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음주문화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5-04-25 20: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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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정 필 부천중부경찰서 경비교통과장 인류의 술문화는 까마득한 옛적부터 시작된 것 같다. 로마신화에 의하면 박카스가 처음으로 술을 빚었다고 해서 박카스를 술의 신이라고 불러오고 있다.

또한 이집트신화에도 보리로 맥주를 만들었다고 전해온다. 우리 단군신화도 햇곡식으로 술을 만들었다는 설이 있다. 한편 중국 고서 진국책(全國策)에도 기원 전 2千年대에 이미 술이 있었다는 기록을 엿볼 수 있다. 그리고 우리 문헌에 최초로 술이 등장한 것은 고삼국사기다.

이렇듯 나라마다 술에 대한 신화와 문헌을 가지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물론 민족에 따라 음주문화는 천차만별하다.

특히 독일의 경우 음주는 대화를 즐기기 위한 하나의 도구이며, 음주는 하되 법 테두리를 지킨다. 미국의 음주문화는 어떤가. 그들은 기본적으로 옥외에서는 마실 수 없다고 한다.

이웃 중국은 술좌석에서는 절대로 잔을 돌리지 않으며 술주정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는다고 한다.

이처럼 건전한 음주문화가 우리에게는 왜 생소하게 느껴질까. 사실 우리 음주문화는 독특한 점이 있어 흥미롭다. 가끔 사교모임이나 직장회식 때면 으레 술잔을 돌려 급히 마셔야 직성이 풀린다. 뿐만 아니라 상사 선배들이 강요한 폭탄주나 원샷 등은 거절하지 못한 채 인상쓰며 꿀꺽꿀꺽 삼켜야한다.

따라서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거나하게 취하다보면 2,3차까지 이어져 결국 곤드레만드레된다. 이쯤 되면 누구에게나 안하무인격으로 덤벼들어 피 튀기는 싸움도 벌인다.

그렇지만 다시 만나 술 때문에 실수했다며 손을 내밀면 쉽게 화해하고 금세 망각해버린다.

일찍이 그리스의 철학자 피타고라스는 ‘만취는 자신과 가정, 사업 등 모든 일을 망쳐버린다’고 경고했다.

그래서 음주는 천천히 그리고 한 모금씩 마시면서 많은 대화를 나누는 게 좋고 또한 술은 자기 양껏 마시면 신체기능에 유익하지만 과음은 건강을 해치는 독이라고 한다.

제 아무리 고상한 인격을 가진 사람도 술에 이성을 잃으면 품위도 사라지고 좋은 이미지마저 망친다.

지난해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음주교통사고’로 인해 875명이 사망했고 4만4522명이 부상을 입었으며 물적 피해도 많았다. 국력의 커다란 손실이 아닐 수 없다.

경찰은 예방차원에서 날마다 음주단속을 실시하지만 적발되면 자신의 음주운전에 대한 반성은커녕 고생한 경찰을 적대시하고 음주측정을 거부하면서 고위층에 있는 이름을 팔며 천박한 행동을 연출한다.

이제 우리 음주문화도 한층 더 업그레이드할 때가 아닌가.

반드시 술을 못 하거나 건강상 사양한 사람에게 강요한다는 것은 무례요, 인격을 무시한 행위다.

언제쯤 우리는 선진국처럼 술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건전한 음주문화를 뿌리내려 개인과 사회적 건강을 찾게 될지 그때가 하루빨리 오길 학수고대한다.

※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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