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지역 두암동 다리 아래에 체육공원이 있다. 우리 지역의 퇴직공무원들과 동네 노인들이 두루 모여 우리 정치·사회에 관해 누구나 한마디 하는 그런 곳이다.
나는 이곳을 ‘정자정치’가 이뤄지는 곳이라 간주하는 곳이기도 하다.
그 곳을 자주 찾는 주민을 만났다. 그는 반기문 UN 사무총장의 사실상 당선을 “대한민국의 쾌거다. 대한민국의 국력과 경제력이 커지면서 가능한 일이다”라며 크게 기뻐하였다. 하지만, ‘북한 핵 실험 발표로 인해 빛을 잃고 있다’는 저의 의견에 공감을 하며 아쉬워 하셨다.
또 다른 주민은 사무실에서 40분간을 대화를 나누었다.
그는 우리사회는 웃을 기회가 너무 적다며 정치인들이 국민들에게 ‘웃을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기를 요청하였다. 특히 우리 사회가 갈등을 치유하는데 너무 많은 비용을 지출하고 있다는 말에 나 또한 동의하였다.
지역주민뿐만 아니라 광주지역 시민 사회단체장등 우리 지역 오피니언 리더들을 만나 지역민심을 들을 수 있었다.
YWCA 이사장, 조선대 이사장, 5.18기념재단 이사장 등과 함께 자리를 하였다. 그 분들이 보시기에도 정국 상황은 답답하게 보이는지 별 말씀이 없는 무거운 자리였다.
무등산을 찾았다.
휴일인지라 무등산을 찾는 시민들의 발걸음이 가벼워 보였다. 타지에서 고향을 찾아 온 김에 무등산을 오르는 분들의 모습도 많이 보였다.
증심사 초입에 있는 문빈정사 주지인 석장스님은 “기한(飢寒)에 발도심(發道心)”이라며 춥고 배고파야 도를 닦는 마음이 일어나듯 열린우리당과 정부가 한층 더 고뇌의 몸부림을 쳐야 한다고 하였다.
무등산 산장에 위치하고 있는 원효사 주지인 현지스님은 “세상일이란 절대 계산과 머리만으로 이뤄지지 않은 것이며 정으로 이뤄진다”며 국민과의 호흡을 중시하라는 말도 덧붙였다.
무등산을 내려오면서 한 분의 말이 귀에 맴돌았다.
‘자혜(慈惠) 병원’이란 간판이 우리 주위에 많이 생겼는데 자신이 볼 때 자혜란 글은 너무 큰 글인데 사람들이 어떻게 그를 실천하려고 하는지 걱정이 앞선단다.
추석 연휴에 만난 사람들의 말을 종합하면 “통합”이었다.
당 對 당 통합을 넘어 선 말이었다. “한나라당에 대항할 모두(?)의 통합”이었다. 국민들은 이 ‘모두’의 크기와 실체를 경험과 역사 속에서 희망으로만 알고 있었다. 단지 “한나라당에 기죽어 대안 없이 손 놓고 있는 것”이 불안으로 다가 온 것이다. 그래서 통합만이 희망이라며 강하게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추석 연휴가 길었던 만큼 의원들도 많은 말을 들었을 것이다.
들으며 실천하는 것이다.
추석 명절이 정치인에게 피곤해도 우리를 살찌우는 보약이다.
※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저작권자ⓒ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