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은 이날 한미 정상회담을 위해 미국 워싱턴DC로 향하는 전용기에서 ‘반탄(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반대) 후보가 국민의힘 대표로 선출돼도 대화하겠냐’는 질문에 “내란에 동조한 것 같은 정치인 지도 그룹이 형성되면 용인할 것이냐는 질문 아니냐”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정청래 대표도 그런 고민을 했을 것 같다. 참 어려운 문제”라면서 “여당 대표인 정 대표의 입장과 대통령의 입장은 다르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저는 여당의 도움을 받아 여당의 입장을 갖고 대선에서 이겼지만, 당선돼 국정을 맡는 순간부터 여당이 아닌 국민을 대표해야 한다”며 “물론 여당과 조금 더 가깝긴 하지만 야당을 배제해서는 안 되는 게 당연하다. 힘들더라도 야당과 대화는 당연히 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다만 “나중에 거기(국민의힘 인사들)에 대해 어떤 법적ㆍ정치적 제재가 있을지는 현재로서는 알 수 없는 일”이라고 여지를 남겼다.
이 대통령은 정 대표가 ‘악수는 사람과 한다’며 국민의힘 인사들과 악수를 거부한 데 대해서는 “정 대표에 대한 얘기를 제가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그분은 당 대 당으로 (야당과)경쟁하는 입장이고 (나는)국민 입장에서 양자를 통합해 대한민국 전체를 지휘해야 할 입장”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 대통령은 최근 국정 지지율 하락세에 대해서는 “왜 그런지 다 아시지 않느냐”며 “물론 국정에 대해 국민 일각이 비판적인 시각을 가진 것을 인정하지만 정치는 포장을 잘해 일시적으로 좋은 결과를 만드는 것보다 국민 삶의 조건이 개선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치와 국정은 인기를 끌려고 유리한 것만 하면 살림이 제대로 될 리 없다”며 “퍼주기를 하면 인기는 올라가겠지만 골병이 든다. 골병든 것도 나중에 알게 된다”고 경고했다.
이런 가운데 정청래 대표가 국민의힘 당 대표 결선에 진출한 김문수 후보를 향해 법적 조치를 예고한 데 대해서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 대표는 과거 자신이 연루된 주한 미국 대사관저 점거 농성 사건과 관련해 "김문수씨가 '정청래 대표가 수류탄을 던지고 쇠파이프로 현관문을 다 깨고 대사관저에 불을 지르는 아주 흉악한 분'이라고 했는데, 수류탄을 던지거나 현관문을 다 깨거나 불을 지른 적도 없다"며 이에 대한 정정 조치와 사과를 요구하는 글을 이날 페이스북에 게시했다.
김 후보는 전날 YTN ‘뉴스와이드’에서 “지금 정청래 대표가 민주당의 115명의 이름으로 내놓은 법안이 바로 내란 특별법”이라며 “국민의힘을 내란 정당으로 몰아서 해산시키는 법안”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역사상 유례없는 폭거인데, 정청래 대표 자체가 바로 미 대사관저 담을 타 넘고 가서 수류탄을 던지고 쇠파이프로 현관문을 다 깨고 거기다가 대사관저에 불을 지르는, 아주 흉악한 분”이라며 “극좌 테러리스트”라고 비난했다.
앞서 정 대표는 1989년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 소속으로 주한 미국 대사관저 점거 농성 사건 주도 등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징역 2년을 확정받아 옥고를 치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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