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관매직 게이트’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6-04-16 19: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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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홍 열린우리당 의원 조선시대 대표적인 매관매직에는 조선 3대 요부 중 한명인 김개시 사건이 있다. 본명이 김개똥인 그녀는 광해군에 직언을 한 윤선도, 이회 등을 유배시키고 온갖 악행과 매관매직을 일삼았다. 그녀는 결국 1623년 인조반정이 일어나자 반정군에 잡혀 참수당하는 최후를 맞이했다.

서양에서도 매관매직이 예외는 아니었다.

조선시대를 비롯한 동서양의 매관매직은 결국 부정한 권력가들이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사회 지도층으로 가져야 할 도덕성을 팔아먹은 것이며, 최후에는 역사의 심판을 받는다는 결론을 말해주고 있다.

5.31 지방선거를 불과 40여일 앞둔 상황에서 발생한 경천동지할 한나라당 매관매직 게이트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국민들은 현대판 매관매직이라는 충격적 뉴스를 접하며 ‘단지 서초구와 중구만의 문제일까?’를 의심하고 있다. 경남지역에선 “기초의원 1~3억원, 광역의원 3~5억원, 기초단체장 공천엔 10~15억원”이라는 공천 정찰가가 형성됐다는 소리도 들린다.

나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서울시당 공천심사위원으로 활동해 비교적 후보자들의 면면을 자세히 살필 수 있었다. 연일 밤낮으로 공천심사가 진행됐지만 나에게는 구청장 공천대가 4억원의 유혹도, 수십만 달러가 든 케이크 상자나 사과상자도 구경할 수가 없었다.

로비는 고사하고 수고한다고 밥 한끼 산다는 사람도 없었다. 이유는 간단하다.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의 기본적 체질과 당원들의 사고가 다르기 때문이다. 이번 사건으로 열린우리당이 말한 지방선거 목적 ‘10년 지역독재 권력 교체’ 당위성은 입증됐다.

이번 한나라당 매관매직 게이트의 본질은 현역 구청장이 자신의 권력유지를 위해 로비를 하고 지역토호세력이 더 많은 권력에 욕심을 냈다는 것이다. 고인 물이 결국 썩은 것이고, 이것이 한국정치의 수치스러운 ‘정당 공천장사’와 ‘매관매직 게이트’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열린우리당 서울시의원을 목표로 중량구에서 선거를 준비 중인 윤명화 후보가 있다. 그녀는 파리7대학 석사학위를 받았고, 상명대 박사를 수료한 인재다. 열린우리당에는 이 같은 경쟁력 있는 후보들이 오직 민심의 목소리를 들으며 발로 뛰는 선거를 하고 있다.

공천심사가 중반을 넘어섰을 때 평소 알고 지내던, 이번 선거에 출마하려는 후보자로부터 그리 큰 액수는 아니지만 후원금을 받았다. 후원회 계좌를 확인했을 때 나는 화들짝 놀라 곧바로 돌려줬다. 개인적으로는 소중한 후원금일 수 있었지만 적절하지 못하다는 판단을 해서였다.

오이밭에서는 신발을 고쳐 매지 말고 배나무 아래서는 갓끈도 고치지 않는 것. 바로 이것이 공직자의 기본이라 배웠다.

한나라당의 매관매직 게이트로 이번 5.31 지방선거의 목적은 더욱 분명해 졌다. 돈으로 권력을 산 사람은 부정한 권력을 사용해 더 많은 세금을 수탈하고 더 많은 부정을 저지를 수밖에 없다는 것. 그것은 상식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위 글은 시민일보 4월 17일자 오피니언 5면에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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