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총회를 마친 후 분과위원회별 토론회를 가졌다. 오노 신야 일본측 위원장과 지난번 서울만남에서 약속한 바대로 오노 신야 위원장은 한국말로 인사말과 주제발표를 하였다. 대단히 많은 연습을 한 것 같다. 우리말이 서툴지만 배우려는 자세가 대단하다. 나 역시 일본어로 주제발표를 하였다. 이 주제발표를 준비하면서 일본어 어휘가 많이 는 것 같다. 김부겸 의원, 백원우, 이성권, 김희정, 진수희 의원 등이 참여하였다.
초대 21세기 위원장은 한국측은 김진재, 일본측은 가와무라 의원이었고 2대 위원장이 한국측은 권철현, 일본측은 스즈끼 전 수상의 아들 스즈끼 의원이었다고 한다. 3대 위원장은 한국측은 내가 맡고 일본측은 모리계보이고 항공우주공학을 전공한 4선의원 오노신야 의원이 맡게 된 것이다.
각자 소개와 솔직한 대화가 있었다. 많은 역사인식의 차이를 느끼게 한 부분도 있었고 일본측 입장에서는 저렇게 생각할 수가 있겠구나하는 점도 알 수 있게 되었다. 상호 이해에 많은 도움이 되는 것 같다. 무엇이 문제이고 해결해야할 과제인가도 파악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확실히 공동여당인 공명당이 한국인 문제에 대해 자민당에 비해 좀 더 우호적이고 개방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21세기 부위원장인 이시이 우에노에는 58년생으로 이바라기겐 출신 4선 의원이다. 동경대 공대를 졸업하여 재무성 부대신을 지낸 사람인데 지난 8월에 서대문형무소를 방문한 바 있다고 한다. 그곳에 전시된 일본의 만행에 대해 일본인으로서 직시하기가 힘든 일이었지만 중요하다고 생각하며 일본의 식민지시대에 대한 반성이 필요하며 과거를 잊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하였다.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만난 것처럼 신선하게 들렸다.
에사키 요아치로는 자민당 출신으로 58년생 게이오대 졸업, 일본흥업은행 출신, 하버드대, 부루킹스연구소 등에 근무한 경력 때문인지 영어를 잘해서 대화를 많이 나눌 수 있었다.
최근 일본의 헌법개정의 필요성과 헌법개정이 평화헌법을 규정한 헌법9조를 개정하자는 것이 아닌 점을 설명하였다. 내년이 자민당 창당 50주년이 되는데 창당이래 기본목표가 헌법개정이었다고 한다. 방위를 하기위한 수단, 자위대 파병의 법적근거 확보, 방어적 무력행사의 근거마련을 위한 헌법개정의 필요성을 강조하였다.
64년생으로 자민당 출신의 모리계보인 고바야시유까다 의원은 ‘중국, 한국이 3년전부터 야스쿠니 신사참배 등을 같이 반대하여 왔는데 지금은 고이즈미 총리, 노무현 대통령과 관계가 좋은데 후진타오, 고이즈미 관계는 풀리지 않고 있다. 그 이유가 무엇인가? 노무현대통령이 미래지향적관계를 위하여 과거문제를 더이상 언급하지 않겠다는 자세 때문에 한일관계가 잘 풀린 것이다. 정치가 경제사회문화교류를 방해하지 않도록 해야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였다. FTA추진문제는 기본적으로 한일이 주도하여 먼저 체결하고 중국을 이끌고 나가자는 취지가 강한 것 같다.
고노다로 의원의 비서출신인 한나라당 이성권 의원이 일본에 대한 많은 지식과 정보를 균형있게 잘 정리하고 있었다. 여러가지로 성실한 의원이다. 일본, 중국, 미국인 출신 인턴비서를 쓰면서 국제적 능력을 키우기 위해 통외통위에서 열심히 활동하고 있는 한나라당의 젊은 인재이다. 좋은 제안을 하였다. 21세기위원회 차원에서 한일간의 역사탐방을 하자는 제안을 하였다. 내년 한일국교정상화 40주년을 맞이하여 서대문형무소, 휴전선 등 역사의 현장을 한일 젊은 의원들이 함께하는 것은 매우 의미가 깊다고 생각한다. 나는 이에 덧붙여 양국 중고등학교를 방문 일일교사로서 한일간의 역사, 문화 등의 현안에 대해 강의, 토론을 갖자는 제안도 하였다.
시마무라(下村博文) 의원은 문부과학부의 정무차관을 맡고 있다고 한다. 젊은 의원이다. 바로 나까야마 장관의 교과서 정신대조항감소 환영발언에 대해 변명을 하였다. 내부문제로 한국과 중국에 대한 발언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종군위안부, 강제연행이라는 말은 예전에는 없었던 말인데 맑스주의자들이 만들어 낸 말이다. 90년부터 전에 없었던 단어들이 교과서에 실리기 시작했다. 교과서 제작회사가 8개인데 검정을 통과한 후 이를 교과서로 채택하는데 일본 교원노동조합이 큰 영향력을 발휘하기 때문에 이의 비위를 맞추느라고 이런 말들이 들어갔다’고 한다. 자신은 이등박문의 이름을 따라 하촌박문이라고 이름을 지었는데 한국 국회 의원들의 이등박문에 대한 평가를 듣고 싶다고 도전적인 발언을 하고 국회일정을 이유로 자리를 빨리 떴다. 심각한 역사인식의 차이를 느끼게 한 대목이다. 다음 기회에 시마무라 의원을 만나게 되면 안중근 의사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같이 물어보고 어떠한 시각이 존재하는지 토론해보고 싶은 생각이다. 그동안 일본의 젊은이들에 대한 역사교육이 어떻게 진행되어왔는지 간접적으로 느끼게 하는 발언이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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