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인하기 짝이 없는 제국주의의 만행이었지요.
반세기 전, 우리의 정신과 언어를 말살하려던 망령이 모르는 통에 되살아나 NHK의 ‘대화혼(大和魂)’(?)을 타고 세계에 전파되고 있었습니다. 남과 북을 ‘분단의 울타리’에 가두려는 과거, 일제의 무서운 음모 같았습니다.
북한주민이 쓰는 말은 조선어고 대한민국 말은 한국어일까요? 그들은 조선어와 한국어를 별개로 아는 걸까요?
해외홍보원과 대사관을 질책하기 전에 먼저 팔을 걷었습니다.
우리말 이중표기의 시정을 NHK에 강력히 요구하는 한편, 일본에서 벌어지는 현황도 파악해 보았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국토교통성’의 통역안내사 국가고시도 ‘조선어와 한국어’라고 표현해왔습니다. 시정한다는 답변이 궁색하게만 들렸습니다.
“미일 동맹만 있으면 아시아는 없어도 된다!” 일본식 대화혼(大和魂)의 정체입니다. 분단의 고통을 짊어지게 한 일본이 과거를 반성하기는 커녕 되려 피해국가들에 역정을 내는 것이 현실입니다. 말로만 ‘아시아 평화’를 강변하면서 “한국어와 조선어!”라며, 남의 언어를 폄하하는게 대국다운 면모입니까? 우리 잘못도 많습니다.
사태조차 파악하지 못한 해외홍보원과 넋 빠진 대사관은 질책받아 마땅합니다.
국정홍보처와 해외홍보원의 어줍잖은 정권홍보 편가르기 정권의 앞잡이가 되지 말고, 국민의 정체성을 제대로 알리는 것이 문화홍보의 바른길이 아닐까요? 수천년간 한민족이 함께 써온 ‘겨렛말’을 이어가야 합니다. 허리잘린 채로 다른 말을 반세기가 넘게 쓴다면 분단의 골과 생각의 차이는 더 깊어질 것입니다.
제 생각에 남북간의 언어통일은 통일시대의 이질성을 상쇄하고, 경제의 번영과 정치화합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 연유로 ‘민족정체’는 반드시 지켜야만 합니다.
‘한글은 목숨’이라며 평생을 헌신하신 외솔 최현배 같은 분에 비교하면 누가 될 것입니다. 방송인으로서 ‘바른 우리말’하며 살아온 저의 외길도 ‘한글사랑’이라면 사랑일 것이지만, 여전히 부족하다고 봅니다. ‘우리말 지키기’만한 애국, 어디 있겠습니까! 소소한 잘못부터 바로잡는 것이 근본임을 알아야 하지 않을까요.
고구려, 발해사는 중국역사가 아닙니다. ‘한민족 역사’ 입니다. 한국어, 조선어가 아닙니다. ‘한국어’라고 불러야 합니다.
우리말 지키는 일, 국민의 의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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