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백이라도 자유로워야...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6-03-19 18:4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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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기정 열린우리당 의원 얼마 전 서 승 선생님께서 국회 의원회관내 사무실을 방문하셨다.
야스쿠니에 갇혀 통곡하는 원혼을 풀어내자며 ‘국회의원 모임’을 만들어 달라는 주문을 하고 가셨다.
서 승 선생은 동생 서준식과 함께 1971년 ‘재일교포 형제 간첩단 사건’에 연루돼 안기부의 가혹한 조사를 받았다. 조사 도중 전신 2도의 화상을 입어 간신히 생명 부지해서 19년간의 옥고를 치르고 1990년에 일본으로 나간 후 일본에서 교수생활을 하고 계신 분이다.
야스쿠니 문제는 한일관계의 상징적인 문제로서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규정짓는 매우 중대한 현안이다.
우리 정부와 국민들은 일본정치권의 야스쿠니 신사참배 중단을 계속해서 요구해왔다.
그러나 일본 정계는 여전히 요지부동이다. 하지만 이제 일본 정계의 신사참배 문제는 뒤로 하고서라도 야스쿠니 신사에 있는 한국인 2만1000명의 합사취하 문제에 우리는 눈을 돌려야 한다.
이미 2005년 5월4일 국회에서 강창일 의원 대표발의로 ‘야스쿠니 신사 한국인 합사 취하 결의안’이 가결된 바 있다.
야스쿠니 신사에 합사된 인원이 한국인 2만1000명, 대만인 2만8000명으로 추정되고 있다. 모두 알고 있다시피 야스쿠니 신사는 메이지 유신 때 메이지정부의 종교정책의 일환으로 천황주의 이데올로기를 위해 만들어졌다. 메이지 정부 이후에는 야스쿠니 성전 사상에 의한 국가전쟁 정책에 따라 국가동원체제의 중심이 되었으며, 일본 천황과 수상의 야스쿠니 신사참배를 통해 일본 우익들을 결집시키는 수단으로 활용되어 왔다.
이 야스쿠니 신사에 합사(영세부에 기재)된 인원은 대략 40만명 정도인데 이중 한국인이 2만1000명, 대만인이 2만8000명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들의 혼령은 이제 더 이상 그곳에 있기를 거부하고 있으며, 더 이상 방치되어서는 안된다.
1993년 일본정부가 24만명분의 군인, 군속명부를 한국정부에 인도했을때, 야스쿠니 신사 합사를 확인한 유족들은 야스쿠니 신사 합사 말소를 요청했으나 일본 정부와 신사측은 ‘일단 합사된 후에는 하나의 혼백이 되기 때문에 분사할 수 없다는 주장과 합사된 사람들은 일왕을 위해 죽었으므로 야스쿠니 신사에 합사된 것이 합당하다’며 오히려 고이즈미 수상은 이런 유족들의 요구를 추도의 감정에서 나온 ‘감정에 불과하다’며 5차례에 걸쳐 참배까지 하고 있다.
일본수상과 대신들의 신사 참배가 군국주의 부활 책동이라는 것과 제2차 세계대전 피압박 국가들의 평화 애호세력들이 주장하고 있다는 점을 넘어서서 야스쿠니에 합사된 그들의 영혼을 이제는 자유롭게 해달라는 주장을 위해서 나와 장영달·한명숙·임종인 의원 등이 이제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 문제를 위해 오랜 투쟁을 전개해온 많은 분들의 지혜를 함께 모아 국회의원으로서 해야 할 일을 찾고자 한다.

<위 글은 시민일보 3월 20일자 오피니언 5면에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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