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의 단상(斷想)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6-07-03 19: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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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 명 의 (종로구 문화진흥과장) 벌써 7월로 접어들었다. 머리가 벗겨질 것 같은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으나 아침에는 이슬 먹은 나팔꽃이 청초하고 낮에는 노란 해바라기 꽃이 더위를 식혀 준다.
햇빛이 쨍쨍 내려야 곡식이 영글어 풍성한 가을을 맞이할 것이다. 나름대로 피서하면서 수확의 계절을 기다려 보자.

7월의 탄생석은 루비라는 보석이다. 루비는 ‘하나님의 보석’ 또는 ‘보석의 황제’라고 불릴 정도로 많은 사람들로부터 사랑 받아온 보석 중의 보석인데 최고의 부와 권위를 상징한다고 한다. 최근 루비 보석처럼 빛나는 세계적 뉴스가 있었다.

보도에 의하면 미국 버크셔 해서웨이(Berkshire Halhaway) 회사의 회장인 웨런 버핏(Warren Buffett)은 374억달러(약 36조원)를 자선단체에 기부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 돈은 자기 재산의 85%에 해당하는 금액이라니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돈을 버는 것도 중요하지만 쓰는 일은 더욱 소중한 일이 아닐까 한다.

기업 이윤의 사회 환원에 뜨거운 찬사를 보내고 싶다. 모든 기업들이 본 받아야 할 좋은 덕행이다. 매일 이러한 루비 보석처럼 아름다운 소식만 있었으면 살맛나는 세상이겠는데 현실은 그렇지 못한 것 같다.

얼마 전 대기업에서 운영하는 급식 전문 업체의 도시락을 먹고 학생들이 집단 식중독에 걸려 책임 소재를 놓고 공방을 벌이는 등 소동을 피운 적이 있었는데 대기업이 이익의 사회 환원은 커녕 중소 기업에서도 충분히 할 수 있는 도시락 만들기까지 참여하여 문어발식 경영을 일삼고 일부기업은 수천억원대의 비자금을 조성하는 등 결국 국민에게 피해만 준 꼴이 아닌가 하여 괘씸한 생각이 들었다.

고대 그리스 철학자 소크라테스는 세상에서 가장 나쁜 사람이 누구냐면 “그대가 줏대 없이 이리저리 마음이 흔들리도록 꼬드기는 사람이다”고 했다.
아무리 돈도 좋지만 해야 될 일과 해서는 안 될 일이 있는 법이다.

위생관리하나 제대로 못하는 대기업이 있다는 것은 한심한 일이고 어머니 도시락처럼 정성을 쏟아서 만들기 전에는 이러한 식중독 사고는 언제나 재발할 수 있다.
청소년은 우리의 장래를 짊어지고 갈 국가의 기둥이 아니겠는가.

이들을 잘 키워야 할 책임이 우리사회에 있음에도 자라나는 학생들이 어른들로 인하여 병들고 있다는 것은 반성할 일이다.
조선시대 중종 때 개혁파 였던 조광조가 사약을 마시기전 남긴 시(詩)에 ‘우국여우가(憂國如憂家)’란 구절이 있다.

‘나랏일 걱정하길 집안일 걱정하듯’이란 뜻인데 매사(每事)를 집안일이라고 생각하고 행(行)한다면 나라도 잘되고 살맛나는 사회가 될 것이다.

위 글은 시민일보 7월4일자 오피니언 5면에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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