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답한 심정이야 오죽하겠냐만, 정작 정 의장이 답답해하는 그 마술을 부린 ‘마술사’는 본인을 비롯한 열린우리당이라는 사실을 잘 모르시는 것 같아 좀 알려드리고 싶다.
한나라당은 지난해 1인 보스 정당의 가장 절대적인 요인인 공천권을 시·도 공천심사위에 과감하게 이양했고, 그 과정에서 발생한 공천비리와 각종 잡음에 대해서는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단호한 조치를 취해 더 이상 부정과 비리에 미온적이지 않는 달라진 모습을 보여왔다.
하지만 열린우리당은 노무현 정권의 무능과 부도덕성을 감추려는 민심호도책에 불과한 ‘지방정부 심판론’을 제기하고, 10년 이상 한나라당이 지방권력을 독점해 왔다는 식으로 사실관계까지 왜곡하면서 국민을 호도해 왔다.
게다가 열린우리당이 야심차게 영입한 후보들의 지지율이 지지부진하자 한나라당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를 비롯한 상대방을 겨냥하여 인신공격이나 흑색선전, 과거 경력 뒤지기, 발언 꼬투리 잡기 등 네거티브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열린우리당 마술사 여러분! 이러한 네거티브 전략이 열린우리당 여러분께서 궁금해하는 ‘지지율 답보 마술’의 열쇠 중 하나라는 사실을 알아주셨으면 좋겠다.
최근 한 여론조사기관에서 전국적으로 여론조사를 한 결과 열린우리당의 지지도가 안 오르는 이유로 “국정 운영의 무능”이라는 의견이 31.5%로 가장 높게 나왔다는 점이 시사하는 바가 크다.
지지율이 오르지 않자 누누이 했던 정책선거 약속을 어기고 또다시 흑색 공작정치에 몰두하는 모습은, 한나라당이 원하지도 않는 반사이익을 자꾸 안겨주는 효과를 가져다줄 뿐이다.
열린우리당도 이제 더 이상 네거티브 공작정치에 시간낭비하지 말고 그 시간에 국민을 위한 정책을 개발하고 고통 받는 민심을 살피는 일에 집중하여야 할 것이다.
이제는 당과 국민, 정치와 국민의 관계가 ‘기업과 고객’의 관계로 변모하고 있다. 고객만족이 당을 지탱하게 하는 원천요소가 되는 것이다.
한나라당은 쌍방향 커뮤니케이션, 젊은층과 소외계층 끌어안기를 원칙으로 지치고 힘든 국민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구체적 실체를 가진 당 브랜드 마케팅을 집행해나갈 것이다.
한나라당은 어떤 네거티브 전략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이번 5·31 지방선거가 정책선거로 뿌리내리는 데 모든 역량을 집중할 것이다.
열린우리당이라는 이름이 국민의 마음속에 ‘고급’ 브랜드로 자리잡고 지지율을 높이고 싶다면 뚜렷하고 일관성 있는 정책개발과 대안제시를 해줄 수 있는 희망적 목소리를 내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다.
그것이, 그들이 스스로 부리고 있는지조차 모르고 있는 ‘답답한 마술’을 푸는 열쇠라는 것을 잊지 말기를 바란다.
<위 글은 시민일보 5월 10일자 오피니언 5면에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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