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재를 영입한다는 것은 참으로 쉽지 않은 작업이다. 인재영입위원회는 거치른 들판에서 외롭게 싸우며 고난의 역경을 걷고 있다. 나는 인물영입이그동안의 양적차원에서 질적 차원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밝힌 적이 있다. 인물영입이 약도 될 수 있지만 독이 될 수도 있다는 심정에서였다. 그러나 한나라당에 약이 되는 좋은 인재란 어떤 것인지 정의하기조차 참으로 어렵다. 그것은 우리가 미인의 기준을 정의하기 어려운 것과 같다. 따라서 좋은 인재란 무엇인가를 규명하기보다 한나라당에 득(得)이 되지 않고 국민에게 바람직 하지 않는 인물에 대한 기준부터 먼저 마련해야 할 것 같다. 한나라당이 진정한 정권 창출 세력이 되기 위해서는 먼저 건전하지 못한 인물을 규정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여러 가지 기준이 있겠지만 병역의무 회피, 납세의무 회피, 철새 정치인, 파렴치범 등은 영입대상에서 제일 먼저 제외해야 한다. 아무리 훌륭한 인재라 하더라도 도덕성을 상실한 정당을 지지할 국민은 없기 때문이다. 병역문제만 봐도 우리는 지난 대선에서 쓰라린 경험을 했다. 대통령후보 본인이 아닌 자식의 병역이 문제가 되어 결국 두 번이나 패배했다. 공동체적 자유주의를 지향한다는 한나라당이 공동체 의식과 애국심이 결여된 모습으로 두 번씩이나 비춰졌던 것이다. 이제 국민은 더욱 높은 수준의 도덕성을 요구하고 있다. 납세문제도 마찬가지다. 한나라당은 건전한 시장주의 경제원칙을 표방하는 정당이다. 그런 정당에 국민의 의무와 경제 질서를 동시에 훼손하는 사람이 있다면 정체성마저 심각히 훼손될 수 있다.
철새정치인에 대한 태도도 명확해야한다. 책임정당을 표방하는 한나라당이 몸집 부풀리기식의 철새경력 정치인을 무원칙하게 영입한다면 실패한 여당의 혼란스러운 꼴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정치는 염치(명분)가 중요하다. 국민에게 염치 있는 당이 되기 위해서는 염치없고 비도덕적인 사람을 검증해서 철저히 배제해야 한다. ‘피피새치’(병역회피, 세금회피, 철새, 파렴치)중 하나라도 해당한다면 인재영입은 곤란하지 않겠는가.
한국정치는 내일에 대한 예측이 매우 어렵다. 예측불허의 정치가 국민의 정치 불신을 가중시켰다. 검증된 인재들을 통해 예측 가능한 미래를 발견하게 만들어야 한다. 국민들은 한나라당의 쇄신과 끊임없는 변화를 기대하고 있다. 천막정신을 다시 살려 한나라당에 기여할 수 있는 인물들을 영입해야 한다.
또한 당을 위해 묵묵히 헌신해왔던 사람들도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 적재(適材)가 적소(適所)에 있을 때 희망의 문이 열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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