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의 인사혁명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5-11-30 20:5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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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복지부 김근태 장관 얼마 전 복지부 팀장 이상 간부들이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팀제’로 조직을 바꾸는 과정에서 마음고생을 많이 한 간부들을 위로하기 위해 제가 “저녁 한 끼 사겠다”며 마련한 자리입니다.

올해 복지부 직원들 마음고생 많이 했습니다. 그러나 새해를 맞으며 마음을 싹 바꼈습니다. 사명감과 책임감은 기본이다, 능력을 갖추지 않으면 안된다고 몰아붙였습니다. 직원들도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전 직원이 모인 조회에서 “앞으로 복지부는 정책기획부서로 간다. 정책을 기획할 능력이 없는 사람은 복지부에 있을 수 없다. 집행업무를 담당할 다른 조직으로 가는 것이 옳다. 자원하면 내가 책임지고 보내주겠다”고 윽박질렀습니다.

말만 한 것이 아닙니다. 실제 지난 일 년 동안 기회가 있을 때마다 관행과 격식에 얽매이지 않고 인사를 했습니다. 보여주기 위해 한번 하고 마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그렇게 하니까 나중에는 파격도 파격이 아닌 것이 되더군요.

당연히 그동안 승진의 기준이던 행정고시와 공무원 채용시험 기수는 통하지 않게 됐습니다. 4~5년 일찍 들어온 사람이 늦게 들어온 사람 밑에서 일하는 게 이미 ‘뉴스’가 아닐 정도가 됐습니다.

과거에는 복지부가 집행업무를 많이 했기 때문에 ‘기획능력’이 없어도 역할을 할 수 있었지만 집행업무가 대부분 지방으로 이양된 지금은 ‘기획능력’없이는 복지부의 일을 제대로 할 수 없습니다.

지난 일 년, 복지부는 유례없는 ‘인사혁명’을 치러냈습니다. 능력위주의 인사는 물론이고, 팀장이 직접 팀원을 선발하고 팀원이 스스로 팀을 선택하는 ‘매칭 시스템’을 전면 도입해 정착 시켜내기도 했습니다. 과학적인 평가체계 구축을 위한 성과관리제도(BSC 시스템) 도입, 전 직원에 대한 육성체계 등 일정한 성과를 이뤄냈다고 자부하고 싶습니다.

요즘 제가 하는 일은 우수한 인재를 영입하는 일입니다. 열심히 뛴 결과 14명의 사무관이 복지부에 새로 배치를 받았고, 민간의 능력 있는 분들 다수가 복지부에서 함께 일하겠다고 결심해줬습니다. 7급 공채에서 우수한 인재를 발굴해 현업에 투입하고 있습니다.

다음으로 해야 할 일은 조직 전체에 학습 분위기를 조성하는 일입니다. 업무를 통해 학습하고, 근무시간에 학습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그렇게 요구하고 있습니다.
복지부 ‘인사혁명’은 이제 시작입니다.

정권이 바뀌고 장관이 바뀌더라도 이 일은 계속돼야 합니다. 복지부 직원 개개인의 능력이 곧 복지부의 능력이고 복지부의 능력은 국민의 삶과 직결되기 때문입니다.

공직사회의 눈높이와 국민의 눈높이는 아직 큰 차이가 있습니다. 국민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점이 많은 게 사실입니다. 그렇지만 믿음을 갖고 지켜봐 주십시오.

※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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