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권위주의시절부터 수십년동안 좌고우면하지 않고 민주화운동을 해온 김근태 의원님의 헌신성과 진정성은 의심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민주 대 반민주’, ‘독재 대 반독재’의 세상이라고 판단한다면 앞으로 우리사회가 필요로 하는 리더십과는 거리가 있다고 단언합니다.
최근까지 보건복지부 장관을 역임하면서 사회 낮은 곳에서 살아가고 있는 서민들의 모습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많으셨을 겁니다. 저소득층 아이들을 위해 도시락을 배달하던 모습을 보면서 언론에 보여주기 위한 것이 아닌 진정 현장에서 직접 느끼려고 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민주 대 반민주’ 구도라니요, 그것도 야당인 한나라당을 대항해서 말입니다. 법안을 강행처리할 수 있는 다수의 힘을 가진 여당이 소수 야당을 상대로 반연합구도를 구상한다는 것 자체가 황당함을 넘어 당혹스럽기까지 합니다.
게다가 더 우려스러운 것은 인식의 차이가 실천의 차이를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국민들에게는 정치에 대한 환멸을 넘어 고통을 줄 수 도 있다는 것입니다. 의원님의 인식이 당내선거를 의식한 정치적 수사이기를 진정으로 바라며, 사회양극화 해소를 화두로 미래를 어떻게 만들어 갈 것인지 좌표를 밝히시는 것으로 열린우리당내에서 경쟁하실 것이라 믿고 싶습니다.
정치적 견해 차이는 있지만, 한나라당 또한 어떻게 하면 경제를 살리면서 사회양극화를 해소할 수 있을지, 눈에 드러나지 않지만 수많은 고민을 하고 대안을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현 노무현 정부에서 경기가 호전 된다 연일 홍보하고 있어도 대다수 서민들이 느끼는 경기는 아직도 살을 에는 참바람 속입니다.
대졸 초임연봉이 2800만원을 넘어선다는 통계는, 중소기업과 비정규직에 취업하고 있는 근로자들에게는 희망이 아니라 좌절입니다. 가진 자와 못 가진 자, 정규직과 비정규직, 도시와 농촌의 차별과 격차로 인한 계층간의 갈등심화는 한국사회의 가장 큰 걸림돌입니다. 정당한 부의 형성이 사회적 존경의 대상이 돼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소외계층의 절망과 분노를 해결하지 않고 어떻게 선진한국을 만들 수 있겠습니다.
의원님 우리가 알지 못할 정도로 국민들의 정치의식은 발전했습니다. 미래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고, 분열을 통한 성공보다는 늦지만 화합을 더 가치 있게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김근태 의원님 앞으로 열린우리당내에서 좋은 결과가 있으셔서 저희 한나라당 후보와 대한민국의 과거가 아닌 미래를 놓고 서로의 가치를 가지고 당당하게 겨룰 수 있게 되기를 진심으로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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