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과 고이즈미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5-08-24 19:2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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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 이혜훈 노무현 대통령과 고이즈미 총리는 닮은 꼴이다.
우선 독선, 자폭정치, 화풀이, 포퓰리스트, 돌출행동, 공갈정치, 이벤트정치 등의 수식어를 늘 달고 다니는 점이 그렇다.

출발부터 당내 기반없이 대중적인 인기만 등에 업고 등극한 것도 두 사람이 닮았다.
정치적인 위기 때마다 깜짝 쇼를 연출하는 것도 닮았다.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전격적으로 강행해서 일본 국민들의 국수주의 정서를 자극하는 고이즈미와 자이툰 부대에서 군복을 입고 장병들과 얼싸안는 장면을 깜짝 이벤트로 연출하는 노대통령은 너무나 닮은 꼴이다.

국민과 국민의 대표인 의회를 무시하고 무시하는 것을 넘어서서 공갈 협박하는 것 마저 닮았다.
해산 당하지 않으려면 찬성하라고 공공연히 공갈협박하고 그래도 말 안 듣자 결국에는 의회를 해산해 버린 고이즈미나 경제가 어려워 살 수가 없다는 국민들의 한숨을 대통령 못해먹겠다는 막말로 막아버린 노 대통령은 너무나도 닮았다.
민주주의는 표방하면서도 민주주의의 요체인 합의와 절차적 정당성은 헌신짝 취급하는 것도 닮았다.
당의 승인도 받지 않고 우정법 각의서를 독단적으로 만들고 반대하면 없애버리겠다고 협박한 고이즈미의 독선이나 당사자인 야당이 모두 반대하고 국민의 30%도 찬성 안하는 연정을 끈질기게 압박하는 노 대통령의 스토커 기질은 거기서 거기다.

그것도 당정분리를 가장 내세웠던 본인이 당과는 한마디 상의도 없이 과거 제왕적 총재들보다 더 강력한 권능으로 교서나 칙령처럼 일방적으로 당원들에게 내려 보냈다는 점이 더욱 그렇다.

그 무엇보다도 우리를 슬프게 하는 것은 두 사람의 국정운영 성적표가 F학점이라는 사실이다.
중국경제가 10%씩 성장하는 것은 개발도상국이라 그렇다 치더라도 세계 제일인 미국경제조차 4%나 성장하는데도 두 나라 모두 세계평균에도 못 미친다는 점이 그렇고 성장을 못하면 분배라도 챙겨야할 텐데 성장도 못하면서 분배마저 악화시킨 점이 그렇고 독고다이식 외교로 국제무대에서 왕따를 자초하는 점도 그렇다.

세계 제2의 경제대국이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 하나 이뤄내지 못한 고이즈미의 자폭식 외교가 국가안보를 걸고 소수 지지기반의 카타르시스에만 올인하는 노 대통령의 자살외교와 닮았다는 사실은 이미 세계가 알고 있다.

그들만이 아니라 우리 국민들마저 혹 닮은 것은 아닌지? 중의원 해산이후 국정을 중단시킨 고이즈미에게 오히려 표를 몰아주고 있다. 국정운영에 공백이 생기든지 말든지 국민투표로 재신임을 묻자는 등 대통령 못해먹겠다고 자해 전법으로 나오는 대통령에게 오히려 동정표를 몰아주고 탄핵위기에서 구출해 주었던 전력을 우리도 가지고 있다.
그들이 닮았다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일본과 같은 전철을 밟고 싶지 않다면 우리 국민들이라도 달라야 하지 않을까?

※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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