측이다.


무엇보다 당선자들을 다수 배출한 텃밭 영남권 인사들과 험지인 수도권에서 낙선한 인사들이 갈등 양상을 빚고 있다.


지난 16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당선자 대회에서 당선인들이 모여 당 수습 방안을 논의했지만 발언대에 오른 당선인은 몇몇에 불과해 구체적인 결론을 이끌어내지 못했고 이튿날인 17일 이어진 초선 당선인 오찬에서도 선거 패배 원인을 돌아보는 쓴소리는 거의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19일 원외 조직위원장 간담회로 이름이 바뀐 낙선자 모임 분위기는 다소 무거웠다는 후문이다.


이날 오전 10시 시작된 모임은 윤재옥 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를 비롯한 지도부가 자리를 떠난 이후 40분가량 이어진 열띤 토론 과정에서 눈물을 흘리는 발언자도 있었다고 한다.


이들 낙선자들은 이날 오후 사과와 반성이 담긴 결의문을 발표하면서 고개를 숙였다.


이날 결의문에는 ‘총선 패배는 우리 모두 책임임을 확인하고 당을 쇄신함에 있어 모두가 앞장서겠다’ ‘민생 중심 정당으로 거듭나기 위해 뼈를 깎는 노력하겠다’ ‘민생 중심 정당으로 거듭나기 위해 뼈를 깎는 노력하겠다’ ‘전국 정당화가 되기 위해 환골탈태하여 젊은 청년 정치인 육성 위해 당력 집중하겠다’ ‘당의 민주화와 유능한 정당으로서 변모에 우리 모두 앞장서겠다’ ‘원외위원장 회의 정례화해 민심 전달 통로로 확대하겠다’ 등 다섯 개의 결의가 담겼다.


이같은 문제점을 지적하는 쓴소리도 나왔다.


당선자 총회와 당내 낙선자 모임 ‘첫목회’에 모두 참석했던 김재섭 (서울 도봉갑) 당선인은 “같은 선거를 치르고 같은 당대표에 같은 이념을 갖고 싸웠는데 당선자 총회와 낙선자 모임 사이 온도가 너무 달랐다”며 “낙선자가 훨씬 더 처절하게 선거했던 것으로 느껴졌고 당선자 총회는 그 정도의 처절함이 보이지 않았다”고 성토했다.


삼성전자 IM부문을 이끌었던 최고경영자(CEO) 출신 고동진 (서울 강남병) 당선인은 초선 오찬 후 기자들을 만나 “우리 옛날 회사(삼성) 체질이었으면 아마 오늘 같은 날은 벌써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서 막 움직이고 있을 텐데, 여기(국회)는 사람들이 그런 것 같지 않다. 고려할 게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지역 별 온도차는 더 극심했다.


불과 몇백표, 몇천표 차이로 어렵게 승리한 수도권 당선자는 당에 자성을 촉구하는 반면, 보수 ‘텃밭’으로 꼽히는 영남권 당선자는 상대적으로 조용하다. 외려 재선에 성공한 박수영 국민의힘 부산 남구 의원은 “4년 전보다 5석 늘었고 득표율 격차는 5.4%포인트로 줄었다. 3%만 가져오면 대선에서 이긴다”고 주장했다.


그나마 전당대회 개최 시기가 앞당겨질 가능성이 커지면서 룰(규칙)을 두고 계파 간 물밑 신경전이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지난해 3·8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원 100%로 바꿨던 룰을 다시 일반 국민 여론조사를 포함해야 한다는 주장부터 당심으로만 가야 한다는 의견까지 분분하다.


국민의힘 수도권 지역 관계자는 “4년 전, 21대 총선에서 국민의힘 전신인 미래통합당은 비례를 포함해 103석에 불과한 의석수를 얻었다. 미래통합당을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한 당선인까지 고려하면 22대 총선 결과와 별 다른 차이가 없었다”라며 “이번 총선에서 국민이 내린 평가를 엄중하게 보지 않는다면 4년 후 총선은 물론, 대통령선거와 자치단체장을 뽑는 지방선거 역시 똑같은 성적표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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